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0

멜버른에서 반짝이는 핑크빛 연못?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공모전 선정작!
한국과는 반대로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맞는 호주에서는 매년 12월부터 다양한 이벤트와 축제가 시작된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국내외 여행 또한 자유롭지 못해 여름을 즐기기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에 호주의 미술관들은 대규모 기획 전시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멜버른에 위치한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이하 NGV, National Gallery of Victoria)의 공공미술 프로그램을 눈여겨볼 만하다.
Taylor Knights & James Carey, Pond[er], 2021 NGV Architecture Commission

 

NGV는 멜버른의 중심지이자 미술관의 상징적인 장소인 그롤로 에퀴셋 가든(Grollo Equiset Garden)을 활성화하고 호주의 젊은 건축가들을 장려하기 위해 2015년부터 건축 디자인 공모전인 ‘NGV Architecture Commission’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장기간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모두에게 열린 공공 미술 작품으로서 그롤로 에퀴셋 가든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자들은 친환경 건축 재료를 사용하여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을 설계해야 한다. 선정작은 단순히 시각적인 랜드마크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체험과 참여가 가능한 관객 지향적인 작품이어야 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도시를 빛낼 아름다운 작품을 제작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이벤트 장소로서의 기능까지 고려해야만 한다고. NGV는 심미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함으로써 미술관 앞마당이 멜버른을 대표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Taylor Knights & James Carey, Pond[er], 2021 NGV Architecture Commission

 

2021년 NGV 건축 공모전의 선정작은 멜버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회사 테일러 나이츠(Taylor Knights)가 아티스트 제임스 캐리(James Carey)와 함께 디자인한 작품 ‘Pond[er]’다. 호주 내륙의 소금 호수를 연상시키는 분홍색 연못으로 구성된 이 설치 작품은 별도의 건축물이 아닌 NGV 정원의 일부가 되는 자연스러운 공간으로 탄생되었다. 관람객들은 식물과 물로 이루어진 공간을 탐험하면서 더위를 식힐 수 있고 심지어 안으로 들어가 물장난을 치거나 분홍색 연못을 건널 수도 있다.

 

 

Pond[er]는 인위적이지 않은 건축물을 원했던 테일러 나이츠 측과 제임스 캐리가 ‘물’‘토착 식물’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염두해 설계했다고 한다. 모두 분홍색으로 물든 물의 공간은 빅토리아 주 내륙의 소금 호수를 상징하고 천연자원으로서 물의 희소성과 중요성을 강조한다. 설치 기간에 걸쳐 각기 다른 시기에 피는 빅토리아 주의 야생화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면서도 생태계의 불안정성과 일시성을 보여주면서 환경 보호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Pond[er]’는 건축과 조경의 우아한 상호작용을 통해 호주의 많은 유역이 직면한 문제를 상기시킴과 동시에 자연이 베푸는 자원을 고려하면서 조용히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김남은 기자

자료 제공 Taylor K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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