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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9

[Destination Stay] 5. 미래의 집이 궁금하다면, 어베터플레이스 신당

디자인 스튜디오 유즈풀워크샵이 그린 ‘더 나은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없는 낯선 마을까지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더 나아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숙소에는 어떤 힘이 있을까. 헤이팝은 ‘데스티네이션 스테이(Destination Stay)’ 시리즈를 통해 숙박을 넘어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스테이 공간을 둘러본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서울’을 여행할 수 있을까. 대중교통으로 매일 오가는 도시를 생경하게 바라보는 건 아무리 감각이 예민한 자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근사한 풍경도 나날이 반복되면 단색 배경이 되는 법. 무뎌진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행자의 시선이 필요하다. 어베터플레이스(ABP)는 숙박이라는 경험을 통해 그 변화를 만든다. 시대감이 느껴지지 않는 붉은 바닥 덕분인지, 블라인드 사이로 보이는 곱창집 간판마저 사이버펑크 세계관 속 소품처럼 느껴졌다. 모처럼 낯익은 도시를 낯설게 바라봤다.

ABP는 서울 중심부에서 근미래의 이상적인 주거 모델을 실험하는 브랜드다. 방점은 ‘근미래’에 찍힌다. 키 컬러부터 모듈식 가구와 스마트홈 시스템까지, 허무맹랑한 공상이 아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앞날을 그렸다. 우리에게 맞는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미래를 제안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공간은 종각역 인근 곱창집 상가 건물 4층에 있다. 이질적인 조합에서 오는 긴장감도 있었지만, 도시 상권의 상층부라는 유휴 공간을 활용하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인 ABP 신당은 현실적인 이유로 구현하지 못했던 요소들이 반영됐다. 이들은 ‘더 나은 곳’을 어떻게 구체화했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VIEW

에디터와 함께 살펴보는 어베터플레이스 신당

환대를 더한 프라이빗 스테이

ABP 신당은 층마다 하나의 객실만 뒀다. 최대 4인까지 머물 수 있는 201호와 301호, 최대 3인이 숙박 가능한 402호가 있다. 401호는 비워두었다. ABP 종로가 401호라는 점 때문인데, 브랜드의 흐름을 가볍게 암시하는 장치이자 작은 위트다. 같은 층에 다른 투숙객이 없다는 점에서 체류의 밀도는 한층 높아진다. 체크인 방식은 간결하다. 숙박 당일 오전, 객실 비밀번호와 이용 안내가 담긴 메시지를 통해 별도 대면 없이 입실할 수 있다. 하지만 건물 1층에 있는 ABP 라운지를 거치는 것을 추천한다. 체크인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투숙객을 위한 웰컴 음료와 객실로 무거운 짐을 옮겨주는 리프트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무인 시스템의 편리함 위에 짧은 안내와 가벼운 대화가 더해지며, 환대의 감각을 보완한다.

ⓒABP
무형의 감각을 채운 공간

라운지에서 준비해 준 호박차를 마시며 고요한 계단을 올랐다. 내가 오늘 머물 객실은 301호. 문자로 안내받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자 상쾌한 시트러스 향과 함께 김오키의 색소폰 연주 소리가 들렸다. 짐을 내려두는 것도 잠시 잊은 채, 눈코입이 바삐 움직였다. 마치 출입문을 경계로 다른 차원으로 옮겨온 듯한 기분이었다. ABP 신당은 보이지 않는 감각에도 공을 들였다. 음악이나 향과 같은 무형의 요소들이 체류 경험을 완성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객실에 퍼지는 향은 ABP에서 직접 조향한 프레그런스다. 전문 조향사에게 맡길 수도 있었지만, 수많은 원료를 조합하고 덜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ABP에 맞는 향을 구현했다.

디자인 가구를 일상으로

ABP는 디자인 스튜디오 유즈풀워크샵을 운영하는 문석진 디자이너가 기획했다. 직접 설계한 디자인 가구를 생활 안에 녹여낸 프로젝트이자 프로토타입 주거 공간이다. 공간 대부분은 그의 손을 거쳤다. 콘센트 같은 작은 디테일부터 벽과 같은 구조적 요소까지, 하나의 제품처럼 다뤘다. 대표적인 예가 모듈러 월 시스템(2020)이다. 장소에 따라 공간 분할, 수납, 환기 등 여러 가지 기능을 동시에 해결하며, 익숙한 벽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 

ⓒABP

객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무는 건 라운지체어인 ‘엣지폼 라운지’다. 일반적인 라운지체어에 비해 한결 컴팩트한 크기로, 한국의 주거 환경을 고려해 아파트에서도 무리 없이 놓일 수 있는 비율로 설계했다. 의자에 몸을 기대면 자연스럽게 옆에 놓인 책으로 시선이 이어진다. 에디터가 직접 큐레이션한 도서가 비치되어 있다. 아시아 출판사의 바이링궐 에디션은 한국 단편 소설을 한글과 영어로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시리즈다. 잠시 펼쳐볼 생각으로 집어 든 박태원 작가의 책을 30분 넘게 읽었다. ABP는 만지고, 열어보고, 기대는 모든 순간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진다. 디자인이 생활 안으로 들어왔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체감해 보자.

‘진짜 서울’을 찾는 동네 안내서

고심해서 고른 숙소에서는 늘 비슷한 고민이 따른다. 더 많은 곳을 여행할까, 아니면 숙소에서만 온전히 시간을 보낼까, 상반된 욕구가 공존한다. 하지만 한 번쯤 동네를 걸어보기를 권한다. 신당은 한 가지 얼굴로 설명되지 않는다. 중앙시장에서 동묘로 연결되는 전통 상권과 골목 하나를 가득 채운 떡볶이타운 그리고 감각적인 카페와 펍이 경계 없이 이어진다.

 

객실에는 동네를 여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안내서가 놓여 있다. 도보로 15분 거리 안의 장소들을 음식, 술, 역사, 미술 등 여덟 가지 주제로 나눠 정리했다. 숙박의 경험이 단순히 머무르는 것을 넘어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장치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리스트를 살펴보면 ABP가 생각하는 서울의 모습이 그려진다. 도보 3분 거리에 평소 가보고 싶었던 타코 가게 ‘라까예’가 있었다. 골목 하나만 지나면 중앙시장이다.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타코를 포장했다. 객실 안에서 먹는 음식인데도, 방금 지나온 동네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진다.

전망을 바라보는 고요한 시간

ABP 신당 옥상에는 동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루프탑이 있다. 당일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라운지로,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네 개의 시간대로 나뉘어 운영된다. 원하는 시간에 객실 번호를 적어두는 방식으로 예약 과정도 간단하다. 루프탑에서는 1층 라운지에서 주문한 메뉴를 가져와 즐길 수 있고, 공간에 마련된 간단한 음료와 스낵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음악은 앰프와 연결된 아이패드를 통해 직접 고르면 된다. 어떤 시간을 택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도 달라진다. 나는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밤 시간대를 선택했다. ABP 라운지에서 주문한 마티니와 가벼운 안주를 곁에 두고 한동안 앉아 있었다. 멀리서 올라오는 도시의 소리와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천천히 마무리했다.

MADE BY

어베터플레이스를 만든 사람들

Interview with 문석진 대표

ㅡ ABP는 ‘근미래의 이상적인 주거 모델’을 실험하는 브랜드입니다. 현재나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라는 시점을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개인적인 취향도 있지만, 디자이너로서 다뤄야 하는 시간대라고 생각했어요. 먼 훗날은 현실감이 떨어지고, 기존을 답습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느꼈거든요. 손에 닿을 듯한 미래, 당연히 올 것 같지만 아직 완전히 구현되지는 않은 상태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도 ‘5년 뒤의 변화’를 많이 다뤘어요. 상상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실제로 구현 가능성을 고민하게 만드는 시점이거든요. ABP도 그런 맥락으로 접근했어요. 

 

ㅡ ABP 종로를 론칭하고 약 5년 만에 신당점을 열었어요. 그때와 지금 그리는 미래의 모습도 다르겠어요.

‘근미래’는 계속 변화하는 개념이잖아요. ABP 종로를 만들 때 상상했던 그림과 지금 바라보는 미래는 분명 차이가 있어요. 그 변화가 ABP 신당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됐다고 생각해요. 가장 크게 체감되는 건 기술적인 부분이에요. 당시 구현하기 어려웠던 요소들이 지금은 훨씬 현실적인 비용과 방식으로 적용 가능해졌어요. 예를 들어 블라인드, 조명, 에어컨 같은 것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제어할 수 있게 된 점이 그렇죠. 앞으로는 이런 기능들이 더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쪽으로 가고 싶어요. 사용자가 일일이 조작하지 않아도 시간대나 행동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되는 방식이요.

ㅡ ABP가 그리는 ‘근미래’에 기술적인 부분 말고 다른 요소도 있나요?

컬러나 재료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트렌드에 맞춘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 금세 낡아 보이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특정 시기 유행이 아니라, 오랜 시간 반복해서 사용된 색을 주로 참고했어요.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색이나 르 코르뷔지에 같은 건축가들이 사용했던 색처럼 시대를 지나도 계속 남아 있는 것들이요.

 

재료는 알루미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다른 금속에 비해 유연하고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100%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라는 점이 중요했어요. 순환할 수 있는 재료라는 점에서 미래적인 선택이라고 여겼죠. 제가 생각하는 미래는 기술만이 아니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색과 재료까지 포함된 개념이에요.

ABP 라운지 ⓒABP

ㅡ 객실 내부에 작가와 협업한 공예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어요. 공예 역시 미래적인 요소라고 보신 건가요?

사람의 직접 만든 건 앞으로 가치를 더 인정받을 거라고 봐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일수록 희소성이 생기고, 의미도 더 커지겠죠. 요즘 디자인 교육 흐름만 봐도 그런 변화가 느껴져요. 예전에는 산업 디자인이나 UX·UI 쪽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오히려 세라믹이나 조형처럼 손으로 만드는 분야가 주목받고 있거든요. 기술이 발전할수록 되려 인간의 손에서 나오는 결과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거죠. 기술이 기본적인 환경을 만든다면, 그 위에서 공간의 개성과 가치를 만드는 건 사람의 손이 아닐까 합니다.

ⓒABP

ㅡ 객실 곳곳에 한국적인 아이템이 숨어있었어요. 한국 단편 소설을 큐레이션한 바이링궐 에디션도 그렇고,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전병이나 공깃돌도 반가웠어요. 무슨 의도가 담겨있나요?

먼저 지역성에 대해 이야기해야할 것 같아요. 장소를 찾을 때 ‘이게 서울다운가’를 많이 고민하거든요. ABP 웹사이트에 저희가 생각하는 ‘서울’을 담은 비디오가 있는데요. 종묘와 청계천, 현대적인 펍과 을지로 노포,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그런 장소들을 쉽게 오갈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종로나 신당 같은 곳을 선택하게 됐죠.

 

그런 관점에서 공간 안에 담기는 요소도 정돈했어요. 백자처럼 전통적인 상징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지금의 생활 안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을 뒀죠. 공깃돌이나 떡볶이에 관한 책이 그런 예고요. 같은 의미로 저는 ‘한국적인 디자인’이 따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결국 한국적인 것이 된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전통을 재현하는 것보다는, 근대화된 서울을 이야기하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ㅡ 올해로 ABP 운영 6년 차입니다. 첫 오픈부터 ABP 신당으로 규모를 확대하기까지,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숙박 시설로 운영할 계획은 아니었어요. 쇼룸이나 작업실처럼 활용하려던 공간이었는데, 주변에서 숙박을 운영해 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으면서 방향이 바뀌었죠. 쉽지 않았지만, 2~3년 정도 지나면서 점점 감이 잡히더라고요.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피드백은 결국 비슷하거든요. 그걸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서 객실이 하나든 여러 개든, 운영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자연스럽게 확장에 대해 고민하게 됐죠. 다만 속도를 크게 내기보다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어요. 현재는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어요.

ⓒABP

ㅡ 다음 스텝은 어떤 형태인가요?

ABP 신당을 거점으로 주변에 위성 숙소를 확장하는 방식이에요. 숙박업이 가능한 지역이라, 종로처럼 유휴 공간을 활용할 수 있거든요. 공간 타입도 조금 다양하게 가져가보고 싶어요. 지금은 비교적 넓은 객실 위주라면 더 가볍고 접근성 있는 형태로요. 개인적으로 스탠리 큐브릭 작품이나 〈그녀(her)〉, 〈블레이드 러너〉 같은 SF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영화에서 미래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 단순히 기술적인 게 아니라, 나름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고 느껴요.

 

내가 만약 현시점에서 영화 미술 감독을 맡는다면 어떻게 방을 꾸밀지 상상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지하에 있는 스테이라도 큰 창을 통해 자연 풍경이 보이고 빛이나 공기, 향까지 함께 설계된다면 전혀 다른 경험이 될 수 있겠죠. 어떤 공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구현 방식은 달라지겠지만, 다양한 조건 안에서 여러 실험을 해보고 싶어요.  

 

ㅡ 앞으로 ABP가 확장되면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간다면, ABP를 규정하는 핵심 DNA는 무엇일까요? 

ABP의 DNA는 아주 작은 지점, 예를 들면 예약 안내 문자를 받고 라운지에서 짧은 대화를 나누는 그런 순간들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ABP는 호텔과 스테이의 경계에 있다고 보는데요. 호텔처럼 서비스가 있지만, 좀 더 가볍고 유연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형태죠. 아직 이걸 정확히 설명할 단어는 찾지 못했지만, 그 사이 어딘가에서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그 외에도 음악이나 향 같은 감각적인 요소,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가구들과 편리한 동선 등 여러 요소가 겹치면서 ABP만의 결을 만들고 있어요.

ㅡ 최근 1층 라운지를 리뉴얼했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처음에는 1층을 F&B 중심 공간으로 운영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어요. 전문가와 협업해서 카페와 바 형태로 운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공간이 ABP와 완전히 맞닿아 있지는 않다는 걸 느꼈어요. 투숙객 입장에서도 숙소와 분리된 공간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래서 방향을 다시 잡았어요. 단순히 잘되는 업장을 만드는 것보다, ABP의 경험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거예요. 리뉴얼 이후에는 객실의 결을 일부 가져오면서, 투숙객이 실제로 사용하는 라운지로 기능을 더했어요. 체크인과 응대, 짐 보관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는 물론이고, 머무는 동안 필요한 것들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외국인 투숙객의 경우 짐을 맡기거나, 배달 음식 주문 등 작은 요청들이 많았는데, 이런 부분까지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죠. 덕분에 호스피탈리티 경험이 훨씬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듯합니다.

 

ㅡ 마지막 질문입니다. ABP(A Better Place)는 ‘더 나은 곳’을 상상하고, 그 가능성을 경험하는 공간입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더 나은 곳’은 어떤 곳인가요?

지금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소비하고, 소유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옷장 안에는 몇 년째 입지 않는 점퍼와 새로 산 티셔츠가 쌓여있잖아요. 그렇다고 미니멀라이프를 주장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꼭 필요한 것들로 충분히 멋진 생활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가구도 상황에 따라 계속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모듈 방식이라면 필요한 부분만 교체하거나 추가하면서 더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생활을 구성해 나가는 것도 ‘더 나은 곳’을 찾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리는 미래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SF 영화를 보면 세상을 무채색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많잖아요. 저는 그런 무결함보다는 인류가 오랜 기간 사랑한 컬러와 질감으로 채워진, 그런 따뜻한 공간이 우리의 미래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MUST 3

어베터플레이스 신당을 특별하게 만드는 세 가지

아이패드 IoT 환경 제어 시스템

객실 환경은 입구 가까이 비치된 아이패드를 통해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다. 블라인드와 조명, 온도, 공기 상태는 물론 음악까지 하나의 화면 안에서 다룬다. 여러 기능이 있지만 가장 자주 손이 가는 건 무드 설정이다. 아침과 밤처럼 시간에 따라, 혹은 무비와 다이닝처럼 상황에 맞춰 조도와 온도, 사운드가 바뀐다. 버튼 하나로 달라지는 환경을 경험하다 보면 이런 방식이 일상이 된 공간을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된다.

ABP를 위한 제작 공예품

ⓒABP

객실 곳곳에는 ABP를 위해 제작된 공예품들이 놓여 있다. 전시품이 아닌 공간에 머무는 동안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도구들이다. 오선주의 세라믹, 우들랏의 모빌, 김영은의 티슈 케이스, 임형묵의 비정형 트레이처럼 각기 다른 작품이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쓰임을 가진다. 대부분은 ABP에 맞춰 컬러를 변주하거나 형태를 다듬었다. 추후에는 ‘ABP 크래프트’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숍을 열어, 이곳에서 사용한 공예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ABP 라운지

ⓒABP

ABP 라운지는 머무는 동안 몇 번이고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 체크인과 응대, 짐 보관 같은 기능은 물론 커피나 주류를 곁들이며 분위기를 환기하기에도 좋다. 칵테일 한 잔과 함께 일행과 대화를 나누거나, 밀린 업무를 정리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낮에는 비교적 가벼운 브런치와 커피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해가 지면 칵테일이나 맥주를 파는 바로 분위기가 바뀐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투숙객에게는 주류를 제외한 음료가 무료 제공된다. ABP에서만 즐길 수 있는 시그니처 칵테일뿐 아니라 더 반 베를린 커피와 서울 브루어리 생맥주 등 선택지도 다양하다.

헤이디를 위한 ABP 숙박권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이벤트 상세 내용과 참여 방법은 헤이팝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세요.

글·사진 김기수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어베터플레이스

장소
어베터플레이스 신당(ABP Sindang)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87길 53
기획자/디렉터
유즈풀워크샵 문석진
김기수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믿는 음주가무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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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 Stay] 5. 미래의 집이 궁금하다면, 어베터플레이스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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