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Brand 2022-06-29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스니커즈 36

책 <올해의 스니커즈>

책 <올해의 스니커즈>는 역사에 남아 두고두고 회자될 스니커즈의 탄생스토리를 일목요연하게 들려준다. 에어 조던이 등장한 1985년부터 하이패션과의 만남이 주를 이룬 2020년까지. 이 책은 연도마다 출시한 기념비적인 스니커즈를 문화, 마케팅, 기술, 디자인 맥락에서 살펴본다.

LINKS
기타 URL

누가 알았을까? 신발 종류 중 하나였던 스니커즈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고 대형 산업으로 성장할지 말이다. 일부 마니아만 수집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너도나도 원하는 아이템이 되었고, 럭셔리 브랜드마저 그 인기를 흡수하려고 노력 중이다. 심지어 수요가 많은 만큼 리셀 시장도 커졌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리셀 시장은 2022년 2월 기준으로 약 5~6천억 원 규모라고 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신발이 있지만 글쓴이의 일 순위 선택은 스니커즈였다. 오래 걸어도 발이 아프지 않은 편안함, 다양한 디자인으로 때에 따라 정장에도 어울리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니커헤드(한정판 스니커즈나 단종된 스니커즈를 수집하는 마니아층)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이키가 그들에게 어느 위치인지, 에어 조던이 어떤 상징성을 지니는지, 아디다스가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하여 출시한 스니커즈가 어떤 인기를 얻는지 등은 알음알음 알고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지금의 스니커즈 열풍과 리셀 시장에 대한 소식은 들을 때마다 얼떨떨하다.

스니커즈를 사려면 온라인에서 추첨에 응해야 한다더라 혹은 MZ세대는 리셀로 재테크를 한다더라와 같은 카더라를 뉴스와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일반 소비자도 아마 글쓴이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대체 에어 조던이 뭐길래, 나이키 x 사카이는 뭐길래 이리 난리인지. 피어난 호기심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지만 워낙 광범위한 내용에 물음표만 더 늘어날 뿐이다. 그렇다. 하위문화로 서서히 시작한 스니커즈는 출퇴근길에 유튜브 요약본을 하나 본다고 해서 다 이해할 수 없는,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도 스니커즈 문화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책 <올해의 스니커즈>는 좋은 입문서다. 스니커즈 문화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에어 조던 1이 탄생한 1985년부터 이제 고인이 된 버질 아블로의 오프화이트와 협업한 에어 조던 5가 출시된 2020년까지. 그해 출시된 스니커즈 중 역사에 남을 모델을 소개하고 탄생스토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다른 스니커즈 해설서와 다른 점은 스니커즈의 탄생 과정은 물론, 기술, 디자인, 마케팅 그리고 사회에 미친 영향까지 다각도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전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스니커즈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술술 읽을 수 있으며 동시에 우리 사회의 과거 모습까지 엿볼 수 있다. 단, 대부분의 스니커즈가 미국에서 탄생했기에 1980~90년대 미국 문화(대중 음악과 스포츠 등)를 잘 모른다면 간혹 막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책 <올해의 스니커즈>는 해당 스니커즈의 사진을 크게 배치하고, 앞, 뒤, 옆 심지어 바닥까지 상세히 보여준다. 스니커즈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훔치고,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디자인 덕분이다. 스니커즈 디자이너들은 아무리 커봐야 길이, 높이 모두 30cm를 조금 넘는 이 작은 입체물에 할 수 있는 모든 상상력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디자이너의 상상이 구현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최근에는 워낙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아 스니커즈의 원래 목적이 희미해졌지만, 무엇보다 스니커즈는 인간이 신체적 한계를 넘어 신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장치로서의 역할도 크다. 그래서 각 스포츠 브랜드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최첨단 기술을 스니커즈에 도입했다. 실제로 나이키 줌 베이퍼플라이는 마라톤 기록을 단축함으로써 스포츠에서 스니커즈의 발전이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한편, 책은 번외편으로 더 알면 좋을 스니커즈들도 소개한다. 덕분에 이 책 한 권만 있어도 현대 스니커즈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번외라고 해서 내용이 부실하지 않다. 이 모델을 누가 만들었는지, 왜 만들어졌고 인기가 있는지 짧지만 상세하게 적혀 있어 스니커즈에 대한 지식을 점점 쌓을 수 있다.

간혹 찜한 스니커즈를 쉽게 가질 수 없는 현 상황에 어이가 없을 때가 있다. 그리고 끝없이 오르는 리셀 가격을 보면서 ‘과연 이게 맞는 건가?’라는 때아닌 철학적인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스니커즈를 보면 눈이 번쩍 뜨이고, ‘어머! 이건 사야해!’를 외친다. 현재의 스니커즈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스니커즈 문화는 현시대를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렇기에 <올해의 스니커즈>는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두고두고 읽으며 현재를 기억하고, 논의하고, 참고하면 좋은 책이다.

허영은 에디터

자료 제공 워크룸프레스

Discover More

NEW
NEW
POP-UP
NEW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