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는 동시대의 시각예술 및 공예 작가 41팀의 작품 322점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7년 차에 접어든 오아에이전시가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또 앞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리빙 트렌드의 흐름 안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전시는 캐비넷클럽하우스의 1층 공간 오에이 서울 OA Seoul과 2층 갤러리 공간에서 열린다. 1층의 오에이 서울은 관람객을 맞이하고 집들이 경험을 시작하는 현관의 기능을 한다. 관객이 원한다면 ‘집들이 실내화’를 신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실제 집들이처럼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느긋하게 작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본격적인 전시가 전개되는 2층 갤러리 공간은 보편적인 집의 구성요소인 거실, 침실, 서재, 테라스 등으로 구분된다. 원작, 에디션 및 아트 상품 등 집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와 물성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오아에이전시의 윤영빈 대표는 집들이에 방문한 관객이 가장 일상적 공간인 ‘집’에서 작품이 기능하는 모습을 마주하고 작품의 쓰임새를 빗대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Interview with
윤영빈 대표, 신수정 프로젝트 매니저
‘집들이 실내화’를 신고 전시 공간을 거닐며 작품을 거래한다는 점이 이색적이에요. 팝업 쇼룸의 테마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관객들 반응은 어떤가요?
윤영빈)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익숙함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에요. 경직된 분위기에서 전시를 관람하게 되면 사람들이 기획된 전시를 충분히 경험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심리적으로 편안한 공간이라고 인식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아주 작은 동기만 제공해도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거든요. 이번 전시에서 ‘집들이 실내화’도 그런 의미에서 마련했어요. 관객분들이 조금 더 주체적인 관람을 하길 바랐고요. 집들이 실내화를 신는 공간이 오에이 서울인데, 전체적인 집 구조로 보면 현관에 해당하거든요. 저희가 관객들을 맞이하면서 어떤 전시인지 안내해 드리고 실내화를 권하면 “어머!”하고 재밌어하시더라고요. 그게 관객과 저희 사이의 인터랙션이 되는 거죠.
1층에 새롭게 오픈한 오에이 서울OA Seoul은 어떤 공간인가요?
윤영빈) 다양한 작품들을 큐레이션 하는 곳이에요. 이번에는 ‘집들이’라는 테마 안에서 현관의 역할을 했지만, 다음에는 또 다른 공간이 될 거예요.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은 일상에서 익숙했던 경험을 조금 비틀어서 예술작품과 함께 보여드리는 식이었어요. 이런 이미지가 사람들의 눈에 익고, 이야기 소재가 되는 게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거든요. 앞으로 오아에이전시가 추구하는 방향에 잘 맞게 꾸려나갈 예정이에요.
각 층의 성격이 다른데 전시를 구상하며 중점적으로 고려한 부분은요?
신수정) 집들이 경험 서비스로 전개되는 전시인 만큼 관람객분들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공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정해진 차례가 있는 건 아닌데 가능하면 현관 역할을 하는 1층 오에이서울부터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현관에서 집들이 경험의 시작인 실내화로 갈아신고 전시를 보신다면 한층 더 편안하고 즐거운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간혹 2층 갤러리를 먼저 보신 관객분들이 실내화의 존재를 모르고 의아해하시거든요. 1층으로 내려와 발견하고 웃으시더라고요(웃음).
방문객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스팟이 있다고요.
신수정) 전반적으로 공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편이긴 한데, 유일하게 눈에 바로 띄지 않는 곳이 있어요. 2층 우측에 위치한 거실에 하얀 가벽이 하나 있거든요. 그 뒤편에 미니 테라스와 굉장히 멋진 작품이 있는데 모르고 지나치시기도 해요. 벽을 다 덮는 김건주 작가님의 실크스크린 작품, 최원서 작가님의 오브제와 가구를 만나볼 수 있답니다. 특정 공간에 집중적으로 공들인 건 아니고요. 모든 작품을 두루 살펴보고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저희 오에이 서울 SNS에도 모든 작가님의 작품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중이고요. 집의 다양한 구성 요소 안에서 기능하는 다채로운 작품들을 마주하며 일상의 영감을 얻길 바랍니다.
* 참여 작가(팀)
1/plinth studio, 249 needle, 275c, 김건주, 김다은, 김영준, Gloryhole Light Sales, 누트세라믹, 드로잉메리, 모조산업, MUSEUM ARCHIVE, Mingyes Project, 변상환, Brown Building, 서수현, 선과선분, 소소문구, SOON.EASY, 스마일문, 스튜디오 학, 스팍스에디션, 아방, Airsland, 오복기공사, OJACRAFT, OMSCIC COMICS, 이슬로, MUJER WOO 우유경, 웨이브 테이블웨어, 제로랩, 주원맨, Joplinworks, 쪽프레스, 최원서, 최중호, 카야, Craft Combine, TIEL, 프렐류드 스튜디오, Hap, HOTEL TOUT (총 41팀)
글 김세음
자료 협조 오아에이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