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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7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만나는 〈컴백홈〉

5년 만에 돌아온 서울사진축제, 23명의 작가가 바라본 ‘집’

올해 서울사진축제의 주제는 ‘집’이다. 5년 만에 돌아온 2026 서울사진축제 〈컴백홈〉은 집을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관계, 감정이 축적된 삶의 공간으로 바라본다. 전시는 4월 9일부터 6월 14일까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관에서 열리며, 총 2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집을 이루는 것’ ‘이동하는 집’ ‘길 위에서’ ‘우리의 집’ 등 4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외경 © 윤주성,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서울사진축제 티저 이미지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서울사진축제는 2010년 시작한 서울의 대표적인 사진 축제로, 그동안 서울 도심 곳곳에서 동시대 사진의 흐름을 짚어왔다. 〈서울에게 서울을 되돌려주다〉(2010), 〈기쁜 우리 좋은 날 – 사진으로 되새기는 광복 70주년〉(2015), 〈한국여성사진사Ⅰ: 1980년대 여성사진운동〉(2021) 등 도시와 공동체, 역사와 기억을 다루는 전시를 이어왔다. 올해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집’을 키워드로 내세우지만, 그 의미를 하나로 고정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터전이고, 누군가에게는 떠나온 자리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직 도착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축제가 열리는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2025년 5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사진 매체 특화 공립미술관이다. 개관 당시에는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과 〈스토리지 스토리〉를 통해 한국 사진사와 사진미술관의 출발점을 함께 보여줬고, 이어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열며 사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23명의 작가가 바라본 집의 의미

섹션1 집을 이루는 것

섹션 1 은 집을 이루는 여러 층위를 보여준다. 오석근은 믿음이 새겨진 집의 표면을, 박형렬은 삶의 터전이 되기 이전의 흔적을, 정경자는 기억이 머물다 흩어지는 장소를, 한영수는 관계가 확장되는 삶의 반경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시대와 시선으로 집을 바라본 네 작가의 작업은, 우리가 익숙하게 불러온 ‘집’이 얼마나 다양한 조건 속에서 형성돼 왔는지 돌아보게 한다. 

© 오석근,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 한영수,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오석근은 도시 풍경과 시각 문화를 오래 기록해 온 사진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기복〉과 〈적산가옥〉을 통해 집의 표면에 남은 믿음과 역사적 흔적을 보여준다. 한영수는 전후 서울의 일상을 찍어온 사진가로, 골목과 거리로 넓어진 생활 풍경과 이웃의 관계를 담은 작업을 선보인다. 정경자는 일상적인 사물과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는 작업을 이어왔고, 이번 전시에서는 〈So, Suite〉와 〈Story within a story〉를 통해 집을 기억이 쌓이는 장소로 풀어낸다.

섹션 2 이동하는 집

섹션 2는 집이 한자리에 머무는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정착과 이동, 기억과 언어, 노동과 생계의 조건에 따라 계속 달라지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분단과 전쟁, 이주와 노동의 경험 속에서 삶의 터전을 옮기거나 기억의 일부를 지운 채 새로운 곳에 정착해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이 섹션의 바탕에 놓인다. 네 명의 작가는 기록에서 비껴난 삶과 목소리를 조명하며, 상실과 이동의 경험 속에서 집이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 함혜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 신희수,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함혜경은 수집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재구성해 개인의 기억과 사라진 흔적을 탐색해 온 영상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와 미술사에서 지워진 화가 임군홍의 삶을 따라가는 〈회색 양복의 사나이〉를 선보인다. 신희수는 직접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노동의 환경을 기록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노가다 워커〉와 〈블루존〉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와 산업재해 현장을 담아낸다. 

섹션 3 길 위에서

세 번째 섹션에서는 집을 거주 공간이나 안식처를 넘어, 우리가 발 딛고 선 삶의 경계로 확장해 조망한다. 김민, 김소라, 이선민, 나나와 펠릭스, 하다원, 정정호, 이한구 작가는 인물과 장소가 안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현상을 포착하며, 개인의 내밀한 갈등과 사회적 목소리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들의 작업에서 집은 도시 구조와 집단의 질서 속에서 흔들리고 해체되는 불안정한 영역이다. 작가들은 일상의 익숙한 풍경 속 균열과 그 틈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사진으로 드러내며, 안과 밖, 역사와 허구,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경계를 가로지른다.

© 김민,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 윤주성,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김민은 사회적 현장을 기록해 온 사진가이자 활동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의 삶의 경계를 다룬다. 대체복무로 36개월간 생활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작가와, 그 사이 홀로 투병한 연인의 모습을 전시실 벽면에 마주 보도록 구성했다. 끝내 하나로 이어지지 않는 두 거처의 대비는, 집이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경계임을 보여준다. 김소라는 기록되지 않은 여성 노동자의 삶을 추적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로공단 여성 노동자들의 거처였던 ‘보람채아파트’를 다루며,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이미지에 바느질을 더해 디지털 데이터를 물리적 흔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 이선민,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 하다원,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이선민은 1990년대부터 여성·노동자·이민자 등 다양한 인물을 기록하며, 그들이 머무는 공간과 사물이 전하는 비언어적 메시지를 다뤄온 작가다. 가족과 개인, 세대와 성별이 품고 있는 고민과 갈등을 포착해 한국 사회의 단면을 시각화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을지로에서 유동적인 삶을 이어가는 청년들의 방과 초상을 함께 보여준다. 하다원은 일상적인 공간에 축적된 기억과 심리적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진주의 시골집에 머물며 촬영한 작업을 선보인다. 할머니의 손길이 남아 있는 집 안과 주변 풍경을 중심으로, 가족이 함께했던 시간과 이후 변화한 공간의 모습을 담아낸다.

섹션 4 우리의 집

마지막 섹션에서는 집을 희망과 연대의 공간으로 바라본다. 양동규, 윤태준, 손은영, 이예은, 뮌, 신수와, 장연호 작가는 각자의 시선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본질적인 삶의 의미를 질문한다. 작가들은 현실의 단면을 덤덤하고 정직하게 기록하는 동시에 사진적 상상력과 실험을 통해 궁극적인 가치와 정서적 지향점을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집이 상처를 견디게 하는 기억이자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연대 그리고 다시 내일을 꿈꾸게 하는 희망의 공간임을 보여준다. 

 

이예은은 경기도 이천에서의 노동 경험과 가족으로부터 이어진 삶의 태도를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온 작가다. 타인을 대상화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사진의 주체가 되어 신체를 활용한 행위를 기록한다. 차가운 건물 외벽을 온몸으로 껴안거나 공중에 정지한 달걀을 포착하는 등 일상 속 재치 있는 시도를 통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온기를 전한다.  

© 이예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 신수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신수와의 〈Be 누(累)〉는 낯선 타인과의 관계 형성을 시도한 수행적 작업이다. 작가는 25년간 거주해 온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의 초인종을 무작위로 누르며 샤워를 요청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109번의 시도 중 100번의 거절과 9번의 허락된 기록은 사적 공간의 경계를 넘으려는 시도로 남는다. 이웃의 비누와 수건을 빌려 사용하며 서로의 향을 몸에 입는 행위와 그에 대한 반응을 함께 기록하고, 타인과의 접촉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거절과 수용의 과정을 모두 포함한 기록을 통해 고립된 현대사회에서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와 함께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지난 10여 년간 서울사진축제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 프로그램 〈축제의 시간〉을 선보인다. 해마다 어떤 문제의식과 질문을 사진으로 풀어내며 서울과 시민의 삶을 조망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사진과 세계 사이에서〉는 2026 서울사진축제의 주제 ‘컴백홈’과 연결해 사진의 기원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넓게 살펴보는 영화 프로그램이다. 세계 사진사에 뚜렷한 궤적을 남긴 사진가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시기별로 엄선해 구성했다. 이 밖에도 동아시아 각 도시에서 활동하는 사진가의 사진책 100권을 소개하는 〈무빙 라이브러리〉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 〈작가의 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

헤이팝 편집부
자료제공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프로젝트
2026 서울사진축제 〈 컴백홈 〉
장소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주소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13길 68
일자
2026.04.09 - 2026.06.14
시간
화- 금 10:00 - 20:00
토·일·공휴일
동절기(11-2월) 10:00 - 18:00
하절기(3-10월) 10:00 - 19:00
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기슬기, 김민, 김소라, 김준, 나나와 펠릭스, 뮌, 박형렬, 손은영, 신수와, 신희수, 양동규, 오석근, 윤태준, 이선민, 이예은, 이한구, 장연호, 정경자, 정정호, 최원준, 하다원, 한영수, 함혜경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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