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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7

서울 한복판 등장한 크리스마스 성지!

신세계백화점 파사드가 빛으로 뒤덮였다.
거리에 어둠이 내리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쇼가 펼쳐진다.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이 켜지고, 백화점 외벽은 거대한 스크린이 되어 환상적인 서커스 쇼가 열린다. 발걸음을 멈추고 이 화려한 쇼에 빠져든 사람들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작년 연말, 거리에 울려 퍼지던 캐럴은 들리지 않았고 거리 곳곳을 밝히던 크리스마스 장식도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라는 괘씸한 녀석은 우리에게 크리스마스의 즐거움마저 빼앗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연말의 행복한 분위기를 풍기는 풍경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듯이 너도 나도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신세계백화점 본점이다.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신한 본관 외벽은 해가 지면, 화려한 크리스마스 영상이 재생된다. 호두까기 인형의 주인공처럼 길을 가던 사람들은 신비로운 서커스 세계로 빨려 들어가 하늘에 떠다니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빛으로 만든 거대한 코끼리도 만난다. 백화점 건너편은 이 화려한 3분간의 쇼를 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와 함께 백화점 앞의 분수대 역시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져 있고, 신관과 본관 사잇길은 루미나리에로 꾸며져 있다. 연말의 기쁨과 설렘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보니, 벌써 SNS에는 크리스마스 성지와 사진 맛집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복잡하지만, 그 누구도 짜증 내는 사람이 없다. 다들 오랜만에 누리는 연말 분위기에 눈빛을 반짝이며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디자인을 연출하기란 쉽지 않다. 그 어려운 일을 신세계백화점 VMD 팀이 해냈다. 과연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선사한 VMD 팀은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신세계백화점 VMD 팀의 이리라 과장에게 제작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Interview 이리라 과장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VMD 팀 & 외관 연출 실무 총괄

 

올연말 미디어 파사드의 컨셉은 ‘매지컬 홀리데이’입니다. 서커스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결합한 컨셉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요?

저희 팀은 코로나라는 힘겨운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잠시나마 즐길 수 있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이에 다채로운 스토리, 속도감 있는 연출, 추억과 환상을 전달할 수 있는 서커스가 연말의 설레는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두 컨셉을 결합했습니다.

 

 

덕분에 서커스의 즐거움과 크리스마스의 설레임이 동시에 느껴지는 결과가 탄생했습니다. 매지컬 홀리데이를 디자인하면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나요?

서커스와 크리스마스라는 모두에게 익숙한 컨셉을 새롭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동시에 신세계백화점의 브랜드 이미지도 담아야 했기에 가볍게 표현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디자인부터 색상, 소재 등을 선정하면서 수많은 의문과 검증을 거쳤습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매해 연말마다 뚜렷한 컨셉을 가진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는데요. 올해 새롭게 시도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본점 본관 파사드 연출은 갇혀 있던 쇼윈도를 경계가 없는 큰 스케일로 확대된 경우라 매년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짧고 강렬하게 전달하고자 본관을 배경으로 관람자가 주인공이 될 수 있게 이야기의 시점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도록 감성이 충족되는 경험을 선사하고, 개개인이 경험이 합쳐질 수 있도록 연출했습니다.

 

 

백화점 외벽을 하나로 사용하지 않고 몇 개의 화면으로 나눠서 연출하셨는데요. 처음부터 화면 분할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하셨나요?

미디어 파사드를 디자인할 때, 건물의 특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구성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번에는 창문 형태의 LED 스크린과 건물 상부의 가로로 길게 뻗는 스크린이 개별적인 특성을 지니면서도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이번 연말 파사드는 본관을 중심으로 분수대, 사잇길의 루미나리에, 신관 외벽까지 이어집니다. 넓은 면적을 통일감 있게 디자인해야 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본관 파사드부터 본관과 신관의 사잇길, 분수대까지 동일한 무드를 느낄 수 있도록 테마에 집중했어요. 떨어져 있는 공간들을 하나의 맥락 안에서 연출해야 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며 섬세하게 디자인 지점들을 연결했습니다. 관람자가 정말로 빠져드는 공간을 연출하고 싶었기 때문에 전체를 관통하는 컨셉을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이번 미디어 파사드와 루미라니에를 설치하는 과정을 봤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본관 외벽을 140만 개의 LED 칩으로 채웠는데요. 연말 미디어 파사드를 기획하고 최종 설치하는 데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올해는 본점을 포함, 전 점포의 외관을 연출하는데 9개월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 연출은 가장 끈기 있게 매달려야 하는 작업이에요. 디자인부터 콘텐츠 기획, 실현을 위한 실무 작업, BGM, 그리고 촬영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업무이기도 하죠. 회사 내부적으로 작업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무자들은 준비 기간 동안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담당 팀원들은 가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치열하게 임했고요.

 

 

이번 프로젝트를 작업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모든 과정에서 “신세계백화점이 전달하려는 의미와 메시지가 고객들에게 온전히 닿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어요. 그리고 외부 설치 시에는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았는데, 내부 유관 부서 및 협력 업체 담당자들이 한뜻으로 협력해 주셔서 기간 안에 원하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팀원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인가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파사드를 즐기기 위해 본점까지 오신 고객들과 시민들이 어우러진 모습이요. 결국 미디어 파사드의 연출을 최종으로 완성하는 건 이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거든요.

 

 

입소문이 나면서 정말 많은 시민들이 매지컬 홀리데이를 보러 오고 있어요. 이들에게 ‘매지컬 홀리데이’가 어떤 경험이 되기를 바라시나요?

매지컬 홀리데이의 ‘Magical moments for you’라는 문구처럼, 본점에서의 시간이 특별한 순간이 되어 일상에서의 좋은 에너지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저희는 매년 미디어 파사드를 감상하는 분들의 표정에서 행복을 느끼며 오랜 과정을 즐겁게 준비하거든요. 온전하게 그 표정을 볼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지만, 곧 서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허영은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신세계백화점

장소
신세계백화점 본점 (서울시 중구 소공로 63)
일자
2021.11.12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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