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두면 좋은 공간, 팝업, 전시 소식을 가장 쉽게 받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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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1

유용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찾아

행잉스터프가 '행잉' 하는 일상의 사물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는 사물은 없다. 저마다 역할의 크기는 다를지라도 나름의 구색을 갖추고 쓰임을 다한다. 쓰임의 빈도가 잦을수록 사용자의 반경 안에 안전하게 들어와 있다. 무엇을 어딘가에 건다는 것은 그 무엇이 손때가 가득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행잉스터프(HANGING STUFF)는 늘 머무르지만 그럼에도 특별할 것들에 오늘도 열정을 쏟는다.
© 행잉스터프

 

우리는 공간에서 생활한다. 일을 하거나, 쉬면서 공간의 일부가 된다. 그 사이사이 가만히 벽에 시선을 둘 때, 걸려 있어 멋진 것들이 있는가 하면 그저 시야를 붐비게 하는 것들도 있다. 때로는 공간이 허전해 보여 무언가를 걸고 싶기도 하다. 걸어보니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주위의 것들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것, 고요했던 공간에 기분 좋은 리듬감을 선사하는 것. 바로 행잉스터프가 찾고, 만드는 것이다.

 

 

Interview with 행잉스터프

김수연 대표

 

라이프 스타일 그룹 '림더라이프'를 이끄는 임상완, 김수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먼저 ‘림더라이프(LIMN the LIFE)’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림더라이프는 ‘그림 같은 일상’을 만드는 일에 진심인 두 사람, 임상완과 김수연이 이끄는 라이프 스타일 그룹이에요. 아름다운 상황이나 광경을 만나면 ‘그림 같다’라는 표현을 하잖아요. LIMN은 ‘그리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 동사이기도, ‘그림’이라는 우리말에서 따온 음절이기도 해요.

 

임상완과 저는 각자의 분야에서 일을 해왔어요. 임상완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테크놀로지 기업 두 곳의 한국지사장을 지냈고, 저는 국내외 기업과 브랜드를 위한 브랜딩 서비스 회사를 운영했지요. 그간은 속한 회사나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했다면, 현재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를 중심에 두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든 직장인의 궁극적인 목표일 텐데요. (웃음) 여하튼 좋아하는 것이 곧 업인 삶을 살고 있어요.

 

WXDXH city store에서 2주간 진행되었던 림오리지널의 팝업 전시
신촌문화관에는 여러 브랜드가 입주해 있다. 현재 새로운 입주자 모집 중.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 중이시라고요.

행잉스터프, 림오리지널(LIMN ORIGINAL), 신촌문화관을 운영 중입니다. 림오리지널은 저의 패브릭 작업 레이블이에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전통 바느질을 공부하며 개인 작업을 이어 왔는데요. 전통 바느질 기법에 기반을 두고 작업하지만, 전통공예를 넘어 현대적인 미학을 담고자 합니다.

 

신촌문화관은 신촌에 있는 문화교류 공간이에요. 두 개의 갤러리와 카페, 막걸리 양조장, 내추럴 와인 수입사의 창고, 아트숍, 디자인 스튜디오 등이 함께 하고 있고요. 조금 많지요? 이 중 갤러리와 카페는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행잉스터프의 아두닉 인디언 랙과 아두닉 인디언 쉘브 © 행잉스터프
신촌문화관 2층, 벤치커피스튜디오 한 켠의 아두닉 시리즈가 눈에 띈다. © 행잉스터프

 

행잉스터프의 탄생 비화가 무척 궁금한데요.

행잉스터프는 말 그대로 ‘걸려있는 물건’을 소개하지요. 거창하지 않게 저희가 좋아하는, 저희에게도 필요한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몇 년 전, 신촌문화관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각 층과 룸마다 두고 싶은 리빙 제품이 몇 가지 있었거든요. 덴마크 어느 카페에서 본 키친 랙이나, 파리의 어느 호텔 입구에 걸려있던 행어 등. 멋만이 아니라 실용성도 겸비한 제품이 대량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한동안 정말 열심히 찾았는데요. 시대를 풍미하고 단종 되었거나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제품들이라 아쉬움이 컸어요. 현대의 시선으로 봐도 충분히 매력 있는 디자인이니까요. 그때부터 원류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류가 인도의 ‘국민 키친 랙’이라니 놀라워요. 아두닉 인디언 시리즈도 그에 영감을 받은 거군요.

저도 원류를 알기 전까지는 유럽의 디자인일 거라 막연히 생각을 했지요. 아직 이 멋스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 우리가 한 번 소개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실제로 상완과 제가 생활하는 집이나 작업실에 저희가 많은 가구와 소품을 행잉 하고 있더라고요. 폴 카도비우스(Poul Cadovius)의 로얄시스템(Royal system)부터 알리버트(Allibert) 거울, 비트라(Vitra)의 유텐실로(Uten.Silo), 빈티지 랙…. 벽이나 천정에 행잉 하는 제품은 지면과 수평을 이루는 가구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공간의 스타일이나 쓰임에 따라 용도와 분위기가 달라지잖아요. 아두닉 인디언 시리즈가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지요.

 

론드 프렌치 행어 3, 론드 프렌치 행어 1~4의 패키지 © 행잉스터프
론드 프렌치 행어 5는 다섯 개의 원형 걸이와 선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 행잉스터프

 

이어 최근에는 론드 프렌치 행어 시리즈를 출시했어요.

론드 프렌치 행어(ROND FRENCH HANGER)는 100여 년 전 유럽의 아르데코(Art Déco)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어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심플함과 우아함이 더해졌지요. 어느 공간에 행잉 해도 눈에 띄는 디자인과 존재감으로 아르데코 디자인의 매력을 한껏 뽐낼 거예요. 옷장 대신 간이 행어가 필요한 곳에 비치한다면 제 몫을 톡톡히 할 것이고요.

 

김수연 대표의 공간에 행잉 한 아두닉 시리즈와 론드 프렌치 행어 5

 

제품 디자인이나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텐데요.
2020년 초부터 브랜드를 준비했는데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었잖아요. 결국 국내 생산으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단지 수입사에 머무를 수도 있었는데, 필요에 대한 갈망과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자체 제작을 결심하게 한 것 같아요.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기쁜 순간은 언제인가요?
한국에 참 멋쟁이들이 많아요. 멋을 향유하고 공부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제품을 소개했을 때 전해 받는 피드백에 힘이 납니다. 우리가 필요해서 만든 제품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도 찾고 있던 제품이라는 것에서 보람을 느껴요. 아직 저희가 소개하고 싶은 라인업이 많은데요.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쁨이 있을 것 같아 기대되고 떨리네요.

 

© 행잉스터프

 

‘행잉스터프’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요?
행잉스터프의 제품이 보기에 아름다우면서도 쓰임새가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공간에 걸려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도 아름다워야 할 것이고요. 브랜드의 방향을 짧고 간단하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아름답고 쓰임새 있는 무언가를 발견해 내고 만들어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

 

 

소비자로서 한 개인이 선택해 구매한 브랜드나 제품은 결국 그 개인이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가를 투영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김수연 대표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른 사람에게 사물을 통해 자신의 안목을 보여주는 것. 하지만 이보다 앞서 우선적으로 바라는 것은,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즐거운 매일을 지속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멋진 것을 사용하고 있다니!” 하며 미소 짓는 정도의 흐뭇함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 행잉스터프

 

2022년, 삶에 있어 ‘행잉’ 하고 싶은 ‘스터프’가 있다면.
오, 어려운데요. (웃음) 행잉스터프가 작년에 출발했으니 올해는 방향을 잡고 속력을 올리는 기점으로 보고 있어요. 아마도 열정을 행잉 하지 않을까요? 새로운 제품 개발 및 출시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할 예정이거든요. 당분간 저희의 론드 프렌치 행어에는 작업복과 장갑이 주로 걸려있을 예정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올해가 끝날 즈음 다시 한번 만나고 싶네요. 성장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김가인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행잉스터프

김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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