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트렌드 소식을 엄선하여 받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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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추억이 깃든 노랗고 다정한 상점

물건과 사람들의 이야기, 요안나숍
일상의 아름다운 순간을 간직하시는 할머니, 성냥과 우표를 모으고 자수를 뜨던 어머니, 출장에서 장난감을 사오시던 아버지. 작고 순진한 물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에게 둘러 쌓였던 유년의 기억의 기억은, 모르는 새에 추억이 되어 햇살을 닮은 노란 공간에 담겼다. 추억이 흐르고 공간마다 사람들의 손길이 묻어나는 작은 가게, 요안나숍의 이야기다.

 

편집숍을 디렉팅하는 회사에 9년간 몸 담으며 남다른 감각을 키워온 윤요안나 대표는,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딴 가게에서 분주하게 손님들을 맞이한다. 함께 일했던 김재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손길이 닿은 성수동의 새 공간 LCDC의 3층에 들어선 7개의 문들 가운데 한 곳에 그가 있다. 갈고 닦은 경험들이 녹아난 공간은 처음이지만 능숙하고, 세련되었지만 다정한 느낌을 풍긴다.

 

 

물건 하나를 소개해도 ‘저는 이런 성향이거든요’, ‘이걸 좋아하거든요’ 하며 사적인 기호를 아낌없이 나눠주는 사람. 듣고 있다 보면, 그의 책상에 놓인 매력적인 물건을 나의 공간에도 슬쩍 들이고 싶어진다. 추억과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편집숍, 요안나숍의 이야기가 그의 말을 빌려 소소하게 펼쳐진다.

 

Interview with 윤요안나

요안나숍 대표

 

 

줄곧 꿈꿔왔던 일이었나요?

편집숍을 해야겠다는 꿈은 없었어요. 그저 나이가 들고 언젠가 가정을 꾸리고서도, 어떤 형태라도 좋으니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죠. 하지만 그게 생각보다 큰 욕심이더라고요. 건강, 여러 가지 상황,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까지 모두 받쳐주어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주변에서는 제가 편집숍에서 계속 일을 하다 보니 저만의 가게를 해볼 생각이 있는지 권유하기도 했는데, 늘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죠. 다른 모든 가게도 그렇겠지만 신경 써야 할 일도, 세심히 봐야 할 일도 너무 많다는 걸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에요. 위험을 감수할 만한 자신감도 없었고요. 그러다 많은 고민을 거쳐, 오랜 기간 일했던 회사의 김재원 대표님께서 제안해 주신 기회를 잡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 정말 다른 방향이었지만요!

 

 

포인트오브뷰에서 일한 경험이 가게를 차리는 영향을 끼쳤다고 들었어요.

포인트오브뷰보다 훨씬 더 앞선 가게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습니다. 김재원 대표님이 편집숍을 컨설팅하고 운영하기 시작하던 때에 그 파트의 첫 직원이 되었거든요. 여러 편집숍은 모두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다루고 있는 물건도 모두 달라요. 따라서 자연스레 방대한 양의 물건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같은 카테고리의 물건이라도 컬러, 브랜드, 가격 등 여러가지 조건에 따라 방향성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알고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물건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어떻게 손님들에게 다가갈지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어머니의 취미인 자수와 학창시절 때부터 모아 오신 우표들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출장에서 사 오신 코카콜라 스테이플러

 

요안나숍은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편집숍이에요.

평소 가족들을 통해 작은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마음 한 켠에 품고 있었습니다. 외할머니가 가끔 보내주시는 일상의 사진들이나 어머니가 학창시절 때 모았던 성냥과 우표들, 취미로 하시는 자수와 바느질, 결혼할 때 장만하신 오래된 그릇들 그리고 아버지가 출장에서 사오시는 장난감과 작은 물건들까지요. 어릴 땐 집에 항상 있었기에 전혀 와닿지 않았는데, 편집숍 분야의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예뻐 보이고 관심이 생겼어요. 이 가게에서 제가 보고 자란 것과 같이 작고 소소한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소개하고 싶어졌지요.

 

그 중에서도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구 제품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문구 카테고리가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 제가 좋아하는 작고 소소한 모든 물건에 대한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친근하게 나눠보고 싶어요. 그래서 가게의 색감을 따뜻한 노란색으로 정했답니다.

 

 

김재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부터 김일진 디자이너, 이지하 디자이너까지많은 분의 고마운 도움이 모여 만들어진 공간이지요.

김재원 대표님께서 공간에 대한 큰 틀과 콘셉트를 디렉팅 해주셨습니다. 문구 카테고리부터 다양한 집기까지, 어떤 방향성으로 보여줄지 함께 생각해 주셨죠. 다만 이름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그저 제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소개하려 한다는 부분을 고려해 제 이름을 따 보자고 해 주셨어요.

 

그리고 공간과 가구를 디자인 한 김일진 디자이너님이 있으세요. 공간 디자인을 하지만 제품 디자인을 베이스로 작업하시는 분이에요. 전 직장 동료이기도 해서 어떻게 일 하시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죠. 제가 정확한 느낌을 전달을 하지 못해도 뉘앙스를 캐치해 정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만들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써 주셔서 정말 빠르게 진행 되었어요. 저는 사이즈와 컬러 정도만 결정한 셈이에요.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그래픽 디자인이었는데, 친구가 UI 작업을 주로 하는 이지하 디자이너님을 소개해 주었어요. 갈팡질팡 하는 저를 도와 전체적인 스토리나 앞으로 풀어나갈 느낌을 고려해 많은 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완성해 주셨습니다. 저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해 주셨어요. 이외에도 준비 과정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일을 계속 도와주고 응원해 준 분들은 셀 수 없이 많아요. 이 감사한 마음을 갚으려면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평소 여행을 다니며 좋은 가게들을 많이 보셨을 같아요. 그중 취향을 저격했던 가게는 어떤 곳이었나요?

 

에리어플러스

온라인으로 먼저 알게 된 숍인데, 정말 아름다운 공예품들을 다루고 있어요. 오랫동안 SNS를 보며 지금의 작은 오피스텔을 벗어나면 예쁜 것들을 한아름 사겠다고 다짐했는데, 몇 달 전 마침 근처를 지나다 영업 종료 10분 전에 잠깐 둘러보고 나온 적이 있어요. 생각보다 훨씬 큰 공간이었는데, 이곳저곳에 단차가 있고 벽이 세워져 있어 집 안의 방들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크고 작은 공예품들이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에 조화롭게 놓여진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에리어플러스

 

따뜻한 무드의 빈티지 식기와 소품들을 판매하는 곳인데 제주도에 여행 갔을 때 꼭 들러보고 싶었어요. “이런 곳에 있다고?” 했을 정도로 가정집이 모여 있는 한적한 장소에 있었습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낮고 아담한 공간에 여기저기 쌓여있는 그릇들 속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찻잔 세트를 골라서 나왔어요. 꾸밈 없이 정성 들여 가꾸시는 사장님의 모습과 가게와 물건들 모든 것이 좋았어요. 소박하면서도 편안한 동네의 가게를 보며, 그때 처음 이런 가게를 계속 운영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요안나숍의 물건으로 꾸려보는 하루의 루틴!

 

1

업무 또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to do plain memopad’ 에 오늘의 할 일을 적어본다.

 

to do plain memopad

 

2

식사 전,후 ‘heart logo cup’ 에 물을 따라 영양제를 섭취한다.

또는 곁에 두고 싶은 필기구들을 담아 정리한다.

 

heart logo cup

 

3

언제나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택배 상자는 출입문에 붙여 놓은 ‘magnetic box cutter’ 를 사용해 개봉한다.

 

magnetic box cutter

 

4

하루를 마무리 하며 ‘episode diary’에 자유로운 형식의 일기를 쓴다.

 

episode diary

 

편집숍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시대예요. 속에서 요안나숍을 가꿔나가기 위한 마음가짐이 있다면요?

저다운 것을 하는게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요? 가게 이름도 제 이름이지만, ‘색깔이 너 같다’, ‘물건이 너 같다’ 등의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저는 소박한 물건들을 최대한 편안하게 소개하고 싶어요. “한 번 써볼까?”하게 되는 물건들요.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동네의 작은 가게들을 가볍게 한 번 들러 보게 되잖아요. 늘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주실 수 있는 가게로 잘 가꿔보겠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앞으로 요안나숍을 어떻게 꾸려나가보고 싶으신가요?

최대한 다양한 카테고리를 다루고 싶은데, 가까운 미래에 희망하는 몇 가지 품목을 얘기해 볼게요.

 

1. 공예품/오브제 가격이 높을 것이라는 인식도 많고, 어디에 쓸지 고민되는 분도 많을 거예요. 그럼에도 제가 공예품을 많이 좋아해서, 조금이라도 자리에 들이고 싶어요.

 

2. 테이블웨어 저는 부지런히 요리해 먹는 사람이 아니라 주로 잔, 머그컵, 씨리얼볼, 디저트볼 정도의 작은 식기를 좋아해요. 요리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기분 내어 예쁘게 담아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3. 팝업과 전시 회사에서 많이 해왔던 일 중 하나예요. 직접 하기도 하고 어떤 브랜드나 작가를 소개하기도 했죠. 작은 공간이지만 작은 브랜드나 작가 분을 소개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면 무척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바람들을 이뤄 보기 위해서는 얼른 좋은 동료를 만나야 할 것 같아요. 또 늘 저 혼자 일을 처리하느라 오래 기다려 주시는 손님들이 계시거든요!

 

 

heyPOP QUESTION!

 

요안나숍의 PICK!

직접 뽑은 애정의 물건 3

 

1. Leather Key Holder

이탈리아의 작은 공방에서 수작업으로 만드는 키홀더

 

Leather Key Holder와 오래 지니고 다닌 상어 키홀더

 

오래 전, 어느 페어에서 상어 키홀더를 샀어요. 당시에는 열쇠를 가지고 다녀야 해서 필요로 구매했던 것도 있지만, 그냥 그 작은 상어가 저에게 즐거움을 주었어요. “난 열쇠가 없는데…”하시는 분도 열쇠, 차키, 가방, 에어팟, 파우치 등 다양한 곳에 달아두고 작은 귀여움에서 오는 즐거움을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저의 상어가 이제는 노란 배에 회색빛 등을 가지게 된 것처럼요!

 

 

2

Episode diary

만년 다이어리

 

Episode diary

 

저는 꾸준한 기록이 어려운 사람입니다. 그런 저도 일기라는 걸 써볼까 하는 마음이 들게 한 노트입니다. 달, 날짜, 요일에 무심하게 체크를 하고, 텅 비어있었다면 부담스러웠을 공간에 좋아하는 그리드가 적당히 자리 잡고 있어요. 글, 그림 모두 담을 수 있고 두껍거나 얇거나 진하거나 흐린 그 어떤 필기구도 괜찮으며, 콜라주와 같은 다양한 형식과 시도해 볼 수 있는 다이어리입니다.

 

 

3

Neon megaliner

형광 점보색연필

 

Neon megaliner

 

자주 덤벙대는 저는 조금만 한 눈을 팔면 펜의 뚜껑을 잃어버리기 일수예요. 펜을 열어두면 손이나 옷에 묻고요. 그래서 뚜껑이 없어도 마르지 않고 어디 묻을 일 없는 이 형광 색연필을 정말 좋아합니다. 책이나 메모 등에 형광펜으로 마킹하면 물기 때문에 번짐이 생기거나 팁이 오염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걱정도 필요 없어요. 제가 가게에서 항상 자리에 두고 사용하는 물건 중 하나기도 해요.

 

 

소원 기자

자료 제공 요안나숍

장소
요안나숍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17길
헤이팝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헤이팝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브랜드에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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