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트렌드 소식을 엄선하여 받아보기

알아두면 좋은 트렌드 소식을 엄선하여 받아보기

2022-02-04

MZ세대 작가의 ‘요즘’ 소통 방식!

안태원, 한지훈 2인전 <피크렌>
안태원, 한지훈 작가의 2인전이 망원동 얼터사이드(Alterside)에서 진행 중이다. MZ 세대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이들을 다시 한번 이어준 건 다름 아닌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 미처 서로를 알기도 전, 두 작가는 해당 만화를 통해 다른 장소 속 같은 시대를 공유하며 유대를 쌓아 나갔다.
전시 전경 ⓒ 얼터사이드

 

전시 제목 피크렌(PICREN) 역시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착안해 새롭게 만들어낸 단어. 만화의 일본식 축약 제목인 ‘하가렌(ハガレン)’과 사진을 의미하는 영단어 ‘Picture’를 혼합했다. 이모티콘, 짤, 밈(meme) 등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이미지가 갖는 힘이 더 커져버린 요즘. <피크렌(PICREN)>은 이처럼 문자 언어보단 이미지 언어를 먼저 습득하고 선호하는 오늘날의 소통 방식에 주목한 전시다.

 

My Cat is Rockstar, 2022 ⓒ 얼터사이드

 

전시에선 안태원 작가의 대형 작품 한 점과 이를 둘러싼 한지훈 작가의 작품 다섯 점, 그리고 두 작가가 협업해 만들어 낸 합동 작품 두 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거대한 조각은 바로 안태원 작가의 작품 ‘My Cat is Rockstar’. 반려묘인 ‘히로’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안태원에게 영감이 된 건 온라인 공간에서 소위 ‘짤’이라 불리는 인터넷 밈. 작가는 하찮고 허술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밈의 매력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여러 탐구를 거듭한 뒤 이를 자신의 작품에 적용시켰다.

 

엄청난 소요 시간과 디테일이 요구되는 안태원의 스프레이 작업. 손가락이 펴지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 작업했다고 한다. ⓒ 얼터사이드

 

작업 방식은 그래픽 프로그램 속, 3D 모델 표면에 2차원의 이미지를 삽입하는 텍스처 매핑(texture mapping) 과정과도 닮아있다. 주된 재료는 에어브러시. 평면 혹은 입체의 표면 위에 스프레이를 사용해 형상을 ‘입힌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마치 사진을 씌워놓은 듯 디테일하고 사실적인 표현 방식이 특징이다. 또 하나의 독특한 점은 작품 내 곡선 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이는 사이버 세상 속 픽셀(pixel)을 의미한다. 각진 고양이 꼬리, 빛나는 눈을 가진 고양이의 또 다른 얼굴, 좌측 하단에 들어간 안태원 작가의 초상 등 숨겨진 요소가 많으니 구석구석 둘러보길 추천한다.

 

작품은 종이를 일일이 접어 완성했다. AOI SOLA, 2022 ⓒ 얼터사이드

 

홍익대학교 공대를 진학한 뒤, 미대로 진로를 변경한 독특한 이력의 한지훈 작가는 방대한 정보의 바닷속, 한 번쯤 보았을 법한 익숙한 시각물을 수집한다. 이후 선별된 이미지 재료들은 최소 단위로 나뉘어 전개도의 형태로 인쇄되는 과정을 거친다. 모든 단계는 ‘종이접기’ 작업을 위한 준비 과정. 작가는 종이접기 행위를 통해 해체와 재구성을 반복하며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FUJI TINKY WINKY, 2022 ⓒ 얼터사이드

 

<피크렌> 속 한지훈 작가의 작품은 마치 알고리즘과 같이 배치돼 있다. 윈도우 배경화면을 닮은 ‘AOI SOLA’는 수많은 이미지의 근원지를 암시하며, 작품 속 넓은 초원과 푸른 하늘로부터 연상되는 만화 ‘텔레토비’를 모티프로 해 이내 또 다른 네 개의 작품을 구성했다. 모든 작품은 끝말잇기를 하듯 서로 연관성을 띠며 시각적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킨다.

 

MATATABI series, 2022 ⓒ 얼터사이드
KI LAA LAA, 2022 ⓒ 얼터사이드

 

‘MATATABI series’는 안태원 작가의 ‘My Cat is Rockstar’로부터 떠올린 작품이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캣잎을 형상화해 작업했다. 한편, ‘버거킼’과 ‘KI LAA LAA’는 두 작가의 협업작. ‘KI LAA LAA’의 경우 안태원 작가가 작품 밑면을 맡아 텔레토비 등장인물인 ‘나나’를 그렸고, 윗부분을 한지훈 작가가 맡아 완성했다. ‘나나’하면 떠오르는 ‘노란색’, ‘바나나’, ‘별’ 등의 아이콘이 돋보인다.

 

버거킼, 2022 ⓒ 얼터사이드

 

두 작가의 재치가 그대로 담긴 ‘버거킼’에서도 알고리즘의 관계성은 여실히 드러난다. 햄버거 빵 대신 ‘빵 형’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의 이미지를 넣었고, 치즈가 들어갈 위치엔 노란색 피카츄가 자리한 모습. 하나의 형상에서 파생된 두 작가의 서로 다른 연상 이미지가 켜켜이 쌓여 색다른 작품을 완성해 냈다. 전시는 2월 12일까지 계속되며 얼터사이드 유튜브 채널에서는 안태원, 한지훈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지선영 기자

자료 제공 얼터사이드

장소
얼터사이드
주소
서울 마포구 망원동 436-36
일자
2022.01.18 - 2022.02.12
헤이팝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헤이팝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브랜드에 주목합니다.

콘텐츠가 유용하셨나요?

0.0

Discover More
MZ세대 작가의 ‘요즘’ 소통 방식!

SHARE

공유 창 닫기
주소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