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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1

‘가을’에만 누릴 수 있는 무화과 맛집 5

무화과는 어떻게 ‘미식’의 중심에 섰을까 ㅡ 무화과 미식 공간 모음

열대과일도 사시사철 먹는 시대라지만, 제철 과일만이 지닌 풍미는 여전히 특별하다. 여름이 참외나 자두처럼 산뜻한 단맛을 낸다면, 가을은 향부터 맛까지 진득한 농도를 품는다. 그중에서도 무화과는 유독 미묘한 매력을 지녔다. ‘꽃이 없는 열매’라는 이름과 달리 열매 자체가 꽃이라는 사실부터 흥미롭다. 우리는 무화과의 꽃을 통째로 먹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무화과는 과일잼처럼 점성 있는 식감으로 계절의 여운을 길게 남긴다.

 

무화과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과일 중 하나다. 성경에도 아담과 이브가 무화과잎으로 몸을 가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과거 한국에서는 말린 형태로 더 익숙했다. 껍질이 연한데다 수분과 당도가 높아 쉽게 무르거나 상했기 때문에 생과 수급이 사실상 어려웠다. 주로 약재로 활용되던 무화과가 샐러드나 피자, 타르트와 케이크 등의 재료로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불과 십여 년 전이다. 그때만 해도 눈에 띄면 반가운 과일이었다면 요즘은 베이커리, 카페, 레스토랑을 막론하고 빠지면 허전할 만큼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가을 미식의 대체 불가능한 주인공으로 떠오른 무화과. 무화과를 활용한 다채로운 미식 공간을 소개한다.

핀즈(finz)

피그라운드 파르페

출처: 핀즈 인스타그램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에서 페이스트리 파트를 담당했던 김범주 셰프가 차린 디저트 전문 공간이다.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운영되는 ‘핀즈’와 티 페어링을 즐길 수 있는 ‘하우스 핀즈’가 있다. 핀즈는 계절마다 제철 과일을 활용한 시즌 파르페를 선보인다. 이번 가을의 주인공은 무화과다. 무화과잎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에 카시스¹ 소르베, 구운 펜넬 크림², 밤꿀 폼을 더해 다층적인 풍미를 완성했다. 무화과 마니아들 사이에서 희귀한 무화과를 맛볼 수 있는 ‘무켓팅(무화과+티켓팅)’ 성지로 불리는 혜민농원의 무화과를 사용한다. 파르페는 단품 또는 티 페어링 세트 중 선택할 수 있다.

¹ 카시스(Cassis): 블랙커런트(black currant, 검은 건포도)의 프랑스어 명칭. 산미와 진한 향이 특징으로, 소르베나 퓌레 형태로 자주 쓰인다.
² 펜넬(Fennel) 크림: 아니스(감초) 향이 나는 채소 펜넬을 익혀 부드럽게 간 뒤 크림이나 우유를 섞은 소스. 은은한 단맛과 향을 더한다.

 

재인(JAEIN)

이치지쿠

출처: 재인 인스타그램

한남동 파티세리 겸 칵테일바 재인은 디저트에 차와 칵테일을 결합해 하나의 코스로 완성하는 공간이다. 제철 재료와 예상치 못한 조합을 탄생시키는 곳으로 계절마다 새로운 미각을 제안한다. 가을에는 일본 가이세키에서 영감받은 시그니처 디저트 이치지쿠(Ichijiku)를 선보인다. 바삭한 피스타치오 다쿠아즈 위에 짭조름한 타마미소 가나슈¹, 깨 프랄리네²를 더한 무슬린 크림³을 차례로 쌓아 단맛과 감칠맛이 교차하도록 구성했다. 그 위에 충분히 후숙해 당도를 끌어올린 자색·청 무화과를 올려 계절의 풍미를 더하고, 표면을 감싼 시소 잎 글레이즈로 산뜻한 여운을 준다.

¹ 타마미소(Tamamisso): 일본식 된장의 일종으로, 일반 미소보다 염도가 낮고 단맛이 돈다. 디저트에서는 감칠맛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² 프랄리네(Praliné): 견과류를 설탕과 함께 볶아 갈아 만든 페이스트로, 고소하고 달콤한 풍미를 더한다.
³ 무슬린 크림(Crème Mousseline): 커스터드 크림에 버터를 섞어 부드럽고 가볍게 만든 프랑스식 크림.

레귬(LÉGUME)

청무화과 전채요리

출처: 레귬 인스타그램

성시우 셰프가 운영하는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레귬은 채소를 주인공으로 세운 미식 공간이다. 이름처럼 ‘채소’를 뜻하는 프랑스어 Légume에서 출발한 이곳은 100% 식물성 재료로 오감의 깊이를 탐구하는 실험을 이어왔다. 올해 아시아 비건 레스토랑 최초로 미슐랭 1스타를 획득하며 그 철학을 인정받았다. 계절의 감각을 담은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레귬은 이번 시즌 전채로 청무화과 요리를 내놓는다. 얇게 슬라이스한 무화과 사이사이에 연근과 자두를 겹겹이 두고, 마이크로 허브와 바삭한 퀴노아를 얹어 풍성한 가을의 결을 완성했다. 무화과잎 드레싱과 두유 크림치즈가 싱그러움을 더하며, 모든 재료가 하나의 장면처럼 어우러진다.

끼(KKI)

무화과 제철 칵테일

출처: 끼 인스타그램

해방촌 신흥시장 골목 안, 모던한 무드의 칵테일 바 ‘끼’가 있다. 이름은 ‘토끼’의 끝말에서 따온 것으로 공간 곳곳과 메뉴에도 토끼의 상징이 남겨져 있다. 끼는 계절 과일을 재료로 하는 다양한 제철 칵테일을 선보인다. 올가을은 무화과를 활용한 메뉴를 잔뜩 준비했다. 무화과를 넣어 천천히 숙성한 버번에 우유를 부어 정제한 ‘무화과는 꽃이니깐’, 무화과로 숙성한 럼에 신선한 라임을 더한 ‘무화과 다이끼리’, 무화과 과육과 씨앗이 씹히는 상큼한 ‘무화과 모히또’, 거기에 무화과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까지. 유독 짧게 느껴지는 가을의 향과 맛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다.

마다밀(mada meal)

무화과 밤크림 팬케이크

출처: 마다밀 인스타그램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인근, 부드러운 채광이 스며드는 브런치 공간 마다밀이 있다. 이름처럼 계절마다 새로운 식사를 선보이는 이곳은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계절의 맛을 차근히 풀어낸다. 이번 시즌에는 ‘무화과 밤크림 팬케이크’를 디저트 메뉴로 준비했다. 갓 구운 팬케이크 위에 부드러운 밤 크림을 올리고, 달콤하게 익은 무화과와 고소한 견과류를 더했다. 한입 베어 물면 무화과의 향과 밤 크림의 밀도가 포근하게 어우러진다. 취향에 따라 메이플시럽을 더하면 가을의 단맛이 한층 짙어진다. 메뉴에는 없지만 10가지가 넘는 종류의 무화과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그릭 무화과도 한정 판매한다고 하니, 슬쩍 여쭤보는 것도 좋겠다.

김기수 기자

김기수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믿는 음주가무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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