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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2022-07-08

경주 황리단길 속 한옥 스테이, 스테이 무울

내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공간

장소스테이 무울 (경북 경주시 포석로1095번길 28)

경주는 신라 역사와 젊은 세대의 감성이 어우러져 옛 정취와 함께 현대의 감각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대릉원, 한옥마을 등이 인접한 황리단길은 문화재 보존지역으로 건물 증·개축이 어려워 경주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모습이었다. 그러다 옛것에 매력을 느낀 젊은이들이 경주를 찾는 일이 잦아지고 다양한 카페, 맛집, 사진관 등이 들어서면서 이제는 경주의 명소가 되었다. 황리단길 어귀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위치한 ‘무울’은 젊음의 거리 황리단길이 갖는 특별한 환경을 존중하면서 경주의 문화를 이어가는 한옥 스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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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무(霧)’, ‘울창할 울(鬱)’, 즉 안개가 자욱한 곳이라는 뜻의 무울은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자연의 요소인 안개, 물, 불, 바람을 테마로 기획된 공간이다. 스테이 이름을 지을 때 이 모든 것을 의미에 담을 수 없어 다른 스테이와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인 안개를 부각해 무울로 정했다고. 다양한 스테이가 즐비한 경주에서 무울은 어떤 차별점을 내세우며 경주 인기 숙소로 부상할 수 있었는지 물었다.

운영자가 들려주는 무울 공간 이야기

 

아득한 옛날을 상징하는 듯한 까만 대문을 열고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공간 구조도가 그려진 거울과 오래된 의자가 먼 길 온 손님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마당으로 걸음을 옮기면 만나는 작은 정원은 이곳이 여행자만의 프라이빗한 쉼의 공간임을 느낄 수 있죠.

본채 중심에 자리한 ‘수공간’은 무울이 여행자에게 특별함을 선사하는 공간입니다. 지친 몸을 담그면 서서히 내려앉는 뽀얀 안개와 욕탕의 따스함이 화선지에 먹물이 스미듯 여행자의 몸과 마음 싶은 곳까지 긴장을 이완시킵니다. 고개를 돌려 햇살 가득한 마당을 바라보면 통창 너머로 이어지는 툇마루와 작은 수풀, 차분한 한식 담장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공간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바깥 풍경이 폭넓게 조망되도록 바닥보다 낮게 디자인된 ‘리빙룸’은 자연을 벗 삼아 명상과 풍류를 즐겼던 천 년 전 신라 선비의 모습을 떠올리며 만든 공간입니다. 소파에 앉아 흔들리는 대나무와 정겨운 돌담을 바라보면서 스피커에서 흐르는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온전한 휴식이 주는 깊은 평온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서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정겨운 대화와 음식을 꼽는 이가 많습니다. 3면이 열린 ‘다이닝룸’에서는 운치 가득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고, 외부 음식을 예쁜 식기에 담아 먹을 수 있습니다. 손수 드립 커피를 내려 먹는 것도 가능합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2개의 ‘침실’은 톤 다운한 색감과 조명으로 낮의 긴장을 풀어 깊은 잠을 유도합니다. 아침에는 침실마다 낸 창을 통해 비스듬히 스며든 따사로운 햇살이 새로운 일정을 준비해야 하는 여행자를 조심스레 깨우도록 하였습니다.

실외 공간은 돌을 파서 만든 화로를 중심으로 따뜻한 불을 마주하며 마당의 나무와 바람, 물소리를 함께 느끼고 서로의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계획하였습니다.

여행에서 받았던 위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울’을 열게 되었다고요.

무울은 일상에 지친 여행자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자 기획한 공간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35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연초에 은퇴했어요. 원래 회사란 곳이 쉽고 재미난 일보다는 어렵고 힘든 일이 많잖아요. 그런 일을 만나면 여행을 통해 위로를 얻고 재충전하고, 다시 파이팅을 외치곤 했죠. 이런 저의 경험이 날 선 긴장과 경쟁에 지친 이들에게 아늑한 공간에서 잠깐의 쉼을 제공함으로써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스테이를 운영하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수공간의 돌 징검다리가 인상적이에요.

어릴 적 시골 외할머니댁에 가면 집 근처 미나리가 많이 자라는 작은 개울이 있었는데, 그곳 징검다리를 생각하며 놓은 것입니다. 당시 어리고 순수한 마음에 누군가 이편에서 저편으로 건너는 길이 되어주는 징검다리를 보며 늘 감사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수공간을 기획하면서 자쿠지만 덜렁 있으면 뭔가 허전할 거 같아 포인트가 될 만한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어릴 적 생각이 나서 놓게 되었습니다. 이 공간을 찾는 모든 이들의 힘든 일상이 이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힘찬 나날로 바뀌길 기대하면서요.

가장 신경을 기울인 공간은 어디인가요?

공간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세심하게 살폈던 곳은 별채 수공간입니다. 신라 왕실에서 물 위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짓는 놀이였던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을 즐겼던 ‘포석정’을 모티브로 하였죠. 작은 수공간을 통해 왕실의 문화와 풍류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한옥을 고수한 이유가 궁금해요.

스테이를 준비하면서 전국의 많은 스테이를 탐색했어요. 이 과정에서 스테이는 디자인 자체보다는 건축주의 스테이 운영 철학을 베이스로 스테이가 속한 지역의 고유한 스토리와 감성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을 바탕으로 서울 종로구 서촌의 한옥을 둘러보다 한옥만이 줄 수 있는 예스러움과 고즈넉한 감성에 편리함을 더하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평안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옥을 선택하였습니다.

냉난방이 취약하다는 한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쓰셨다고.

전통 한옥은 구조적 특성으로 냉난방에 취약하고, 낮은 담장으로 사생활 보호가 어렵습니다. 현대 건축물의 편리함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어떻게 하면 불편함 없이 한옥 고유의 정취를 즐기게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존 철기와를 전통 한식 토기와로 바꾸고, 서까래는 가급적 보존하되 세련미를 더했고, 문화재청의 한옥 개축 보조금까지 포기하면서 담장을 높여 프라이빗한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그 외 공간들은 최대한 모던한 스타일로 꾸며 현대인의 주거환경을 존중하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하였습니다.

지역을 경주로 선택한 이유는요?

저출산 문제로 많은 지역이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어요. 심지어 강원도 속초, 전남 여수조차도 해당 지역으로 분류되는 실정이죠. 저희 부부도 스테이 지역을 두고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곳을 탐방하며 ‘시간이 흘러도 지속할 뿐만 아니라 오래될수록 오히려 존재의 가치가 더해질 곳은 어디일까’ 고민하다 경주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골동품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하듯 신라 천 년의 고도 경주는 콘크리트로 만든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고즈넉함과 편안함이 있거든요. 또한 경주의 황리단길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힙한 지역이기 때문에 스테이 장소로는 최적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집을 떠난 사람이 임시로 묵는 곳’이라는 숙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했다고.

무울은 ‘색다른 경험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스테이가 하룻밤 잠자리를 제공하는 숙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만 무술의 공간에는 철학이 녹아 있습니다. 몇 가지를 예로 들면 다른 스테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쿠지에 안개와 징검다리를 더해 분명한 추억거리를 선사하고, 정원의 파이어핏은 따뜻한 불과 함께 바람에 흔들리는 마당의 대나무 소리를 들으며 깊은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또한 주방의 바닥을 파서 층고를 확보하여 만든 다락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도록 했습니다.

 

 

스테이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요?

청결과 위생은 숙소 운영에 있어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울은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정기 소독뿐만 아니라 자체 연무 소독,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남기지 않으려는 철저한 청소 등으로 청결한 스테이가 되기 위해 매일매일 살피고 또 살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운영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스테이 운영 경험이 매우 짧아 여러 가지로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이런 미흡함 때문에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찾아 주신 고객님의 반응에서 그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을 알 수 있어 스테이 운영에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운영 경험이 더 쌓이면 이를 바탕으로 제2, 제3의 무울에서 더 많은 분이 편안히 머물다 가실 수 있게 하고자 합니다. 현재 무울은 다소 복잡한 황리단길에 있습니다만, 앞으로의 무울은 그 공간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자연 속 공간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서현숙 객원 에디터

자료 제공 스테이무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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