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30

해브 어 굿 데이, 해브 어 그릭데이!

그리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요거트
요거트를 먹을 때 뚜껑을 핥는지, 아닌지를 묻는 우스갯소리는 누구든 한 번쯤 들어봤을 터. 마시는 요구르트와 떠먹는 요거트로 양분되어 있던 시장에 ‘그릭 요거트’의 등장은 신선했다. 뚜껑에 흔적을 남기지 않을 만큼 단단하게 덩어리진 질감은 흡사 크림치즈를 연상시키고, 특유의 산미와 어떤 토핑을 함께 담는지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하는 맛은 많은 이들을 끌어당겼다. 그릭 요거트가 국내 발효유 시장을 어떻게 개편했는지 과정을 살피면 시작점에서 자연스럽게 ‘그릭데이’를 만나게 된다. 꾸덕꾸덕한 질감과 든든한 포만감으로 요거트 시장을 재편한 그릭데이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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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바이오 오종민 대표
손수 만든 그릭 요거트를 노점 가판에서 판매하면서 스위트바이오를 시작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대기업 금융사에 다니던 엘리트 직장인이 바이오테크 사업가로 변신한 데엔 건강을 잃었던 경험이 주효했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건강한 식습관이 필수임을 깨달은 후, 건강하고 맛도 있는’ 식품을 개발,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놓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그릭 요거트 ‘그릭데이’를 만드는 스위트바이오 오종민 대표에게는 건강이 그러했다.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다니던 엘리트 금융맨에게 어느 날 찾아온 건강의 위협. 회사를 그만두어도 나아지지 않던 건강염려증을 벗어나게 해준 것은 뜻밖에도 요거트 한 통이었다. “퇴근하면서 편의점에 들러 요거트 한 통을 사 들고 와 통째 안고 먹는 게 유일한 힐링이었어요. 그런 날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 날부턴가 제 입맛에 더 잘 맞는 요거트를 찾고 싶더라고요.”

그릭데이 이대 시그니처점 | 사진 제공 : 그릭데이

떠먹는 요거트? 그릭 요거트!

“제가 극도의 내향인이거든요. 금융사를 다니던 때 기업 대출 직무를 맡았는데 그 일이 제 성격에 도무지 맞지 않았어요. 스트레스는 크고 식습관마저 불규칙해지니 건강이 심하게 상하더라고요. 결국 회사를 나와 작은 회사를 드나들고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는 방황기를 보냈는데요. 그때, 퇴근하면서 편의점에 들러 요거트 한 통을 사 들고 와 통째 안고 먹는 게 유일한 힐링이었어요. 그런 날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 날부턴가 제 입맛에 더 잘 맞는 요거트를 찾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들여다보게 된 성분표에서 오종민 대표는 요거트에 생각 외로 많은 첨가물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첨가물을 넣지 않은 요거트, 더 건강한 요거트란 어떤 걸까. 그 해답을 ‘그릭 요거트’에서 찾았다. “그리스 전통 방식의 그릭 요거트는 원유와 유산균만으로 만들어요. 우유를 발효시킨 후 부드러운 면포 등으로 유청(우유가 엉겨서 응고된 뒤에 남은 액체)을 걸러내는 거죠. 유청을 제거하는 농축 과정에서 중량 대비 단백질 함량은 높아지고 당 성분은 줄어들게 됩니다. 프로바이오틱스 함유량이 많은 것도 건강상 이점이지만, 유당 불내증이나 당뇨를 앓는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훌륭하죠.”

 

건강을 되찾기 위해선 ‘건강한 식습관’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몸소 깨달은 오종민 대표이기에 그릭 요거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바이오테크 사업을 구상하기에 이른다. 우유와 유산균의 배합 비율을 실험하며 제대로 된 전통 방식의 그릭 요거트 만들기를 거듭 시도했다. 이어 이를 여의도 노점 가판에서 팔며 그릭 요거트의 시장성을 실험했다. 지금이야 다수의 채널에서 다양한 그릭 요거트 브랜드를 판매하고 특색 있는 메뉴도 있지만, 그릭데이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그릭 요거트가 그리 친숙한 식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6년엔 ‘그릭데이’의 첫 매장을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열었다. 요거트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20대 초중반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삼기 위한 위치 선정이었다. 메뉴에는 과일을 곁들여 그릭 요거트 특유의 산미는 완화하고 견과류, 그래놀라와 같은 다채로운 토핑을 더해 고소한 풍미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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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덕꾸덕한 질감을 살린 그리스 전통 방식의 요거트

그릭 요거트는 그리스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만들어 먹던 전통 방식의 요거트다.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순수하게 우유와 유산균으로만 만든다. 덩어리진 되직한 질감 때문에 그릭 요거트처럼 보인다고 해도, 탈지유를 썼거나 묽기 조절을 위해 정제수를 넣거나 그 외 첨가물을 넣었다면 그릭 ‘스타일’ 요거트라고 칭해야 한다는 것이 오종민 대표의 설명이다. 그릭 요거트를 즐기는 이들에게 유청 제거 비율은 선호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유청을 많이 제거할수록 되직하고 단단한 그릭 요거트가 되고, 이는 그릭 요거트 특유의 꾸덕꾸덕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처음 그릭데이를 선보인 당시엔 발효된 요거트 1kg에서 유청을 분리해 300~350g의 그릭 요거트 제품을 생산했지만, 이제는 유청을 85%까지 제거, 농축하고 있다(시그니처 제품 기준 ). 더 꾸덕꾸덕하고 쫀득한 질감의 요거트를 만들어달라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대응하고 마니아층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그릭 요거트를 처음 접하거나 좀 더 부드러운 질감을 선호하는 이를 위해 유청 분리 비율을 낮춘 ‘라이트(유청 70% 제거)’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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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매일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2018년에는 공장을 설립해 대량 생산을 실현했다. “공장 설립 과정에서 전 공정을 자동화하지는 않았어요. 유청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손을 더해야만 품질을 높일 수 있거든요. 언제 어디에서 구입하더라도 고른 맛과 신선한 상태의 그릭 요거트를 맛볼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었어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고수한 수작업은 고스란히 원가 상승 부담으로 돌아오기 마련. 그렇다면 다수의 소비자가 그릭데이의 장점으로 손꼽는 ‘가성비’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었을까. “원가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선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과 더 많이 파는 것, 두 가지 방법이 있을 텐데요. 실제로 우리는 두 방법 모두를 취했어요. 첫 출시 때보다는 10% 가량 가격을 인상했지만, 여전히 타사 대비 약 20%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더 많이 생산하고 그만큼 많이 파는 구조로 개당 단가를 낮추려 했기 때문이고요. 제품 만족도를 높인 덕분에 여러 브랜드의 그릭 요거트를 시도하던 소비자가 그릭데이의 진성 고객으로 정착했다고 봐요.” 더 많은 소비자와 만나기 위해 대량 생산하면서도,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한편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사람의 손을 더한다. 건강한 식품을 자주 만나는 행위가 반복되면 건강한 식습관이 삶에 스며들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저는 그릭데이의 장점으로 가성비를 꼽는 소비자의 의견이 듣기 좋아요.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했던 고민의 시간을 보상받는 셈이니까요. 그릭데이의 가격 책정에는 ‘매일 먹어도 부담이 없도록’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매일 식탁에 올리기에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이어야 건강한 식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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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스토어로 활짝 연 온라인 시장

2018년 그릭데이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첫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매장과 동일한 제품을 온라인에서 만난다는 개념으로 접근, 500g의 대용량 제품을 매장 가격 그대로 판매한 것이다. “2021년부터는 대형 식품 유통 채널에 입점했어요. 시장 확대를 위해 판매처를 다각화하는 것이 필요했고, 이제는 대형 식품 유통 채널에서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스마트스토어는 그릭데이와 소비자가 손쉽고 편리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온라인 판매의 물꼬를 터준 출발점이자 여전히 중요한 창구로 기능하고 있는 거죠. 여유 자본이라곤 없던 때, 스마트스토어가 아니었다면 온라인 판매는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 다소 애틋한 감정마저 내비치는 오종민 대표는 이런 이유로 스마트스토어를 신규 고객과 진성 고객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경로로 여긴다. 다양한 용량의 그릭 요거트 외에도 그래놀라와 콩포트 같은 토핑 제품 전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구매처가 스마트스토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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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릭데이의 진심, 실행해나갈 진정성

그릭데이는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 첫 번째 그리스 전통 방식 요거트다. 유기농 식품 매장에서나 팔리던 그릭 요거트가 편의점 시장에 진입한다고 했을 때 업계 관계자들조차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유제품 카테고리 내 제법 높은 판매 순위를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그릭 요거트의 매력이 일부 소비층이 아닌 대중에게까지 널리 퍼져 있고, 그릭데이의 제품력도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일 터. “지금처럼 누구든 에스프레소로 만든 커피를 즐겨 마시는 날이 올 줄 알았나요? 인스턴트 커피 위주였던 국내 커피 시장에 에스프레소가 유입된 후부턴 커피 시장이 완전히 재편되었고 시장 자체도 훨씬 커졌잖아요. 언제부턴가 정성이 많이 드는 고품질의 그릭 요거트가 시장에 등장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거죠. 그릭 요거트를 즐기기 시작한 사람들은 이전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해요. 재구매가 계속 일어나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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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네슬레를 향한 그릭데이의 도약

오종민 대표는 회사의 롤모델을 묻자 ‘네슬레’라는 답을 들려주었다. 전 세계 식품 회사 1, 2위를 다투는 네슬레는 15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한다. 그 이유를 묻자 “오랫동안 굉장히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군을 잘 꾸려가고 있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한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그릭데이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열망과 지금보다 더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답이다. 실제로 스위트바이오의 일본 진출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법인 설립을 마쳤고 일정 부분 시장 조사도 완료했다. 늦어도 내년 초엔 일본 현지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그릭데이를 만날 수 있게 된다고. 이대앞 시그니처점을 비롯해 전국에 총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 7월에 새로이 문을 연 압구정점은 유·무인 하이브리드 매장이다. 매장 운영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소요 비용이 만만찮지만,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나며 나누는 경험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견고하게 성장시킨다고 믿으며 매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온라인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플라스틱 패키지를 대신할 소재를 찾는 노력도 한창이다. “스위트바이오의 미션을 묻는다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이 문장을 새기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노력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요. 얼마나 꾸준히 성실하게 해나가는가. 이것이 우리의 진정성을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길이겠죠.”

collaboration with

베이스이즈나이스 장진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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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이즈나이스 장진아 대표
도쿄에서 식공간 연출을 공부하고 뉴욕에서 레스토랑을 만드는 일을 했다. 계절에 따라 자라는 채소를 더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법을 연구한다. 채소를 주로 활용해 간결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선보이는 베이스이즈나이스(base is nice)를 운영 중이다.

Breakfast

그릭 케일 스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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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그릭데이 라이트 4T

그릭데이 허니 스틱 1개(1T)

케일 3장

냉동 망고 7~8조각

레몬즙 2t 사과주스 150ml

그릭데이 그래놀라(흑임자/카카오) 약간

조리법

1. 블렌더에 그래놀라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간다.

2. 컵에 스무디를 담고 그래놀라를 올린다.

Brunch

영양 부추&레몬 그릭 요거트 스프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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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그릭데이 오리지널 4T

그릭데이 허니스틱 1개(1T)

잘게 썬 영양 부추 1T

레몬즙 1T

레몬껍질 1t

식빵 4쪽

조리법

1. 식빵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한데 넣고 잘 섞는다.

2. 식빵 한 면을 바삭하게 굽는다.

3. 구운 식빵 위에 1에서 만든 스프레드를 바른다.

Dinner

매실&머스터드 그릭 요거트 소스를 곁들인

로즈메리 새송이버섯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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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그릭데이 라이트 4T

매실청 1T

홀그레인 머스터드 2T

올리브오일 2t

소금, 후추 약간

새송이버섯 2개

로즈메리 약간

조리법

1. 그릭 요거트와 매실청, 머스터드를 섞어서 소스를 만든다.

2.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로즈메리를 넣어 향을 더한다.

3. 2에 새송이버섯을 넣고 노릇하게 구우면서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4. 1에서 만든 소스를 3에 끼얹는다.

Late Night

고추장아찌 그릭 요거트 딥&채소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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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그릭데이 오리지널 4T

그릭데이 허니스틱 1개(1T)

다진 케이엔페퍼 피클 2T(기타 고추장아찌로 대체 가능)

후추 약간

채소칩 기호에 따라 준비(시판 제품도 가능)

조리법

1. 채소칩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섞어 딥을 만든다.

2. 접시에 딥과 채소칩을 담는다.

기사 전문은 〈find〉 가을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목 find / 화인드 2022년 가을호

지은이 디자인프레스㈜

발행일 2022년 9월 22일

판형 205mm x 265mm

ISSN 2799-9963

주리아 객원 필자

기획 김유영 기자

사진 강현욱, 이기태(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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