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2

창립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의 전시, 그 공간을 채운 소리를 따라

디스트릭트의 첫 아트 프로젝트 《reSOUND: 울림 그 너머》
미디어&디지털 아트 전시 선두 주자 '디스트릭트'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특별 전시 《reSOUND: 울림, 그 너머》를 선보인다. 문화역서울284에서 8월 25일까지 진행되는 본 전시는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전시로 디스트릭트의 대표 작품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폭넓은 분야의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한 작품 총 8점을 만날 수 있다.
ⓒ 디스트릭트

2024년 올해까지, 6년 연속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디지털 디자인&아트 회사 디스트릭트(d’strict)가 문화역서울284에서 첫 아트 프로젝트 《reSOUND: 울림 그 너머》를 선보인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위치한 옥외 광고판에서 실제 파도가 밀려오는 듯한 미디어 아트 작품 〈WAVE〉로 디스트릭트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이들도 상당할 테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을  국내외로 운영하는 디스트릭트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reSOUND: 울림 그 너머》는 보다 많은 대중과 교감하기 위해 만들어진 폭넓은 문화예술 협업 기반의 프로젝트다. 전시 제목에도 적혀있듯 본 전시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전시관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문화역서울284와 디스트릭트의 만남

문화역서울284는 구 서울역사의 원형을 복원해 2011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1900년 남대문정차장을 시작으로 경성역, 서울역을 거쳐 지금의 문화역서울284가 있기까지 100년의 역사가 묻어있는 이 공간에 들어서면 타국의 미술관에 간 듯한 이질감을 받는다.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중앙홀은 마치 디스트릭트의 미디어 설치물을 세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높은 층고로 이루어져 있다. 그곳을 지탱하고 있는 12개의 석제 기둥은 다른 전시 공간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홀을 보고 디스트릭트의 작품을 설치하겠다 계획을 세운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 않았을까. 

ⓒ 디스트릭트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차원

여러 미디어아트 전시가 나오고 있는 요즘, 디스트릭트의 이번 전시는 주목받는 다양한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희미해져 가는 시각예술의 감각을 다시금 불러일으킨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다감각적 몰입을 선사하기 위해 국내외 주요 크리에이터들의 몰입형 인스톨레이션, 전방향 4D 사운드, 시네마틱 비디오, 인터랙티브 아트, ASMR 등의 대표작 8개를 공개하는 이번 전시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8개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8개의 작품

 

중앙홀 – 디스트릭트〈OCEAN〉

부인대합실 – 디스트릭트〈ECHO〉

3등 대합실 – 모놈(MONOM)〈Imagined Worlds〉

1,2등 대합실 – 야콥 쿠즈크 스틴센(Jakob Kudsk Steensen)〈Catharsis〉

귀빈예비실 – 필립스튜디오(Fillip Studio)〈Tactile Orchestra〉

귀빈실 – 인영혜 작가 & ASMR 크리에이터 미니유〈Floating Mind〉

역장실 – 쏘쏘(SOSO)〈Seated Catalog of Feelings〉

그릴 – 디스트릭트 〈FLOW〉

중앙홀에서 밀려오는〈OCEAN〉

ⓒ 디스트릭트

8개의 공간에 설치된 작품 중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 디스트릭트 대표작이자 특유의 몰입형 미디어 설치물인〈OCEAN〉이다. 한국 1세대 인디밴드 베이시스트 장영규 음악감독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본 작품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에서 마주하게 된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OCEAN〉은 관람객을 집어삼킬 것 같은 광활한 바다의 파도를 보여준다. 

 

미디어 월과 이어져 있는 검은 바닥으로는 재생되고 있는 작품 ‘오션’이 맺힌다. 작품은 문화역서울284 중앙홀 지붕의 스테인글라스 돔 그리고 12개의 기둥과 어우러져 웅장함을 내뿜는다. 공간에 얕게 깔린 낮은 조도도 본 작품의 깊이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부인대합실에서 만나는 블랙홀〈ECHO〉

ⓒ 디스트릭트
ⓒ 디스트릭트

〈ECHO〉는 디스트릭트 내외부의 다양한 분야와 세대에 걸친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모델을 제시하는 오픈 유닛의 첫 작품이다. 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운드 스케이프와 라이팅 시스템으로 구성된 키네틱 사운드 작품으로, 전시 공간 중앙에 배치된 움직이는 나트륨램프와 8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재생되는 소리를 만나보며 미지의 세계인 블랙홀 주변 에너지의 이동을 재현한다. 짤막한 주홍빛만이 감도는 공간에서 잠시 현실과 떨어져 우주 공간을 경험해 보자. 

암흑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 듣는 〈Imagined Worlds〉

ⓒ 디스트릭트

독일 베를린에서 공간 사운드를 예술적인 매체로 탐구하는 예술가, 기술자, 공연자들로 구성된 공간음향 콜렉티브 모놈(MONOM)의 신작 〈Imagined Worlds〉는 3등 대합실 공간에 조성되었다. 어두운 숲속으로 들어가듯 전시관 안에 도착하면 원형 테이블에 누워 검은 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오직 청각에만 집중할 수 있는 본 작품은 시각적 요소를 전혀 가미하지 않은 무지향성 4DSOUND를 활용해 다차원적인 세계를 조형했다. 360도 전 방향 사운드 공간을 구현한 이곳에서 음향의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곤충의 시점에서 바라본 자연〈Catharsis〉

ⓒ 디스트릭트
ⓒ 디스트릭트

덴마크 출신의 아티스트 야콥 쿠즈크 스틴센(Jakob Kudsk Steensen)은 자연과 심리를 탐구하는 환경 스토리텔링 작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작가다. 오랜 기간 심도 있는 현장 리서치 통해 생물학자, 과학자. 사운드 전문가와 협업하고 게임, VR, 공간 음향 등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자연을 작품으로 구현한다. 그가 2019년에 발표한 〈Catharsis〉는 북미의 오래된 숲을 직접 조사해 수집한 3D 텍스처와 사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원시림의 아름다움을 디지털로 시뮬레이션한 작가의 대표 작품이다. 실제 자연을 촬영해 틀어 놓은 듯 생생한 질감과 구도를 보여 3개의 분할된 화면을 통해 만나게 된다. 스크린 앞에 앉아 곤충의 시점으로 물밑에서 시작해 재창조된 숲의 생명력을 만날 수 있다.

인조 모피를 쓰다듬자 들려오는 소리〈Tactile Orchestra〉

ⓒ 디스트릭트

아티스트 루스 미어맨과 톰 코트비크가 설립한 네덜란드 기반의 필립스튜디오(Fillip Studio)는 최신 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해 사회적 문제에 대해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며 이를 탐색하는 작업을 전개하는 아트&디자인 스튜디오다. 귀빈예비실 한쪽에 부드러운 털로 덮인 곡선 벽면이 바로 〈Tactile Orchestra〉 작품이다. 벽면을 쓰다듬거나 만지면 촉각에 따라 반응해 전시관에 음악이 흘러나온다. 관람객과 함께 하모니와 리듬을 형성하는 벽을 악기로 삼아 교향곡을 연주하는 본 작품을 통해 그룹 창작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섬유작가와 ASMR 크리에이터의 만남〈Floating Mind〉

ⓒ 디스트릭트

인영혜 작가는 울퉁불퉁한 덩어리 형태로 구성된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의 상호작용에 대해 탐구하는 섬유작가다. 그와 한국 최초 ASMR 크리에이터 미니유가 함께 선보이는〈Floating Mind〉작품에 직접 앉아보고 누워보고 기대보며 잠자코 있던 감각을 깨워볼 수 있는 시간. 귀빈실에서 미니유의 사운드를 들으며 푹신한 작품 위에 앉아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감각적인 재충전의 시공간을 경험해 보자. 

의자에 앉아 느끼는 전율〈Seated Catalog of Feelings〉

ⓒ 디스트릭트

보스턴과 샌디에이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쏘쏘(SOSO)는 디자인과 기술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 구축하는 디지털 디자인 스튜디오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Seated Catalog of Feelings〉는 도서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멀티센서리 작품이다. 관람객은 설치된 의자에 앉아 헤드폰을 쓰고 바닥에 투사된 ‘전자레인지로 팝콘 튀기기’, ‘바삭한 베이컨처럼 튀겨지기’와 같은 텍스트와 연동되는 진동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익숙함과 생소함을 넘나들며 감각하게되는 본 작품은 역장실에 마련되어 있다. 직접 앉아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작품이다 보니 관람하려는 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작품 관람을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디스트릭트의〈FLOW〉를 따라갈 지금 이 시대

ⓒ 디스트릭트
ⓒ 디스트릭트

〈FLOW〉는 올해 초 전 세계 최고 수준의 고해상도 LED 스크린을 보유한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인 런던 아우터넷(Outernet)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미술사의 흐름을 담은 초현실적 메가 아트 퍼포먼스로, 다양한 미술 사조를 캐릭터의 상징적인 춤동작으로 표현한다.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한 호주 출신 작곡가 트라스탄 바튼과의 협업으로 프로듀싱된 사운드를 통해 작품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본 작품은 문화역서울284 2층에서 상영되고 있다.

《reSOUND: 울림 그 너머》는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앞서 소개한 작품 외에도 아티스트 토크, 디지털 요가와 조향 클래스, 일렉트로닉 뮤지션 키라라(KIRARA), 씨피카(CIFIKA)의 라이브 공연 등 유료로 진행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김지민 인턴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디스트릭트 코리아

프로젝트
《reSOUND: 울림 그 너머》
장소
문화서울역284
주소
서울 중구 통일로 1
일자
2024.06.21 - 2024.08.25
시간
11:00 - 19:00 (매주 월요일 휴무)
주최
㈜디스트릭트코리아
주관
㈜디스트릭트코리아
클라이언트
협력 |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사운드얼라이언스, 후원/협찬 | SCENT BY, Mand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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