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2

영화에서 찾아낸 46개의 레시피

영화 속 주인공처럼 먹고 싶다면, '더 쿡북'
책 ‘The Cook book’은 46명의 셰프가 46편의 영화에서 찾아낸 요리의 레시피를 담은 요리책이다. ‘화양연화’부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까지, 영화 속 인물과 상황을 대변하던 음식들을 이제 집에서 먹어볼 차례다.
© Hato press

 

“음식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등 모든 것을 말해준다.” – 마틴 스콜세지

 

음식은 그를 먹는 사람의 성격과 삶을 대변한다고 생각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본인이 연출한 영화에서도 음식을 통해 캐릭터의 성격, 감정, 상황을 표현했다. <택시 드라이버>의 블랙 커피와 치즈를 얹은 애플 파이는 주인공 트래비스의 감정과 성격을 보여줬고,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는 주인공 벨포드의 비뚤어진 성격을 FBI에게 랍스터를 던지는 장면으로 표현했다.

 

영국의 Hato Press는 마틴 스콜세지의 말에 영감을 받아 영화에 등장한 음식의 레시피를 담은 요리책 <The Cook Book>을 출간했다. 달콤한 페스츄리로 시선을 빼앗았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물론, <20세기 소년>에 등장한 일본 라멘 등 디저트부터 아시아 음식까지 책이 선사하는 레시피는 국가, 종류 구분없이 다양하다.

 

© Hato press

 

솔직히 말하자면, 책 속의 레시피는 영화 속 음식과 똑같지 않다. 그럴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우리에게 영화 속 음식은 레시피와 맛이 아닌 이미지로서 남아지기에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책을 기획한 Hato Press 역시 영화의 감성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대신, 전 세계의 셰프 46명에게 각 영화 속 음식 장면을 보고 영감을 받은 레시피를 받았다. 즉, 이 요리책을 따라 음식을 만든다면 영화 속 음식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의 음식을 동시에 먹는 셈이다.

 

덕분에 책의 레시피는 더 다양해졌다. 영화 속 음식의 레시피를 그대로 따른 후 자신만의 비법을 더한 셰프도 있었고,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레시피를 선보인 셰프도 있었기 때문이다. 독자는 구운 복숭아와 라즈베리를 먹으면서 <콜 바이 유어 네임>의 아픈 사랑을 떠올리고, 새우 칵테일을 먹으면서 <비틀쥬스>의 괴상한 집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 Hato press

 

한편,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편집샵을 운영하는 Hato Press는 영화와 음식의 관계를 잘 전달하기 위해 완성된 음식의 정갈한 사진이 아니라, 그 음식이 등장하는 영화 속 장면과 레시피에 영감을 준 영화의 대사를 함께 실었다. 또한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영화의 요소를 차용하여 책을 디자인했다. 영화가 끝난 후에 등장하는 엔딩 크레딧에서 영감을 받아 책 전체의 레이아웃을 디자인했으며, 18세기 이탈리아 요리책에서 자주 사용한 서체 – 디돈(Didone)에서 영감을 받은 ‘The Fourth Lion’이라는 서체를 디자인하여 책의 주요 서체로 사용했다. 그리고 한때 헐리우드 영화의 기둥이었던 MGM 영화사의 로고 타이틀(포효하는 사자가 등장하는 타이틀)의 서체를 따라 장식 서체까지 디자인했다.

 

© Hato press

 

여전히 코로나로 외부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시기. 일주일에 한 번쯤은 ‘The cook book’의 레시피를 따라 음식을 만들어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해봐도 좋지 않을까? 영화 <줄리 앤 줄리아>에서 줄리아가 줄리의 요리책을 따라 요리를 하면서 삶의 활기를 되찾은 것처럼 말이다. 단, 아쉽게도 ‘The cook book’은 아직 영국에서만 발매되어 영문으로만 읽을 수 있다. 이참에 영어공부라는 새해 계획에도 한 번 도전해 보자.

 

 

허영은 기자

자료 제공 Hato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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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은
다양성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서 보고, 듣고, 읽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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