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1

하나뿐인 나만의 인센스를 만드는 즐거움

콜린스 ‘포스털서비스’
기간 | 2023.04.25 -
장소 | 일상비일상의틈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426, 2F)


사람도, 자동차도 빠르게 지나가는 강남대로에 천천히 향을 맡으며 인센스를 고르고, 편지를 쓰며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그리웠던 우체국의 아날로그 감성을 살린 이곳은 콜린스의 첫 오프라인 공간인 ‘포스털서비스’다.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포스털서비스 | 이미지 제공: 콜린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흘러간다. 빠르다는 건 여러 장점이 있지만, 작고 소중한 순간을 놓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 작은 순간들은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길러준다. 그래서 모든 것이 빠른 세상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고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이 꼭 필요하다.

 

마음을 위로하는 인센스로 유명해진 브랜드 ‘콜린스’는 개인적인 순간이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되돌려주고 싶었다. 이 바람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점차 커졌고, 결국 ‘전달’이라는 가치에 도달했다.

이후 콜린스는 어떤 방법으로, 어떤 장소에서 전달이라는 가치를 전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그러던 중, 이제는 잊혔지만 그리운 편지라는 아이템과 그를 전달하는 우체국이라는 장소가 떠올랐다.

이제는 없어져 더 반가운 우체통 | 이미지 제공: 콜린스

한때는 익숙했으나, 이제는 잊힌

여전히 우체국은 전달이라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지만, 전처럼 따뜻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옛날 우체국의 감성이 그리웠던 콜린스는 아날로그 분위기가 풍기는 ‘포스털서비스’라는 공간을 기획했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포스트 카드를 손수 고르고 편지를 쓰는 소중한 경험이 사람들에게 순간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포스털서비스에서 편지를 보내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포스트 카드를 고르는 것이다. 편지쓰기에서 포스트 카드의 디자인은 내용만큼 중요하다.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라는 의미에서 포스털서비스에서는 67종에 이르는, 다양한 포스트 카드를 판매한다. 이 중 32종은 콜린스가 디자인한 카드로, 콜린스가 전하고 싶은 감성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포스트 카드는 꾸준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교체되므로 마음에 드는 카드를 발견했다면 구매해서 편지 쓰기를 바란다.

 

포스트 카드를 골랐다면, 포스털서비스 한편에 마련된 라이팅 존(Writing Zone)에서 편지를 쓰면 된다. 소중한 사람(자기 자신이어도 좋다.)을 떠올리며 손 편지를 쓰는 ‘순간’만큼은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 창밖의 바쁜 도시와 다른 세상에 놓인 것 같다. 편지를 다 썼다면 봉투에 주소를 적은 후, 포스털서비스의 랜드마크의 역할을 하는 주황색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된다. 우체통의 편지들은 콜린스가 무료로 발송해 준다.

차분한 무드에서 내 마음에 귀 기울여 한 자, 한 자 소중히 편지를 쓸 수 있는 라이팅 존( Writing Zone) | 이미지 제공: 콜린스
콜린스 무드를 담은 포스트 카드. 이밖에 외부 작가들과 협업한 포스트 카드도 있다. | 이미지 제공: 콜린스

나만의 것을 만드는 즐거움

첫 번째 오프라인 공간인 만큼, 콜린스는 포스털서비스에서 차별된 경험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콜린스는 브랜드의 중요 가치 중 하나인 ‘개인’에게 집중하고, 그 개인들이 자기 취향을 찾아 나가는 즐거움을 알 수 있는 커스텀 서비스를 기획했다.

포스털서비스 중앙에 자리한 메인테이블에는 총 8개의 1인용 시향 키트가 마련되어 있다. 방문객은 세심하게 디자인한 시향 키트로 콜린스의 인센스 향을 맡아보고 최대 3개까지 인센스를 고를 수 있다. 콜린스는 인센스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시향 키트에 들어갈 인센스 개수, 뚫릴 구멍의 개수까지 고민했다. 이러한 세심한 디자인 덕분에 방문객은 자신과 딱 어울리는 인센스를 고를 수 있다.

한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는 시향 키트는 일대일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다. | 이미지 제공: 콜린스

포스털서비스에서는 새로운 인센스 2종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는 포스털서비스에서만 판매하는 한정 제품이다. 40가지가 넘은 향에서 시작하여 추리고 추려서 선택한 향에는 고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낯설고 색다르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향(우드 스파이스)’과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신비로운 향(화이트 머스크)’이라고 표현된 이 새로운 인센스 역시 시향 키트를 통해 향을 맡고 선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방문객은 인센스를 고른 것처럼 틴케이스의 상판과 하판의 컬러를 취향에 맞춰 조합하고 문구를 새길 수 있다.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시향 키트 옆에 준비된 주문서를 작성하면 된다. 인센스부터 틴케이스 색상, 문구까지 자신이 선택한 내용들을 종이 주문서에 직접 기재하는 과정을 통해 방문객은 자기 취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인센스 개수, 구멍의 크기와 개수까지 고민한 시향 키트 | 이미지 제공: 콜린스

아날로그의 따스함

체리색 목재를 사용하여 꾸민 포스털서비스에서는 아날로그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특히 우체국의 옛날 모습을 구현한 공간 디자인은 아날로그 감성을 증폭시킨다.

포스털서비스에서 시선을 끄는 건 픽업 캐비닛이다. 주문한 나만의 인센스를 받을 수 있는 픽업 캐비닛은 옛날 우체국에서 우편물 분류 작업에 사용했던 소팅 캐비닛(Sorting Cabinet)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처럼 포스털서비스에는 편지와 전달에 관한 즐거운 경험을 전하는 요소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공간 디자인이 세밀할수록 몰입감이 높아진다. 60-70년대 미드센추리 스타일로 디자인된 로고와 포스터, 그래픽 애플리케이션과 집배원 유니폼이 떠오르는 스태프 기어(Staff Gear)는 콜린스 무드는 물론 포스털서비스가 구축한 세계로 빠지도록 도와준다.

주문한 인센스를 픽업할 수 있는 픽업 캐비닛. 마치 편지함에서 편지를 꺼내는 느낌이다. | 이미지 제공: 콜린스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

받는 이를 생각하며 포스트 카드를 고르고, 마음을 전할 단어를 조심히 골라가며 편지를 쓰는 경험은 현재 내 감정에 집중하는 순간을 만들어 준다. 향을 하나, 하나 맡고 다양한 컬러의 틴케이스를 조합하는 과정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것을 만드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다.

내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틴케이스와 인센스로 자기만의 소중한 순간을 맞이하기를. | 이미지 제공: 콜린스

이처럼 콜린스의 포스털서비스에서는 선택이라는 과정을 통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이 얼마나 필요하고 소중한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방문객은 집에 돌아가서 (자신이 직접 선택한) 콜린스의 인센스를 하나씩 태우며 나만의 여유를 찾게 될 것이다.

허영은 객원 필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콜린스

프로젝트
포스털서비스 by 콜린스
장소
일상비일상의틈
주소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426, 2F
시간
11:00 - 21:00
(월요일 휴무)
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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