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일상으로, 핀즐의 10년
핀즐(Pinzle)은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브랜드다.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핀즐의 출발점은 국내 미술 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에 있었다. 젊은 세대가 취향에 맞는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하기 어렵다는 현실, 그리고 해외 동시대 아티스트의 작업이 국내에 유통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핀즐은 글로벌 아티스트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작품 이미지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아트 플랫폼을 구축했다.
2017년, 최초로 선보인 ‘그림 정기구독 서비스’는 핀즐의 정체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매달 한 명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아트 포스터와 인터뷰 북클릿을 배송하는 서비스는 ‘그림을 거는 행위’를 반복적인 생활 습관으로 제안하며, 예술 감상의 문턱을 낮췄다. 이는 2018년 레드닷 어워즈 수상으로 이어졌다. 이후 핀즐은 원화 및 한정판 에디션 유통과 에이전시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핀즐은 파리, 베를린, 런던, 뉴욕, 도쿄 등 2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동시대 아티스트들을 기반으로 아트 IP를 운영하며, 작품 이미지 라이선스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 공간 컨설팅, 전시 기획까지 병행하고 있다. 핀즐이 말하는 ‘예술적인 일상’은 무엇일까. 10주년을 맞은 지금, 핀즐은 그 축적된 시간과 선택의 궤적을 하나의 기록으로 정리하려 한다.
아티스트 100명의 목소리를 한 권에
그림 정기구독 100호를 기념해 핀즐은 동시대 글로벌 아티스트 100명의 목소리를 한 권에 담은 인터뷰집 「ART WORK MONEY: 동시대 아티스트 100명의 예술과 삶에 관한 이야기(이하 ART WORK MONEY)」를 출간했다. 지난 10년간 핀즐이 협업해 온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모은 이 책은 예술과 노동, 그리고 생계라는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작업을 지속해 온 이들에 대해 말한다.
「ART WORK MONEY」에 담긴 것은 특별한 성공담이나 노하우가 아니다. 각자의 조건 안에서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선택한 태도와 결단,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불안이 기록되어 있다. 핀즐이 아티스트에게 던진 질문 역시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가’보다는 ‘어떻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가’에 가깝다. 이 질문은 예술가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의 일과 삶을 오래 이어가고자 하는 모든 직업인에게도 유효하다.
10년 발자취를 녹인 전시
핀즐은 10주년을 맞아 기념 전시 〈ART WORK MONEY〉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2026년 1월 9일부터 17일까지, 한남동 꼴라보하우스 한남 2층에서 진행된다.
핀즐은 접하는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얼굴로 기억되는 브랜드다. 정기구독 서비스를 통해 핀즐을 알게 된 이들에게는 국내에서 유일한 ‘그림 구독’ 플랫폼으로, 리미티드 에디션이나 아트 굿즈를 통해 접한 이들에게는 동시대 아티스트의 작업을 일상 가까이 제안하는 브랜드로 인식된다. 또 공간이나 프로덕트 협업을 함께한 파트너사와 아티스트에게 핀즐은 글로벌 아티스트와 연결되는 에이전시로 기능해 왔다.
〈ART WORK MONEY〉는 이러한 핀즐의 다양한 역할과 면모를 하나의 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다. 구독 서비스, 아트 콘텐츠, 협업 프로젝트 등 그동안 핀즐이 구축해온 활동의 스펙트럼을 통해, 예술이 어떻게 콘텐츠가 되고, 또 일상 속 경험으로 확장되어 왔는지를 살펴본다. 이번 전시는 핀즐이라는 브랜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동시에, 동시대 예술이 삶에 스며드는 여러 방식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될 예정이다.
글 김기수 기자
자료 및 사진 출처 핀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