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창작이 흐르는 컨테이너

aaa는 아뜰리에(A1), 카페(A2), 스토어(A3)가 모여 있는 스튜디오 형태의 공간이다. 쉼과 창작이 어우러진 이곳에서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진다. 카페, 갤러리, 숍 등으로 정형화된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습이 이리저리 바뀌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스튜디오로 활용하고 싶다는 포부가 깃든 공간이다.

먼저 가로로 널찍한 큰 규모의 컨테이너 A1(아뜰리에)에서는 장르를 넘나드는 젊은 작가들과 협업해 전시를 열고 작품을 판매한다. 이곳을 점유할 수 있는 것은 비단 예술가뿐이 아니다. 창작하는 이들이라면 얼마든 이 공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현재는 한서형 향기작가의 달항아리와 향 제품들을 전시 중이다.(2/22까지) 전시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행복할 때에만 향기를 만드는 한서형 향기작가의 이름과 향기를 꼭 기억해 주는 것이 aaa의 바람이다.

A2는 ‘to-go’ 위주로 운영되는 카페다. 화려한 기교 없이, 커피에만 집중한 심플한 커피 메뉴와 직접 만든 달콤한 디저트를 판매한다. “차가운 커피든 따뜻한 커피든 화려하든 화려하지 않은 커피든, 당신이 좋아하는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이자 최고의 커피가 아닐까요?” 비록 드넓은 테이블과 소파는 없지만, 마당에 놓인 자그마한 의자가 여행자에게 걸맞는 쉼터가 된다. 바깥의 좋은 날씨와 공기가 바로 휴식의 무대가 되는 공간이다.

A3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 및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스토어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는 공석이며 이 자리를 채워 줄 각양각색의 창작자들을 모색하는 중이다. 거창하지 않은 몸체로 어디든 쉽게 이동하고 정착할 수 있는 컨테이너처럼 꾸준히 유동적인 콘텐츠가 활발하게 오고갈 이곳, aaa의 이명헌 대표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Interview with 이명헌

aaa 제주 대표

aaa라는 이름에 담긴 뜻은 무엇인가요?

우선, 알파벳 ‘a’를 좋아합니다. a가 3개면 ‘트리플a’ 라는 멋들어진 의미도 있지요. 실은 기존에 이곳에서 ‘아뜰리에제주명월(atelier jejumyongwol)’이라는 카페를 운영했었어요. 그래서 아뜰리에의 ‘a’라는 의미도 있어요. 그렇지만 많은 의미를 연결짓기보다, aaa라는 단어와 디자인이 ‘그냥’ 좋아서 이름을 붙였다고 말하고 싶어요.

원래 어떤 일을 하셨으며, 어떤 연유로 aaa를 운영하게 되었나요?

서울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일을 오래 했었습니다. 지금도 의뢰를 받아 일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계속 디자이너로 살고 싶어요. 제주에 내려온 지 10년 가까이 되어가는데, aaa를 만들기 전 ‘아뜰리에제주명월’을 운영할 때는 정형화된 평범한 카페로 운영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고 흥미를 잃어가는 저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아직 젊은데 말이죠! 하하. 그래서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기획해 공간을 재정비하고 새롭게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컨테이너 형식의 캐주얼한 공간이 특징이에요. ‘머무르기’ 위해 카페를 찾는 사람이 많은 요즘, 사뭇 다른 방향을 띈 공간인 것 같아요.

여행 중 쉼을 위해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겐 조금 불편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자유롭고 캐주얼한 공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좋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간단히 앉아 있다 갈 수 있는 의자가 몇 개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엔 야외에서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될 거예요. 편한 자리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고 싶진 않아요. 꼭 카페에 누울 수 있는 소파가 있는 게 당연한 건 아니니까요!

제주뿐 아니라 전국에 많은 복합문화공간이 생겨나고 있어요.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aaa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aa다움’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아요. 정형화된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지 않거든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곳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비슷하게 느껴지는 곳들도 많아요. 그저 저희 부부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한다는 게 약간의 차별점이 아닐까요? 말하다 보니 자부심이…(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