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14

반려동물을 위한 명품 디자인

펫팸족을 사로잡기 위한 브랜드들의 움직임
반려동물을 집에 들이는 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의 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더욱 늘어났다. 반려동물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이들을 일컬어 '펫팸족'이라고 부르고 있다.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기른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들은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며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어쩌면 사람보다 더 아끼고 사랑한다. 이런 펫팸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명품 브랜드가 앞장서서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반려동물 관련 용품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글로벌 반려견 패션시장 규모가 2022년에는 34조 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하나뿐인 내 가족을 위해 펫팸족은 아낌없는 소비를 하며 명품 브랜드의 '큰 손'이 되고 있다.
출처: unsplash 홈페이지

펫펨족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품 브랜드

명품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많은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바로 ‘에르메스’다. ‘반려 용품’을 검색했을 때 목줄, 목걸이는 물론이고 이동할 때 쓸 수 있는 가방, 침대, 심지어 밥그릇과 원반까지 만날 수 있다. 세계 3대 명품으로 알려진 브랜드라서 가격은 다소 높지만, 우아하고 고급스러움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디자인 덕분에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처: 에르메스 홈페이지

그중 가장 인기를 누리고 화제가 되는 것은 ‘반려견의 밥그릇’이다. 밥그릇이 별거 있겠나 싶지만, 확실하게 다르다.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디자인인 샹달(Chaine d’Ancre)에서 모티프를 얻은 디자인으로 개별로 분리가 가능하고, 그릇마다 탈착이 가능하다. 나무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만들어진 밥그릇에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것은 역시 에르메스의 로고다.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고급스러움이 느껴지기에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다.

출처: 에르메스 홈페이지

에르메스 다음으로 화제가 되는 브랜드는 바로 ‘펜디’다. 배우 송혜교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반려견 루비에게 펜디 코트를 입힌 사진을 공개한 후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인기상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펜디의 로고가 가득 채워진 이 코트는 보기만 해도 명품 브랜드 제품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게 한다. 코트뿐만 아니라 이동 가방 또한 펜디 로고가 가득한 디자인으로, 이 안에 반려견이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도 그 모습이 멋질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닐 수 없다.

출처: 펜디 홈페이지

목줄, 목걸이는 필수품이기에 흔하게 판매되고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다. 명품 브랜드의 제품과 일반 브랜드의 제품이 잘 구분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프라다는 반려견용 우비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다. 프라다를 대표하는 검은 나일론 소재, 삼각 로고가 함께 해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탈부착 가능한 후드가 있어 비가 오지 않을 때에도 멋진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어 프라다는 하네스(반려동물의 어깨와 가슴에 착용하는 줄) 백팩 디자인을 선보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반려견 산책에서 필요한 부분을 고려해 기능적인 아이템을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프라다 디자이너의 반려동물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출처: 프라다 홈페이지
출처: 루이비통 홈페이지

브랜드 시그니처 디자인이 적용된 펫 아이템

이 밖에도 루이비통, 구찌, 베르사체 등 명품 브랜드들이 브랜드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접목시킨 반려 용품 디자인을 속속들이 선보이는 중이다. 가격대가 만만치 않지만 디자이너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디자인을 보면 저절로 지갑이 열릴 주인들이 많아 보인다. 심지어 베르사체는 목욕 후 두를 수 있는 가운, 배변 봉투를 담을 수 있는 가방까지 만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쯤 되면, ‘개 팔자 상팔자’란 속담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와 더불어 명품 브랜드들이 얼마나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노력했는지도 알 수 있다.

출처: 휴고 보스 홈페이지

여러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반려동물 용품을 선보이는 가운데, 독일 명품 브랜드 휴고 보스 또한 시장에 뛰어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반려견 용품 브랜드인 카닌 그룹(Kanine Group)의 자회사인 카닌 펫 월드 리미티드(Kanine Pets World Limited)와 독점적인 글로벌 계약을 체결하며, 프리미엄 애견 용품 시장에 뛰어들 것을 예고했다. 휴고 보스의 다니엘 그리더(Daniel Grieder) 대표는 “강력하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애견용품 시장에서 파트너의 폭넓은 경험을 활용하길 희망한다”라며 “곧 전 세계 고객들에게 고급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휴고 보스는 2022년 가을/겨울 시즌부터 매년 2개의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출처: 베르사체 홈페이지

사람들이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사는 이유는 가족처럼 반려동물을 아끼는 마음도 있지만, 소셜미디어의 영향도 적지 않다. 이미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사람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닌 동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도그 인플루언서(Dog Influencer)’를 검색하면 친근한 분위기의 반려견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를 소화하며, 멋진 모습을 뽐내는 반려견들을 만날 수 있다. 귀여운 외모와 더불어 사람보다 더 멋진 모습을 연출하는 개들의 모습을 보면 괜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 분명 동물인데, 귀엽고 멋지고 예쁘고 다 한다.

 

인플루언서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며 품절 사례를 빚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들의 주인들은 자신들의 가족과 마찬가지인 반려동물들이 인플루언서처럼 멋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 정보를 알고 싶어 하고, 구입하게 된다. 즉, 주인들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고의 제품을 고르고 입히고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출처: tikatheiggy 인스타그램

그러나 반려동물들을 위한 명품 소비에 대한 다른 의견도 어김없이 존재한다. 사람 살기에도 어려운 시대에, 동물이 고가의 물품을 두르고 고급 음식을 먹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보다 더 좋은 대접을 받는 동물을 보며,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와 더불어 아낌없이 사랑을 받다가 사정에 따라 그저 버려지는 유기 동물에 대한 배려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높다. 가족인 만큼 죽을 때까지 사랑해달라는 의견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 확실히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 수준이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여러 부정적인 의견이 있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반려동물 용품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명품 브랜드에서 반려동물 용품은 여성, 남성, 라이프 스타일 또는 액세서리 카테고리 하위에 있는 제품군이었다. 그러나 열기가 계속되고 있기에, 앞으로는 다른 카테고리와 비등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흥디자인 객원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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