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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08-26

뉴욕 한복판에 탄생한 한국 레스토랑 ‘오이지 미’

조랭이떡, 연꽃 등 한국적 요소와 고급 사교 클럽 스타일의 만남

BTS와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되는 K-pop과 K-drama가 미국 전역에 스며들어, 이제는 뉴욕 한복판에서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코로나로 뉴욕 거리가 한산했을 당시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34번가 코리아타운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여세를 몰아 고급스러운 한국 음식점도 많이 생기고 있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음식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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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00여 개의 사교 클럽이 있었던 플랫 아이언 근처에 한국 식당이 문을 열었다. 사진: Christian Harder.

한국 음식점 ‘오이지(Oiji)’도 이런 레스토랑들 중 하나였다. 코리아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자리 잡고 있었던 오이지는 자그마한 한국 음식점이지만 언제나 사람이 붐볐다. 코리아타운의 한국 음식점들이 고깃집과 술집 중심이라면 오이지는 보다 정갈한 한국 식사로 이름을 알렸다.

정갈한 한국 음식에 곁들여 술을 판매하는 바도 마련돼 있다. 사진: Christian Harder

한국 사람들보다 외국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많았지만, 한국 사람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레스토랑 오이지가 ‘오이지 미(Oiji MI)’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찾아와 뉴요커들에게 한국 음식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게 됐다. 플랫 아이언 근처에 위치해 그야말로 맨해튼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이전 가게가 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사람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더 널찍하고 여유 있는 공간으로 보다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벽에서 연꽃처럼 피어 나오는 샹들리에는 공간에 섬세한 멋을 더한다. 사진: Christian Harder
진한 나무색과 대리석, 가죽, 그리고 벨벳은 고급 사교 클럽에서 오랫동안 사용돼 온 재료들이다. 사진: Christian Harder

한국 전통 음식에 초점을 맞춘 레스토랑인 만큼 인테리어도 한국 전통 스타일을 참고했다. 언뜻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디자인을 맡은 스튜디오는 한옥의 요소들을 곳곳에 넣으려는 시도를 했다. 진한 색의 나무 구조가 뼈대를 드러내 벽과 천장을 가로지르고, 그 사이 얇은 살들이 패턴을 만들어 낸다. 바 공간에서 시작한 진한 색의 나무 바닥을 다이닝 공간까지 끌어들여 대청마루의 느낌을 살렸다. 한옥의 요소들을 인위적으로 살렸지만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한옥을 알리기엔 손색이 없다. 벽에 사용된 분홍색과 청록색은 진한 나무색과 어우러져 현대적이면서도 트렌디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한국적인 재질들이 돋보이는 재료들을 사용해 이 음식점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사진: Christian Harder
바 위의 조각보처럼 천을 이어붙인 장식과 바 벽에 비녀를 모티프로 한 조명이 한국적인 미를 드러낸다. 사진: Christian Harder

한때 100여 개가 넘는 소셜 클럽이 있었던 플랫 아이언은 사교 모임이 많이 열리는 동네이기도 하다. 디자인 스튜디오는 한국 식당이라고 단순히 한국적인 요소만 강조하지 않았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뉴욕 한복판에 스며들어 한국 문화가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대중적인 사교 클럽의 이미지도 고려했다. 풍부한 질감의 대리석과 가죽 소파, 벨벳 천과 어두운색의 나무는 모두 오랫동안 사교 클럽에 사용돼 온 고전적인 재료다.

한옥 대청마루의 느낌을 살리고자 입구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진한 나무색의 바닥이 인상적이다. 사진: Christian Harder
진한 나무색에 더해진 분홍색과 청록색은 현대적이면서도 트렌디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사진: Christian Harder
조랭이떡 혹은 조롱박이 연상되는 귀여운 형태의 벽걸이 조명이 곳곳에 배치됐다. 사진: Christian Harder

재료와 색감뿐 아니라 장식에도 한국적인 요소를 첨가해 적절한 조화를 이뤘다. 조명 디자인도 한국의 전통 악세사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양한 술이 담긴 유리병들 사이로 소중한 알을 품은 듯한 조명은 우리나라 전통 머리핀 비녀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다. 또, 두 개의 작은 알을 실처럼 가는 금속이 감싸는 형태의 벽걸이 조명은 조롱박 혹은 조랭이떡이 연상된다. 그 외에도 천장이 아닌 벽에서 나오는 샹들리에는 연꽃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시선이 간다.

정유화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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