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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22-12-22

SDF 2022 글로벌 디자인 세미나 속 말말말

4인의 글로벌 디자인 연사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2022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Seoul Design Festival 2022'(이하 SDF)이 지난 20일 성황리에 개막했다. 오는 12월 23일까지 이어지는 페스티벌은 예비 및 현역 디자이너, 아티스트, 소규모 브랜드와 기업 브랜딩 팀이 참여하는 메인 전시를 중심으로 월간 <디자인>과 SDF가 선정한 신진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디자이너의 갓생공간을 주제로 한 장외 전시 '디자인 스팟'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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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자인 세미나 2022 전경 ©디자인하우스

그중에서도 국내외 유명 디자인 연사를 만날 수 있는 ‘글로벌 디자인 세미나’는 지난 2016년부터 이어져 온 SDF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업계 트렌드를 파악하고, 업무를 위한 실용적인 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디자인 산업 종사자는 물론, 디자인 전공생과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올해는 총 네 명의 연사가 참여했다. 반클리프아펠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디자인한 주앙 만쿠 에이전시Studio Jouin Manku의 패트릭 주앙Patrick Jouin, 소재 디자이너이자 컨설턴트인 크리스 레프테리Chris Lefteri, 건축 사무소 포스터앤파트너스Foster+Partners의 시니어 파트너 콜린 와드Colin Ward, 라네즈, 에뛰드, BBQ 등 한국 브랜드가 주목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수잔 티센Susanne Thijssen이 그 주인공. 공간 및 소재 디자인, 건축과 브랜딩 등 각자의 영역에서 활약해 온 이들은 필드에서의 경험담부터 프로젝트 프로세스,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그리고 오늘날 디자이너로서 던져야 할 질문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각 연사의 말 중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을 뽑아봤다.

반클리프 아펠은 어떻게 공간이 되었나

패트릭 주앙 (Patrick Jouin)

Studio Jouin Manku 공동대표

주앙 만쿠 에이전시의 패트릭 주앙 ©디자인하우스

디자인은 사람을 돌보는 것이다. 돌본다는 것은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디자이너는 그들의 필요를 이해해야 한다.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주앙 만쿠 에이전시Studio Jouin Manku의 공동 대표 패트릭 주앙Patrick Jouin은 어릴 적부터 장인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다양한 소재를 접할 수 있었다. 그는 목공, 금속, 플라스틱, 석고, 패브릭 등 서로 다른 소재를 이해하는 것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또, 소재에 대한 애정도 디자이너라면 남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늘날 그가 활동하는 건축과 인테리어 분야에서 소재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디자인에 접근한다면 이는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과 시간의 제약으로 성공적인 작업이 될 수 없다. 결국 소재가 지닌 특성을 잘 파악하고,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물론,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물로 나타나는 소재도 있다고 한다. 그때는 자신이 소재를 잘못 파악했음을 빠르게 인정하고 바꿔야 한다. 그렇다고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를 발판 삼아 배워 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에게 디자인은 매 순간이 모험이다. 늘 충분하지 않고,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또다시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2004년부터 함께 일해 온 하이앤드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아펠을 포함해 그가 클라이언트와의 접점을 찾아가는 방법 또한 흥미롭다. 패트릭 주앙은 클라이언트에게 오직 한 가지만 제안한다.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는다. 만약 고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고. 클라이언트가 100%를 주도하는 프로젝트는 디자이너 스스로가 길을 잃어버릴 위험이 크다. 반클리프아펠 서울 메종 또한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쳤다. 자연과 예술을 통해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기 위해 정원을 공간 안으로 들여오기를 제안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와 지속해서 의견을 교류하고 맞춰 나가며 완성했다.

주목해야 할 소재 트렌드

크리스 레프테리 (Chris Lefteri)

Chris Lefteri Deisgn Ltd 설립자 및 소재 디자이너

소재 디자이너 겸 컨설턴트 크리스 레프테리 ©디자인하우스

CMF 디자인의 핵심은 소재에 대한 경험과 감정을 스토리로 만드는 것입니다.
즉, CMF가 아닌 CME(Color, Material, Emotion)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고, 고객의 참여를 유도할지에 따라서 우리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가장 강력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재료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크리스 레프테리Chris Lefteri는 소재 디자이너이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고객과 기업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에서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질문에 대한 답변 대부분은 개인의 감정과 엮여 있는데, 때문에 그는 CMF 디자인의 결정적인 역할은 바로 감성emotion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처럼 감성과 연결된 고객의 디자인 경험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스토리로 엮어서 설득하는 재능이 오늘날 CMF 디자이너에게 필요하다.

최근 혁신의 대상이 된 플라스틱 소재를 바라볼 때에도 감성은 CMF 디자인의 중요한 키포인트이다. 지난 70년간 소재 혁신은 늘 일어났다. 1950년대 등장한 플라스틱은 가히 혁신적이었지만, 지난 5년간 지속 가능성과 대척점에 선 소재로 읽혀왔다. 물론 디자이너로서 이러한 변화를 수용한 것은 매우 중요한 자세이다. 변화를 마냥 장애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미래 소비자가 죄책감을 느끼도록 하기보다는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더 갖고, 더 나은 소비자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이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한편, 강연 말미에 그는 자신의 유년 시절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두 개의 소재에 대한 경험도 말해줬다. 그가 6살 무렵 제단사인 아버지가 만들어준 울 코트를 입었을 때 울이 피부에 닿는 불편한 촉감이 하나이고, 그보다 어릴 때 집 앞 정원에서 양동이에 흙과 물을 넣어 놀던 걸 꺼냈을 때 그 안에서 나타난 곤충을 보고서 생명을 탄생시킨 신이 된 듯했던 기억이 두 번째이다.

건축 및 마스터플랜의 기후 대응형 설계

콜린 와드 (Colin Ward)

Foster+Partners 시니어 파트너

콜린 와드 포스터앤파트너스 시니어 파트너 ©디자인하우스

이제는 ‘지속 가능성’을 대체할 새로운 단어가 필요하다. 바로 ‘조화롭게 살기’가 그것이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자연, 건축,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왔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기 전의 시대로 눈을 돌려보면 우리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건축 스튜디오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Partners의 시니어 파트너로 활동하는 콜린 와드Colin Ward는 기후대 별로 다르게 건축 디자인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 열대 지대의 건축은 7, 80년대 에어컨이 발명되면서 과거 자연환경을 활용하고, 직접 통제해 경험을 모두 잊어버린 듯하다고 말하며 자연과 접촉하여 공유하는 능력이 앞으로의 기후 대응에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에어컨 버튼을 누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기후의 특성에 맞춘 건축 디자인 원칙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열대는 물론 온대와 한대 등 지역별 기후에 따른 건축 기법과 소재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런던의 블룸버그 본사 건물과 캘리포니아에 자리한 애플의 쿠퍼티노 사옥은 콘셉트와 설계, 시공 과정 중 곳곳에 배치한 기후 대응을 위한 요소는 기후와 자연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건물로 완성시키는 핵심인데, 이를 통해서 자연 속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 이러한 건축 기법은 역사 속에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지만 오늘날 멀어지게 된 것으로 기후 대응 건축을 위해 과거로 시선을 돌려보기를 제안했다.

아름다운 공간 만들기

수잔 테이슨 (Susanne Thijssen)

Thijssen Design 설립자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

수잔 테이슨 ©디자인하우스

아름다운 디자인을 만드는 건 3차원의 공간을 보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1인 스튜디오 ‘테이슨 디자인Thijssen Design‘을 운영하는 수잔 테이슨Susanne Thijssen은 지금까지 진행해 온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공간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업무 현장에서의 노하우를 이야기했다. 그녀는 클라이언트와 미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조언한다. 사소한 날씨 이야기부터 가족과 애완견 등 개인사까지 클라리언트와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성공적인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를 위한 첫걸음이다. 고객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객의 모든 요청을 들어서도, 혹은 디자이너로서 내가 마음에 드는 것을 은연중에 추구해서도 안 된다. 그렇기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의 특징에 따라서 다르게 고민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예컨대, 개인 공간이 아니라 호텔 혹은 호스텔 등 숙소 공간 디자인을 접근할 때는 단순히 클라이언트를 만족하는 것에 머물면 안된다. 무엇보다 방문객이 만족하도록 하는 것이 훌륭한 디자인이다. 특히 디자인이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매출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유연한 사고를 위해서는 기존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경험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1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필요한 것은 바로 나에게 어떤 클라이언트가 잘 맞는지, 그리고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도 지금 어디에 힘을 더 쏟을지를 분별할 수 있는 판단력과 결정력이 필요하다. 또한,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는 협력 업체와의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지난 6년간 1인 스튜디오로 살아남은 생존 비법이다.

글  이정훈 에디터

자료 제공  디자인하우스, 서울디자인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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