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패션 디자이너 경력이 윤을 운영하면서 특별한 노하우가 되었을 것 같다.

패션 회사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고가의 옷을 디자인하다 보니 내가 소비하지 못하는 디자인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어요. 그래서인지 제 브랜드가 생긴다면 좀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윤의 제품 디자인 측면으로 본다면 사실 안경 디자인이 처음이기도 하고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한 작업이라 아버지께 배운 점이 훨씬 많아요. 다만 브랜드를 대하는 태도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전 경력들이 도움 되었어요. 패션 업계의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했기에 브랜드를 만들 때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Q2. 어떻게 윤을 준비하게 되었는지?

한 번은 아버지께서 “지금 하는 일이 진정으로 행복하니?”라고 물어보신 적이 있어요. 회사 다닐 때 매일 같이 야근하면서 친구도 만나지 못하고 병치레도 잦으니 아버지가 걱정되셨나 봐요. 그전까지만 해도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의 질문이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아쉬움은 많았지만 회사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더 집중해 보자고 다짐했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고 지금의 윤을 만들게 된 듯해요.

윤의 첫 시작은 독일의 베를린이었어요. 우리의 비즈니스 포인트는 짧은 시간 안에 고 퀄리티의 안경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빠른 서비스가 익숙하니 혁신적인 차별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를 론칭할 때 유럽 시장이 더 잘 맞다고 판단했어요. 지금이야 독일도 하루 만에 안경이 완성되는 곳이 있긴 하지만, 당시만 해도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최소 2주 정도가 걸렸어요. 또 저희와 비슷한 비지니스 컨셉을 가진 안경샵에서는 아직까지도 검안을 하려면 한 달을 기다려야 해요. 반면 저희 매장에서는 워크인을 하면 상주하는 검안사가 시력 검사를 하고 20분 안에 안경이 완성되니까 확실한 차별이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