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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의 클라이언트가 다양한 의자 컬렉션을 가진 부부라면 과연 집을 어떻게 꾸며주어야 할까? 사실 의자의 개수는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상당히 놓기가 애매한 가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창고에 넣어둘 수도 없고 모두 보여주면서도 아름답게 의자를 배치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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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디자인 스튜디오 노먼 켈리(Norman Kelle)와 건축가 스펜서 맥닐(Spencer McNeil)이 리모델링한 시카고에 복층 아파트의 집이다. 복층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길고 높은 한 벽면을 의자와 예술 작품들, 책장들을 어우러지게 장식하여 마치 미술관에 와 있는 듯한 무드를 자아냈다. 이쪽 벽만 본다면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생각하긴 어려울 것이다. 너무 의자만 있는 것도 단조롭고 재미없을 텐데 예술 작품들과 어우러지니 가구가 마치 예술 작품 중 하나처럼 느껴지고 너무 과하지 않게 보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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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전시된 의자는 총 8개! 이 외에 이 집의 의자는 모두 몇 개일까? 나머지 의자들은 각자의 역할에 맞게 적절하고 어울리게 배치가 되어 있다. 그럼 이 집의 하이라이트인 거실 벽면을 지나 나머지 공간들을 한 번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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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바로 ‘복층 계단’이다. 화이트와 우드가 인테리어의 포인트인 만큼 계단 역시 고급스럽게 우드가 덧대어진 화이트 계단에 고급스럽고 클래식하게 블랙 손잡이로 안정감을 가지고 있다. 계단의 우드는 바로 이 계단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데 2층의 어두운 바닥재와 1층의 밝은 바닥재로 이어지는 컬러의 변화를 그러데이션으로 표현했다. 컬러가 아닌 우드의 그러데이션은 처음이라 너무 색다르면서도 고급스럽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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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밝고 화이트 한 느낌의 1층 거실과 달리 아늑하면서도 집중이 잘 될 것만 같은 서재가 자리하고 있다. 1층보다 어두운 바닥재를 통해 안정감을 주고 가구들도 어두운 컬러들로 매치되어 있다.
보통 조명이나 소파의 컬러가 공간의 포인트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에는 곳곳에 배치된 의자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의자가 너무 많아 상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중간중간 쉬어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펜던트 형식의 디자인적 요소가 많은 조명보다는 천장에 붙어있는 모던하고 블랙 컬러의 조명을 매치해서 아래 가구가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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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과 이어지는 주방은 깨끗한 화이트 톤에 월넛 우드를 사용한 바 체어가 있다. 콘센트는 모두 눈에 띄지 않게 매입되어 있는데 정말 미니멀하고, 상부장과 하부장 모두 문의 간격이 일정치 않아 단조롭지 않고 세련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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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놓인 식탁은 역시 월넛 우드로 된 테이블이고 Emanuele Rambaldi의 통나무 의자를 매치했다. 내추럴한 소재의 가구가 더욱 돋보이는 건 나머지 장식장 같은 경우 화이트로 빌트인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공간은 조명과 아트웍까지 심플한 느낌이라 식탁과 의자가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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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공간은 문의 프레임이 없이 슬라이딩 도어로 되어 있다. 마치 없는 공간처럼 말이다. 침실 역시 들어가자 마자 두 개의 의자가 마치 예술작품처럼 놓여 있고 아주 심플한 침대 프레임이 낮게 만들어져 있다. 여기에도 콘텐츠가 매입되어 있고 화이트 오크 우드로 만들어져 있어 바닥과 통일감이 있다. 마치 매트리스만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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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은 석회암으로 꾸며져 있고 통일감 있게 월넛 우드가 같이 쓰였다. 샤워실 안에는 미드 센추리의 플랫폼 벤치에서 영감을 받아 노먼 켈리가 디자인한 ipe 샤워 벤치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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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좋아하는 의자 컬렉션을 이렇게 멋지게 전시하고 있는 집을 둘러보니 그 집에 있는 물건을 보면 그 주인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집에는 어떤 취향이 나를 나타내고 있을까? 서문에서도 소개하였던 책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을 타면 의자를 살까> 책의 구절을 인용해 보고 싶다. ‘돈을 쓰는 용도가 곧 인생의 방향이다’라는 말처럼 나는 어디에 지출을 하며 무엇으로 집을 채워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집을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의자!’ 라는 것이 드러난다. 나도 이 집의 주인처럼 나를 나타낼 수 있는 취향을 전시하는 멋진 집을 만들어보고 싶다.
글 이민경 객원 필자
자료 제공 스튜디오 노먼 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