맥파이앤타이거_012
Place 2021-06-21

일상을 예리하게 다듬는 차 한 잔

맥파이앤타이거 신사동 티룸.

장소맥파이앤타이거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153길 44 클레어스서울 2F)

정신없고 복잡한 일상, 넘쳐나는 자극들로 우리의 감각은 무뎌지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소중한 것을 놓쳐 버리고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차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브랜드 ‘맥파이앤타이거’가 지난 4월에 문을 연 신사 티룸은 우리의 오감을 깨우고 예리하게 다듬어 주는 공간으로, 일상에서 흘러 지나가버리는 감각에 집중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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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파이앤타이거 신사 티룸은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클레어스 플래그십스토어 2층에 위치해 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는 순간, 차분한 회색 벽에 어슴푸레한 조명 빛이 우리를 맞이한다. 갑자기 변해버리는 분위기에 멈칫하게 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 모든 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맥파이앤타이거의 치밀한 계획이다. 여러 겹의 천으로 공간을 분리한 디자인 역시 이 계획의 일부다. “’여기부터는 집중하는 공간이니까 조심히 들어오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사람은 분위기가 변하면 집중을 하고 행동이 조심스러워지거든요.”

 

 

천을 지나면 공간을 길게 가로지르는 테이블을 마주하게 된다. 김세미 대표는 공간에 짙은 선 하나를 그어보고 싶었다.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맥파이앤타이거의 시작부터 합을 맞춰 온 ‘공간공방 미용실’은 김세미 대표의 의중을 파악하고 그에 딱 맞는 공간을 디자인했다.

 

 

김세미 대표에게 차를 마신다는 것은 손끝에 닿은 다기의 질감과 차의 온도, 물이 끓는 소리를 통해 오감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감각을 느끼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를 위해 오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사 티룸은 조도를 어둡게 하고 짙은 철판을 둠으로써 시각이 한 곳에 집중되도록 했다. 물이 끓고 차를 따르는 소리를 방해하지 않는 배경음악을 선정하고, 금속 테이블과 유리잔, 나무 받침, 한지 등 질감을 다양하게 하여 손에 닿는 감각을 즐길 수 있게 준비했다. 차 한 잔을 마신다는 것은 오감이 즐거운 경험이라는 걸 전달하기 위해 맥파이앤타이거 신사 티룸은 ‘일상을 더 예리하게 다듬는 공간’이 되었다.

 

 

차를 마실 때 어떤 감각이 제일 중요하냐는 질문에 김세미 대표는 후각과 미각이라고 답했다. 특히 후각은 집중하지 않으면 쉽게 흘러버리는 감각이라 이를 잡아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고. 맥파이앤타이거 신사 티룸에서는 차를 내리기 전의 마른 찻잎의 향(엽저)과 우려낸 차의 향(차향), 다 마시고 남은 잔향까지 맡아보고 비교하도록 가이드를 제시한다. 집중도가 올라간 우리의 후각은 놀랍게도 이 미세한 차이를 알아낸다.

 

 

미각은 차와 가장 가까운 감각이다. 그러므로 이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처음 접하는 사람의 입맛도 고려해야 했다. “차가 어렵지 않다는 걸 알리기 위해 친숙한 맛에 차를 얹혀 보는 방법을 택했어요. 아포카토처럼 아이스크림에 쑥말차를 붓기도 하고, 홍차와 녹차에 자몽과 레몬을 결합해보기도 하고요. 즐겨 마시는 맥주에 말차를 넣기도 하죠. 일상에서 얼마든지 차를 즐길 수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개발한 메뉴예요.”

 

그리고 이 메뉴들은 고객 앞에서 직접 제조된다. 덕분에 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차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다. 간결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팽주(차를 우려서 내놓은 사람)의 손을 따라가다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이 정리된다.

 

 

신사 티룸은 차의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게 도와준다. 차를 내린 직후, 찻잔을 조명에 비춰보면 솜털같이 생긴 무언가가 떠다닌다. 빛의 각도를 잘 맞추면 이것이 반짝거리기도 한다. 어두운 공간과 집중하게 만드는 핀 조명이 아니면 알아챌 수 없는 내용이다.

 

 

자신만의 분위기를 가진 신생 공간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현 시점에서 공간을 디자인하고 만든다는 건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며, 두려움을 마주하는 일이다. 그럴 때마다 김세미 대표는 니체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 잡았다. “니체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100년 뒤에 자신의 책을 읽어줄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책을 썼던 것처럼, 신사 티룸도 좋아하는 한 명의 고객을 만날 수 있다면 만족해요. 여기에 오면 명상하는 것 같고, 차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분들 덕분에 이 공간에 의미가 있는 거예요.”

 

 

허영은

자료 협조 맥파이앤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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