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5

디올 메달리온 체어를 재해석하다

17명 디자이너의 메달리온 21세기 ver.
크리스챤 디올이 패션하우스를 설립한 1946년, 파리 몽테뉴 거리의 아틀리에에서 열리는 패션쇼에 온 손님들을 어떻게 앉힐지에 대한 고민으로 탄생한 의자가 ‘메달리온(Medallion)’이다. 이를 새롭게 재해석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전시가 지난 9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중에 열렸다.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17명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재해석한 작품이 6일간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행사에 처음 참여한 디올의 참신한 데뷔이자 브랜드의 전통과 미래를 보여준다는 의도가 잘 보인 좋은 기획이었다.
DIOR_SALONE DEL MOBILE ©Alessandro Garofalo

 

디올이 밀라노 디자인 위크 데뷔를 위해 선택한 장소는 브레라 지역에 위치한 18세기 빨라조 치테리오(Palazzo Citterio) 정원과 지하 공간이다. 한 번도 일반에 공개된 적 없는 빨라조 치테리오였기 때문에 많은 밀라노 시민들은 이곳에 이런 아름다운 정원과 멋진 공간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DIOR_SALONE DEL MOBILE ©Alessandro Garofalo

 

우선 지하 전시장으로 입장하면 안개에 싸인 광경 속에 17개의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받고 있는 17가지 디자인의 의자들이 무대 위 주인공처럼 스스로를 뽐내듯 놓여 있다. 사실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실용성에 무게를 둔 디자인이 있는가 하면, 조각 작품으로 접근한 예술적인 피스들도 눈에 띈다. 17가지의 다른 개성을 보여주지만 한편으로 메달리온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각 의자마다 발견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올이 전달하는 메시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의자들은 디올에 귀속되어 소장되며 디자인에 따라 재생산이 가능한 제품들은 판매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무슈 디올이 ‘가장 파리지앵 다운 의자’라고 칭한 메달리온 체어가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에 의해 얼마큼 창의적으로 재해석되었는지 살펴보자.

 

 

샘 바론(Sam Baron)

크리스챤 디올이 사랑했던 삶의 기쁨을 유쾌한 디자인으로 풀어낸 프랑스 디자이너 샘 바론. 2인용 흔들의자를 포함한 실내 및 실외 버전이 탄생했다.

 

SAM BARON ©MARION BERRIN

 

 

나초 카보넬(Nacho Carbonell)

스페인 디자이너 나초 카보넬은 픽셀 효과를 주는 유기적인 독특한 형태를 개발해 적용했다.

 

NACHO CARBONELL ©Nick Van Tiem

 

 

피에르 샤르팽(Pierre Charpin)

깔끔한 블랙 컬러의 그래픽 라인으로 물체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구조만 남긴 의자.

 

PIERRE CHARPIN ©Marion_Berrin

 

 

디모레 스튜디오(Dimore Studio)

다양한 스타일과 소재, 컬러를 대담하게 사용하는 디모레 스튜디오는 메달리온 의자에 깃든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오리지널 의자를 여러 조각으로 분해한 후 새롭게 칠하고 장식을 더한 후 다시 조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DIMORE STUDIO ©VALENTIN HENNEQUIN

 

 

갈레드 엘 메이스(Khaled el Mays)

레바논 아티스트 갈레드 엘 메이스는 정교한 수공예 직조 기술이 돋보이는 세 개의 의자를 제작했다. 장인정신과 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했으며 의자 다리에 표현한 장식술 같은 위트가 돋보이는 디테일이 특징이다.

 

KHALED EL MAYS ©TANYA TRABOULSI

 

 

마르티노 감페르(Martino Gamper)

런던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마르티노 감페르는 메달리온 고유의 매력을 유지하면서 라인을 단순화하고 새로운 컬러와 패브릭을 조합했다. 고전적 디자인을 현대적 비전으로 바꾼 결과다.

 

MARTINO GAMPER ©Valentin Hennequin

 

 

콘스탄스 귀세(Constance Guisset)

노마드 족을 위한 이동이 자유로운 접는 의자는 콘스탄스 귀세의 아이디어다. 오늘날 패션쇼에서는 접는 의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도로 공연용 의자를 개발한 것이다.

CONSTANCE GUISSET ©Marion Berrin

 

 

마 얀송(Ma Yansong)

미래의 의자를 상상하고 재구성한 중국 디자이너 마 얀송의 작품. 흑백 3D 프린트 폴리우레탄 소재로 제작된 작품은 자연과 구조의 조화를 통해 감정적 유대를 선사한다.

 

MA YANSONG ©KEN NGAN

 

 

인디아 마다비(India Madavi)

늘 화려한 컬러와 감각적인 소재를 선보이는 인디아 마다비는 이번에도 생동감 넘치는 컬러를 사용한 고급스러운 자수 장식 패턴 패브릭을 사용해 다섯 개의 의자를 완성했다.

INDIA MAHDAVI ©Marion_Berrin

 

 

넨도(Nendo)

가장 미래적이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보여준 넨도. 메달리온의 등받이, 좌석, 다리 부분을 얇은 강화 유리 시트를 반원 디자인으로 조각해 하나의 피스로 완성했다. 추상성과 투명함의 조화가 돋보인다.

 

NENDO ©YUTO KUDO

 

 

조이 드 로안 샤보(Joy de Rohan Chabot)

자연과 장식예술에 조애가 깊은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조이 드 로안 샤보는 섬세한 나뭇잎과 싱그러운 꽃을 피우는 모습을 수작업으로 표현했다.

 

JOY DE ROHAN CHABOT ©Marion Berrin

 

 

린다 프레야 텐젤데르(Linda Freya Tangelder)

해체적 디자인 작업을 보여주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린다 프레야 텐젤데르는 기존 의자의 균형감을 재해석해 3개의 다리를 가진 미니멀한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했다.

LINDE FREYA TANGELDER ©Marion Berrin

 

 

아탕 시카레(Atang Tshikare)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의 코사족 여성 그룹이 손으로 만든 구슬 장식 의자.

 

ATANG TSHIKARE ©Ayesha Kazim

 

 

양승진(Seungjin Yang)

에폭시 레진을 사용해 연약함과 불안정함을 상징하는 풍선 모양의 의자를 제작했다.

 

SEUNGJIN YANG ©Sungmin Kim

 

 

연진영(Jinyeong Yeon)

샌드 캐스팅 기법으로 살짝 변형된 파이프 소재를 사용한 의자, 디올 오블리크 모티브를 연상시키는 대각선 줄무늬가 있는 알루미늄 시트를 사용한 의자, 이렇게 두 가지 디자인을 선보였다.

 

JINYEONG YEON ©Sungmin Kim

 

 

요시오카 도쿠진(Tokujin Yoshioka)

일본 디자이너 요시오카 도쿠진은 감정, 에너지, 소리와 같은 무형적 요소에 매료되어 추상과 현실 사이에 자리한 매혹적인 오브제를 제작한다. 이번 의자도 투명함과 양각이 섬세하게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선택해 미래지향적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TOKUJIN YOSHIOKA ©YUTO KUDO

 

 

피에르 요바노비치(Pierre Yovanovitch)

유기적이며 우아한 형태에 집착하는 피에르 요바노비치는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두 개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무슈 디올과 마담 디올이라는 이름으로 1967년 마크 보앙이 디자인한 시그니처 디올 오블리크 캔버스에 새로운 컬러와 자수 장식을 더했다.

 

PIERRE YOVANOVITCH ©Marion Berrin

 

 

양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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