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전시는 5월 24일부터 8월 4일까지 아트선재센터의 한옥과 내부 계단, 그리고 옥상정원을 연결하는 장소 특정적 전시다. 이요나의 작업은 공간이 가진 본래의 건축적 구조와 문법을 수용하면서도 작품이 전시되는 공간에 부여된 통상적 관념과 규범을 비틀어 공간의 수직적 위계와 수평적 경계들을 지워 나간다.

전시와 동일한 제목의 작품 <공간 배치 서울>(2024)은 미술관에 위치한 낮은 한옥에서 출발해 미술관 내부의 수직적인 계단을 타고 가장 높은 옥상정원으로 향하는 이동의 방향을 제시한다. 작은 한옥이 빼곡히 들어선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 조각으로 인해 공간으로서 기능할 수 없어진 데 반해, 넓은 옥상정원은 외곽에만 조각을 설치하고 중심부를 텅 비워 두어 두 공간의 밀도의 대비를 극명히 드러낸다. 이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뉴질랜드로 이주한 이요나가 두 국가가 가진 상반된 도시의 밀도와 일상의 속도를 각기 다른 시기에 교차해 경험한 부분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