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31

장애인을 위한 마우스와 키보드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댑티브 액세서리 시리즈
마이크로소프트가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마우스와 버튼을 출시했다. 사용자 몸의 상태와 니즈에 따라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이 제품은 장애인의 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 장애물이나 심리적 장벽을 없애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얼마 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다운증후군 언니를 둔 영옥의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동생 영옥(한지민)은 다운증후군을 가진 언니 영희(정은혜)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무슨 그림이냐며 화를 낸다. 장애인 가족을 둔 영옥 마음의 상처와 방어기제로 인한 반응이었지만, 한편으로 이는 우리가 장애인의 가능성을 얼마나 한정 짓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사다. 하지만 영희가 그린 그림이 증명했듯이 장애인은 비장애인처럼 활동하지 못할 거라는 건 틀린 생각이자 오만이다.

 

물론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제약 없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디자인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그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는 배리어 프리에 디자이너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최근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면서 많은 기업이 배리어 프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윈도우로 전 세계 PC 시장을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속해서 배리어 프리에 관심을 보인 기업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태블릿 PC ‘MS 서피스’에 적용되는 배리어 프리 제품 ‘서페이스 어댑티브 키트(Surface Adaptive Kit)’를 출시한 것에 이어 올가을에 장애인을 위한 PC용 마우스와 버튼인 ‘어댑티브 액세서리(Adaptive Accessories)’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댑티브 악세서리는 기존 마우스와 키보드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 장애물이 되어 그들이 PC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제품이다. 마우스와 버튼, 이를 PC와 연결하도록 도와주는 허브로 구성되어 있으며 허브를 제외한 마우스와 버튼은 사용자에 신체적 상황에 따라 3D 프린트를 활용하여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어댑티브 마우스의 기본 형태는 정사각형으로, 버튼과 센서로 구성되어 있다. 사용자는 자신의 신체적 구조에 따라 손목 받침대를 제작하여 마우스에 장착할 수 있다. 손목 받침대의 기본형은 회전으로 자유롭게 좌, 우를 바꿀 수 있어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모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댑티브 버튼은 기존의 키보드를 대신하는 제품이다. 그러다 보니 형태도 다양하다. 버튼 2개만 있는 버전, 조이스틱 버전, 버튼과 방향이 8개로 나눠진 버전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각 버튼과 움직임에는 사용자 정의로 지정할 수 있어 자주 사용하는 명령을 단축키처럼 입력할 수 있다. 버튼 역시 마우스처럼 3D 프린트로 보조 장치와 버튼을 추가하여 몸이 불편한 사용자가 훨씬 더 편하게 PC와 버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성품의 마지막, 어댑티브 허브는 PC 및 디바이스와 어댑티브 마우스, 버튼을 연결해주는 보조 장치다. 무선 혹은 USB 단자를 통해 어댑티브 액세서리를 최대 3개의 장치에 연결할 수 있다. 덕분에 사용자는 더욱 더 많은 디바이스를 자신에게 맞춘 액세서리로 작동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사용자의 활동을 확장해 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댑티브 액세서리와 같은 배리어 프리 제품은 장애인들의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높여주며, 좋아하는 앱과 프로그램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사용자가 어댑티브 제품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와 디자인 과정에 장애인 커뮤니티와 협력했다.

한편, 모두가 차별과 불편함 없이 디지털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조건 제품과 서비스의 형태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만 있지 않다. 작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서페이스 어댑티브 키트는 단순한 보조 장치와 스티커만으로도 충분히 장애인이 디바이스를 즐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촉감으로 기능을 구별할 수 있는 스티커, 쉽게 서페이스를 열 수 있게 도와주는 지지대 등 간단한 장치만으로도 장애인은 편하게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몸이 불편하든, 불편하지 않든 누구나 편하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리어 프리 장치들은 앞으로 계속, 더 다양하게 출시되어야 한다. 본 소식을 전한 해외 매체 ‘The Verge’는 배리어 프리 제품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디자인과 부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제공된다면 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말처럼, 기업들이 진정한 배리어 프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은 물론 가격과 접근성도 중요하다는 걸 기억해야 할 것이다.

허영은 기자

자료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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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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