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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0

뮌헨에서 베를린으로, iF 디자인 어워드 2022

2년 만에 베를린에서 열린 iF 디자인 어워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손꼽히는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 행사가 2년 만에 돌아왔다. 팬데믹의 영향 속에서 그간 iF 디자인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을까?

iF 디자인이 맞이한 몇 가지 큰 변화 중 하나는 지난 25년간 iF 디자인을 이끌어 온 대표 랄프 비그만(Ralph Wiegmann)의 자리를 우베 크레머링(Uwe Cremering)이 맡게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올해부터 뮌헨이 아닌 베를린을 새로운 거점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특히 베를린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iF 디자인 어워드 행사는 132명의 심사위원단, 57개국 11,000명의 지원자, 총 9개의 디자인 카테고리와 80개의 세부 카테고리로 역대급 규모를 자랑했다. 세계적인 디자인 커뮤니티 규모는 물론이거니와 약 70년 역사를 지닌 iF 디자인을 이끄는 우베 크레머링 대표를 디자인프레스가 베를린 현지에서 만났다. 새롭게 iF 디자인의 지휘봉을 잡은 그에게 그간의 관습에서 벗어나 베를린을 주목하게 된 계기와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의 경향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맞이하는 미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물었다.

Interview with 우베 크레머링

iF 디자인 대표
iF 디자인 대표 우베 크레머링(Uwe Cremering) ⓒ heyPOP

이번에 처음으로 iF 디자인 어워드가 베를린에서 열린다. 이전까지는 독일 뮌헨에서 행사를 진행해왔는데 올해 행사 개최지로 베를린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팬데믹 이전 뮌헨에서 iF 디자인 어워드 행사를 진행하며 iF 행사를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글로벌 게스트가 이곳을 찾아준다는 것을 알았다. iF 디자인 어워드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보다 흥미로운 디자인 환경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도시면 어떨까 싶었다. 베를린은 예술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도시이기도 하다.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베를린 디자인 위크도 열린다. 이곳에서 1년 혹은 2년 정도 행사를 진행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시상식을 진행 중인 우베 크레머링 대표 ⓒ heyPOP

2년만에 개최된 iF 디자인 어워드 행사이다.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 심사 과정에서 주목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iF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특정 주제와 토픽이 정해져 있진 않다. 물론 여러 지점을 고려하지만 우리가 중점적으로 고민한 건 다름 아닌 환경적 영향이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적 영향이란 제품과 디자인 과정에서의 재료 혹은 부품 낭비 등을 말한다. 2022년 iF 디자인 어워드에는 총 80개의 세부 카테고리가 존재한다. 여기에는 애플, 삼성, LG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부터 중소 기업과 신진 디자이너까지. 모든 규모의 브랜드와 기업이 한데 섞여 있다. 무엇보다 올해 큰 변화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iF 디자인 어워드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이 무려 15% 증가했다는 점이다. 또한, UI와 UX 디자인 분야 안에서 세부적인 카테고리가 증가했다는 점도 변화로 꼽을 수 있다.

iF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 모습 ⓒ heyPOP
iF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 모습 ⓒ heyPOP

최근 아시아 국가의 디자인 그리고 디자이너의 부상이 돋보인다. 이러한 경향 혹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궁금하다.

지난 25년간 특히 한국은 삼성, LG를 포함한 몇몇 기업이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어 왔는데 매우 흥미롭게 지켜봐왔다. 올해는 총 73개의 골드 어워드 중에서 무려 9개를 수상하기도 했다. 굉장히 높은 비율이다. 동시에 이는 한국 고유의 디자인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전 세계에서 고유의 디자인 언어를 지닌 국가는 독일, 스칸디나비아를 포함해 소수에 불과하다. 고유의 디자인 언어를 지녔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의 디자인은 순수함과 동시에 역동적이고 유려한 모양과 형태의 디자인이 혼합된 특징이 있다. 물론, 한국의 디자인 그리고 한국 디자인 언어를 특정 개념으로 못 박아 말할 수 없겠지만 올해 골드 수상자들의 디자인을 비롯해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한국의 디자이너 작품에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특징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iF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이 열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전경 ⓒ heyPOP
iF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 및 관계자들 ⓒ heyPOP

전 세계의 수 많은 디자이너와 기업들이 iF 디자인 어워드를 찾는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곤 하는데 iF 디자인 어워드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글쎄, 다른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를 비교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월드와이드(Worldwide)를 기반으로 하고, 가능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심사하고 판단한다. 매해 우리의 주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더불어 수상자에게 무대(Stage)를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6일에 개최한 iF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과 함께 온라인을 통해 수상자와 작품을 소개하는 홍보 캠페인을 진행한 것도 그 일환이다. 만약 한국에서 온 수상자가 있다면 우리는 이들을 한국에 소개하지 않는다. 유럽과 미국 시장에 이들을 소개하고 홍보한다. iF 디자인 어워드에 참여하는 이들은 바로 이러한 부분을 기대한다. 특히, 수상까지 거머쥔 디자이너라면 자신의 비즈니스를 더 넓게 확장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골드 어워드 수상자들의 포토 타임 ⓒ heyPOP

한편에서는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자가 너무 많은 것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던데.

어워드 수상자가 많은 것 아닌가 하는 이슈는 수십년간 내부적으로도 논의되어 온 주제이다. 만약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에 속한 이들의 제품이 품질이 좋지 않다면 분명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만, 올해는 대부분이 높은 수준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더불어 이러한 논쟁이 생기지 않도록 매년 심사위원과 함께 낮은 점수대의 제품의 품질을 정도를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결국 지원자나 수상자가 많은 것은 문제가 아니다.

이전까지 디지털 마케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분야 기업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추측건대 팬데믹 기간 가시화된 디지털 중심 현상이 iF 디자인에 합류한 배경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은데. iF 디자인 어워드의 앞으로 행보에서 디지털의 영향은 어느 정도 일지도 궁금하다.

매우 좋은 질문이다. 우선 나는 디지털화에 깊이 공감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처음 합류할 때 첫 번째 아이디어로 심사 과정을 완전히 디지털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곧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전 검토는 온라인으로 할 수 있었지만 물리적인 오프라인 심사 과정을 대체할 수 없었다. 전 세계에서 보내온 디자인 제품을 심사위원이 직접 만지고 물리적으로 경험하는 건 필수 과정이다. 한편, 지난 6, 70년 간 5만 명이 넘는 수상자의 데이트베이스를 새로운 디지털 환경으로 가져 올 계획을 준비 중이다.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물론 올해도 가시지 않은 팬데믹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 매일 같이 심사위원과 iF 디자인 각국 지사 직원들이 코로나로 참석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모든 팀원과 심사위원들이 iF 디자인 어워드와 시상식을 위해 맡은 바 열심히 일했다.

베를린 디자인 위크에 맞춰 오픈한 팝 쿠담 ⓒ heyPOP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설계한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전경 ⓒ heyPOP

앞서 베를린을 디자인의 도시라는 말이 인상적인데. 베를린에서 추천하는 디자인 스팟이 있다면 알려달라.

집어서 한 건물만을 디자인 스팟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베를린은 그 자체로 하나의 디자인 스팟이다. 프리드리히샤인(Friedrichshain), 크로이츠베어그(Kreuzberg), 미테(Mitte) 등 각기 다른 지역과 구역을 걸어 다녀보기를 추천한다. 구시가지의 오래된 건물부터 지금 우리가 인터뷰하는 BMW 드라이브 센터까지. 베를린을 모두 흥미롭게 만드는 스팟들이다. 베를린을 거닐며 곳곳에 자리한 다채로운 디자인 언어를 즐기기를 추천한다.

 

앞으로의 미래 디자인은 어떤 가치나 철학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에게 환경에 대한 질문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구와 환경 보호를 과연 누가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정치인? 정부? NGO? 나는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통해서 중요하고도 명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정훈 기자

사진 우정민 PD

이정훈
독일 베를린에서 20대를 보냈다. 낯선 것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쉽게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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