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5

더현대 서울 한 편을 붉게 물들인 공간

'1064스튜디오'의 첫 번째 팝업!
주얼리 브랜드 1064스튜디오(1064studio)의 첫 팝업이 더현대 서울에서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1064스튜디오는 국내 최초로 네타포르테에 입성한 주얼리 브랜드. 글로벌 온라인 편집숍 '센스(SSENSE)', 호주 최대 럭셔리 백화점 '데이비드존스(DAVID JONES)' 등 국내외 유수의 상업 공간에 입점해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팝업은 1064스튜디오의 기존 컬렉션 라인과 함께 새 컬렉션인 ‘더 트윈스(THE TWINS)’를 선보이는 자리다. 더현대 서울의 지하 2층 가운데 범상치 않은 인상의 붉은 구조물을 발견했다면 제대로 찾은 셈. 브랜드를 이끄는 1064스튜디오 노소담 디렉터와 공간 프로젝트를 맡은 콜(COR)의 담당자를 만나 이번 팝업에 관해 물었다.

Interview with 1064스튜디오

노소담 디렉터

 

© COR

 

브랜드 운영 8년 차에요. 첫 팝업을 더현대 서울에서 연 소회는 어떠세요?

짧은 기간에 저희 브랜드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컸는데 오픈하고 나니 마음이 놓여요. 1064스튜디오는 전 제품을 핸드메이드로 만드는 브랜드이다 보니 재고 때문에 팝업을 열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동안 팝업 제안이 와도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했는데, 더현대 서울과 단독 팝업을 열게 될 기회가 생겨서 제대로 해보자 싶었죠. 코로나 시기에 첫 팝업을 열게 되어 걱정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생각보다 많은 분이 찾아와 좋아해 주시니 감사하죠.

 

© 1064studio

 

이번 팝업을 준비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1064스튜디오가 그동안 제작한 컬렉션 라인을 한눈에 보여주면서 포토존이 될 만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어요. 공간 중심에 라운드 테이블을 두고 지난 몇 년 동안 1064스튜디오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제품을 구성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팝업을 위해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인플루언서 ‘가영’님과 함께 협업해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도 준비했어요. 저희가 따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SNS 홍보만 했을 뿐인데 주말이면 공간이 빼곡할 정도로 많은 분이 찾아와 주셔서 놀라울 따름이에요.

 

콘텐츠 크리에이터 가영과의 협업 컬렉션 © 1064studio

 

새 컬렉션 ‘더 트윈스(THE TWINS)’를 이번 팝업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들었는데 소개를 부탁드려요.

‘더 트윈스(THE TWINS)’는 컬렉션명처럼 대칭을 이루는 디자인이 중심입니다. 이번 컬렉션은 실버와 잼스톤, 레진을 주요 소재로 하나의 주얼리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에 중점을 뒀어요. 반지 앞 뒷면이 같거나, 실버와 골드를 함께 구성한 반지를 통해 컬렉션 의도를 담고자 했죠. 이번 팝업이 끝나고 추후 온라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답니다.

 

공간 색상 덕에 멀리서도 눈에 띄더라고요. 바닥과 벽면에 부착된 카페트를 직접 염색했다고요.

저희 브랜드를 대표하는 색상이 ‘오렌지’인데요. 그동안 패키지에 조금씩 노출하기는 했지만, 다들 잘 모르시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브랜딩에도 신경 쓰고 강렬한 인상을 전하자는 취지로 ‘콜(COR)’과 함께 준비한 카페트입니다. 원하는 털색이 없어서 아예 전문 업체를 찾아 염색을 의뢰했어요.

 

 

벽을 세워 팝업 공간 안팎을 구분했네요. 벽면에는 컬렉션 화보 사진도 있고요.

네, 원래 계획은 더 높게 벽을 세우려고 했는데 백화점 측과 협의하며 조금 낮아졌어요. 이제껏 팝업을 위해 한 번도 벽을 세운 적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저희가 의도한 공간 경험이 있으니 양해를 구했죠. 벽면에는 새 컬렉션의 화보 이미지가 있는데요. 얼핏 보면 쌍둥이처럼 보이지만, 한 사람의 피부톤과 얼굴을 보정하고 합성해 연출한 사진이랍니다. 이번 컬렉션의 상징적인 이미지라고 볼 수 있죠.

 

팝업과 함께 어떤 이벤트를 진행 중인가요? 현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다양한 할인 이벤트는 물론 현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SNS에 태그하고 인증하면 진주 키링을 선물로 드리고 있어요. 특히 고객분들이 가장 호응해 주시는 부분은 현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바로 맞춤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핸드메이드 제품이라 완전히 새로운 주얼리를 제작할 수는 없지만, 목둘레에 맞춰서 길이를 조정하는 등의 간단한 커스터마이징은 가능하니까요.

 

 

Interview with 콜(COR)

최원호 대표, 김지영 실장

 

© COR

 

콜(COR)은 어떤 회사인가요?

저희는 브랜딩과 공간 디자인을 합니다. 브랜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각 브랜드만의 매력적인 정체성을 부여하는 디자인 작업을 해오고 있어요.

 

1064스튜디오의 더현대 서울 팝업 공간 프로젝트를 맡았어요. 공간의 전체적인 콘셉트가 궁금합니다.

1064스튜디오는 다른 주얼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를 접목해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어온 브랜드입니다.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을 담기 위해 팝업 공간 역시 소재적으로 접근해 틀을 깨고자 했어요. 1064스튜디오 디렉터님이 주얼리를 디자인할 때 주로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잔디와 풀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을 상상하며 공간을 기획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브랜드 측에서 강조한 부분은 무엇인지, 세부적인 디자인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궁금합니다.

브랜드 측에서 요청한 점은 두 가지였어요. 우선 브랜드 색상인 ‘오렌지’가 두드러졌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대중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팝업 공간인 만큼, 주목도 높게끔 구성해 달라는 것. 그 외 부분은 저희가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게 맡겨 주셨습니다.

 

 

두 가지 키워드를 표현하기 위해 롱 파일 카페트를 마감재로 사용했습니다. 털의 결이나 색상이 어우러지면서 계획했던 러프한 비주얼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임팩트가 너무 강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털이라는 소재가 한 번쯤 손으로 쓰다듬고 싶은 마성의 매력이 있어서 의외로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도 벽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카페트 다음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벽이었어요. 오픈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것이 아니라, 안팎을 구분 지어 내부로 들어왔을 때 완전히 오렌지 털로 뒤덮인 공간 안에 있는 안정감을 원했거든요. 높은 벽을 세워 공간감을 구현하고 외부에서 콘텐츠가 바로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일부 벽에는 털 프레임이 둘러진 듯한 전신거울과 대형 화보를 설치해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도 마련했고요.

 

공간 전체가 털로 뒤덮여 있어서 시공과 마감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겠어요.

카페트 마감재로 풀이 길게 자라난 풍성한 느낌을 연출하고 싶었기 때문에 털 길이를 70mm의 긴 기장으로 제작했는데요. 길이가 길어서 일부가 갈라지며 털이 가르마처럼 갈라지더라고요. 예상치 못한 털의 결 방향을 정리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웃음).

 

 

앞으로도 다른 브랜드와 팝업 프로젝트를 지속 및 확장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좋은 브랜드와의 협업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에 저희가 해오던 방향성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여서 의미가 컸어요. 이제껏 오래 지속할 수 있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방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짧은 기간에 강력한 브랜드 인상을 전하는 방식도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김세음 기자

자료 제공 1064스튜디오1064studio, COR

장소
더현대 서울 지하 2층
주소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일자
2022.02.03 - 2022.02.16
김세음
글쓰기를 즐기는 디자인 전공자.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아름다움과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면면이 조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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