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efing
명필름아트센터 MFAC
이제는 영화관도 하나의 경험으로 작용한다. 영상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관객들의 기준이 높아진 만큼 가야 할 확실한 이유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파주에 위치한 ‘명필름아트센터’의 영화관은 2015년 개관 직후부터 일부러 찾아가는 곳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남다른 사운드가 같은 영화도 새롭게 느껴지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명필름아트센터가 ‘명필름아트센터 MFAC(엠팩)’이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리뉴얼 소식을 알려왔다. 영화관 하나만으로도 방문의 충분한 이유가 되었던 이곳이 더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열린 장소가 되었다.
명필름아트센터는 2015년 문을 열었다.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건축학개론> 등 29년간 51편의 영화를 제작한 명필름의 영화 정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명필름이 파주로 터전을 옮기며, 2개 동의 건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건물을 세우고 한 동에 명필름 사옥과 영화 학교를, 다른 한 동에 영화관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명필름아트센터를 만들었다. 8년 동안 쌓인 시간의 더께를 털어내고, ‘영화’를 중심으로 다시 새로워진 명필름아트센터 MFAC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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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도시에 탄생한 작은 영화 도시
새로운 로고와 아이덴티티, 바뀐 공간의 면면을 소개하기에 앞서 어째서 ‘파주출판도시’에 영화사가 자리하게 됐는지를 먼저 소개해야겠다. 파주출판도시의 정식 명칭은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로, 출판문화산업을 위해 민간이 주도해 설립한 국내 유일의 산업 단지다. 1980년대 뜻 있는 출판인들이 조합을 꾸려 출판을 위한 도시를 구상한 것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했다. 파주출판도시의 개발은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됐다. 출판·인쇄·출판유통을 중심으로 한 1단계 사업(1997년~2007년)과 영상과 미디어 산업을 집적시키는 2단계 사업. 영화인들은 2007년부터 파주출판도시 2단계 사업을 진행했으며, 이때 명필름을 필두로 영화사 및 영화 관련 업체들이 파주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출판 도시가 영화 도시의 면모도 갖추게 된 것이다.
담장이 없는 파주출판도시에서는 건물들의 외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파주출판도시 2단계 입구에서 보이는 미색 컬러의 노출 콘크리트와 투명한 커튼월의 건물. 명필름이 파주에 펼친 영화 유니버스다. 2개 동으로 구성된 건물 중 하나는 영화관과 카페 등이 있는 명필름아트센터이고, 다른 하나는 명필름의 사무실과 제작실이 있는 사옥이자 영화 인재를 양성하는 영화 학교 명필름랩이다.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7,941.83㎡ 규모. 건축과 설계는 승효상 건축가가 이끄는 ‘이로재 건축사사무소(이하 이로재)’가 맡았다. 승효상 건축가는 이곳을 생산과 소비, 문화와 주거가 함께하는 ‘작은 도시’라고 표현한다. 2개 동은 데크와 브릿지로 연결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다양한 기능의 공간들이 자리한 가운데 도로 같은 통로와 작은 휴게 공간을 두어 도시적 구성을 구현했다. 명필름아트센터에서 사용하는 테이블과 의자, 소파 등의 가구 또한 이로재가 제작해 일관된 분위기를 완성했다.
“
파주에 터를 다시 잡은 그들은 영화제작사 기능의 건물만을 짓고자 하지 아니하였다.
이 땅의 가파른 영화환경을 개선하고자 영화 학교를 만들어 그 기능을 담고자 했으며,
외부인들에게도 개방하는 공연과 집회의 다목적 공간과 전시장을 수용하고자 했고,
제법 고급스러운 레스토랑까지 건물에 넣고 싶어 했다.
또한 개인의 주택을 함께 짓는 것은 물론 설립될 영화학교의 학생이나
장기 방문객을 위한 기숙사와 게스트룸까지 포함하고자 했으니,
생산과 소비 그리고 문화와 거주가 있는 이 복합적 기능은
건물적 차원에서 접근할 일이 아니었다. 어떤 작은 도시를 설계해야 하는 일이 본질이었고
그것도 영화라는 상상과 허구(어쩌면 욕망)의 세계를 현실 속에 구축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2015년 건축가 승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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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사람에 집중한 공간
명필름아트센터가 8년 만에 감행한 리뉴얼의 목표는 명확하다. 더 많은 사람이 찾는 장소가 되는 것. 이전의 명필름아트센터가 명필름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었다면, 명필름을 포함해 더 다양한 이야기와 사람들을 품을 수 있도록 리뉴얼 키워드로 ‘영화’를 택했다. 그다음 1층의 카페에 중점을 두고 공간 리뉴얼을 시작했다. 전면 유리를 통해 내부가 드러나는 1층 설계의 특성상 변화가 확연히 보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명필름아트센터의 황다진·김희주 프로그램 매니저는 인테리어 회사 소프(soff)와 함께 공간 리뉴얼을 진행했다. 이 리뉴얼 프로젝트에는 몇 가지 미션이 있었다. 건축 설계를 담당한 이로재에서 8년 전 제작한 가구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 그중 하나. 이로재 가구가 건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가구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었고, 빈티지한 소재와 플랫한 소재를 섞어 밝고 깔끔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여기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에요. 공간이 밝아야 영업을 하는 곳이구나, 확실히 인식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황다진 매니저의 설명이다. 카페 & 펍으로 바뀐 1층은 이로재의 우드 가구에 맞춰 전체적으로 베이지 톤을 선택, 새로운 티테이블과 커피 머신 뒤 패널 등에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했다. 스탠딩 바와 카운터 사이의 노란 빛 바리솔 조명이 공간에 따스한 분위기를 더한다.
황다진 매니저는 명필름아트센터(Myung Films Art Center)의 약자인 ‘MFAC(엠팩)’으로 새로운 이름을 지은 것 또한 1층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한 결론이라고 말한다. “‘카페 모음’이라는 기존 이름으로 새롭게 브랜딩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새로운 카페 이름을 만들자는 게 처음 생각이었죠. 그런데 고민해 보니 카페만 리뉴얼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바꾸는 거잖아요. 공간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는 게 어떤가 하는 아이디어에서 명필름아트센터를 유지하며 만든 이름입니다.”
새로운 로고와 아이덴티티는 디자인 스튜디오 윙크(WNK)가 맡았다. 3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된 윙크는 타이포그래피와 모션 그래픽 위주의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이다. 김희주 매니저는 “윙크가 모션을 위주로 작업하기 이전의 작업들을 알고 있어요. 유연한 팀이라고 생각해 왔고, 카페 브랜딩을 해본 적은 없지만 함께하면 재밌는 걸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함께하게 된 연유를 설명했다. 윙크는 과거 영화 티켓에서 영감받아 ‘MFAC’으로 새로운 로고와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했다. 종이 티켓의 펀칭 디테일과 아카이빙을 뜻하는 스테이플러 심의 대각선 디테일을 디자인 요소로 적용했다.
명필름 영화의 명대사를 디자인에 활용하던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으며, 디자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슬로건을 만드는 것도 미션이었다. 명필름아트센터 MFAC 공간 전체의 슬로건인 ‘Culture Diversity, A Better World(문화 다양성을 가진 콘텐츠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꿉니다)’, 카페 & 펍과 굿즈에 활용되는 ‘LIFE-TIME, RUNNING-TIME(매 순간이 영화 같은, 평생을 영화와 함께)’이 새로운 슬로건이다.
한 달간의 리뉴얼 공사에서 가장 중점을 둔 곳은 1층 카페 & 펍이었으나 지하 1층의 영화관부터 지상 4층 스크리닝 룸까지, 비상계단의 사이니지는 물론 비상구 표시등과 엘리베이터의 추락 위험 경고판 등 명필름아트센터 MFAC의 곳곳이 새로워졌다. 유료로 운영하던 2~4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1층 카페 & 펍에서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모든 층에서 편히 앉아 마실 수 있도록 좌석을 두어 새로운 연결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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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층별 안내서
커피, 아트, 영화 등 어떠한 목적을 지닌 사람이 방문하더라도 충분히 흥미로울 공간을 탄생시켰다. 층별 콘텐츠와 디자인 요소를 살펴봤다.
B1 | 영화관
영화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곳. 4K 영사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장착했다. 46개의 스피커가 정교한 3D 사운드를 구현하며 영상의 입체감을 더한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의 제작 단계에서 기술 시사를 진행할 만큼 이상적 영화관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휠체어석 2석을 포함해 총 186석으로, 가죽 시트보다 소음이 덜한 천 시트, 항상 펼쳐진 좌석, 좌석 사이의 적당한 거리 등에서도 관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영화관은 주말 및 공휴일에만 운영하며, 하루 4~5회차 상영을 한다. 상업 영화와 독립 예술 영화의 경계 없이 개봉작 중에서 한두 편을 선택해 상영, 비정기적으로 기획전과 특별전도 진행한다. 현재는(2024년 1월 31일 기준) 리뉴얼을 기념해 MFAC의 이니셜 키워드로 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첫 번째 키워드는 M의 ‘Music’으로, 음악가가 등장하는 음악 영화와 삽입곡이 아름다운 O.S.T 영화를 주제로 매주 새로운 기획전 영화를 상영한다. 이후 F, A, C를 키워드로 하는 기획전이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1F | MFAC 카페 & 펍
저녁 6시가 되면 노란색 바리솔 조명이 붉은색으로 바뀐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펍으로 운영되는 공간의 용도에 맞춰 분위기가 달라진다. 카페에서는 산미가 강한 ‘펠트’의 시즈널 원두와 이를 보완하는 ‘학림다방’의 클래식한 블렌딩 원두, 그리고 펠트의 디카페인 원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오이 샌드위치와 에그 샌드위치는 리뉴얼과 함께 새롭게 추가된 메뉴. 이탈리안 레스토랑 ‘두오모’의 셰프가 MFAC 카페를 위해 개발한 레시피로 제공한다. 명필름의 마스코트 ‘머털이’도 즐겨 찾는 장소로, 반려견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성북동 ‘키친제이원’은 심재명 대표의 오랜 단골 펍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셰프 부부가 새로운 공간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업을 제안했다. 카페 영업이 종료된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펍을 운영한다. 소스 하나하나 셰프가 직접 만든 무국적 안주들은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한편 카페 & 펍의 한 켠은 굿즈샵이다. 영화 관련 서적과 블루레이, 엽서와 포스터, 스티커 등과 함께 새롭게 제작한 명필름아트센터 MFAC의 굿즈들을 만날 수 있다.
2F | 쇼룸
뛰어난 작품 퀄리티는 물론 과감한 디스플레이가 눈에 띄는 공간. 2층은 입주 업체를 선정해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쇼룸이다. 명필름아트센터 MFAC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입주 업체의 콘텐츠로 공간을 채울 수 있고, 입주 업체는 이를 통해 소비자와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 수 있다. 첫 번째 입주 업체는 스크린 프린트 기반의 프린팅 프로덕션 스튜디오 SAA(Screen Art Agency). 파주나 파주출판도시 기반의 창작자이거나 영화와 관련된 업체여야 한다는 입주 업체 선정 기준에서 첫 번째에 해당한다.
SAA는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 및 갤러리와 함께 일하며 포스터, 작품 인쇄, 전시 기획 등을 진행한다. 스크린 프린팅은 판화 기반으로, 인쇄 중에서는 가장 고급 인쇄에 속한다. 보통 인쇄가 예술 작품에 비해 색이 바라거나 보존 기간이 길지 않은 데에 반해 스크린 프린팅은 예술 작품 정도의 보존성과 색 재현성을 지닌 인쇄 방법이다. 사선 전시대에 놓인 작품은 SAA의 작업이고, 벽에 걸린 작업은 협업을 즐기는 SAA가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한 작업이다. 독특한 전시대는 PaTI(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출신의 김희주 매니저가 직접 디자인했다.
3F | 아카이브 룸
명필름 영화가 지나온 시간을 아카이빙 했다. 지난 29년간 명필름이 제작한 영화들의 스틸컷이 한쪽 벽을 가득 채운다. 반대편에는 명필름 대표작 10편의 미공개 스틸컷과 포스터 촬영 B컷이 전시되었다. 리뉴얼과 함께 처음 공개하는 사진들이다. “저희 자료실에 있던 사진이에요. 당시에는 디지털카메라가 없었으니까 필름 카메라로 현장을 찍었잖아요. 그때 인화한 사진 자료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공개된 적 없는 컷들이니까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런 자료를 모아서 공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황다진 매니저가 <접속>의 사진들을 보며 설명했다. 영화에 등장한 소품들을 재구성한 전시대와 빛나는 트로피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4F | 스크리닝 룸
언제나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빔프로젝터를 통해 영화를 상영한다. 현재는 음악 영화 기획전에 맞춰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다수의 영화 음악을 만든 방준석 음악 감독이 작업한 <후아유>가 상영 중이다. <후아유>는 2002년 개봉한 명필름의 10번째 영화로, 조승우·이나영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두 배우의 20대 풋풋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스크리닝 룸에서는 1층 카페에서 구매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빈백에 등을 기대고 카페의 디저트를 맛보며 영화를 즐겨보자. 영화의 시작부터 함께하고 싶다면 11시, 1시, 3시 등 스크리닝 룸의 상영 시간표를 미리 확인할 것. 스크리닝 룸은 대관도 가능하여 상영회, 모임, 세미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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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프로젝트의 두 주역
Interview with 황다진·김희주 매니저
명필름아트센터 프로그램 매니저
— 프로그램 매니저 두 분이 주도해서 리뉴얼을 진행했어요. 공간도, 브랜딩도 평소 다루지 않는 영역인데 어땠나요?
황다진: 2023년 하반기는 거의 이 프로젝트에 몰두하며 보냈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매니저로 영화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업무이지만, 이 공간 전체를 운영하는 것 또한 저희의 일이에요. 이전에도 2층 공간을 채우거나 3·4층 공간을 보완하는 작업을 해왔고요. 다만 이번처럼 대대적 리뉴얼을 감행한 것은 처음이어서 깊게 고민하고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 많았습니다. 리뉴얼의 방향은 협업한 윙크, 소프 등 외부 전문가들의 작업을 저희 내부에서 함께 발전시켜가며 진행했습니다. 희주 매니저님이 시각예술을 전공한 분이기에 많은 부분들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아니었으면 외부에 더 많은 것을 의존해야 했을 거예요. 덕분에 더욱 저희 공간에 어울리는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 희주 매니저님이 디자인한 2층 쇼룸의 전시대가 정말 놀라웠어요. 전시대를 눕힐 생각을 어떻게 했어요?
김희주: 사실 처음에는 장을 짜려고 했어요. 왜냐하면 저한테는 SAA의 작업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손댈 수 없도록 갇혀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SAA에서 반대하셨어요. 장을 짜서 그 안에 작품을 넣는 행위는 본인들이 지향하는 것은 아니라고요. 이후에 여러 고민을 거쳐 공간을 틔워주면서 작품 설치 면적을 넓게 쓰고, 매스감 있게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디자인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경사면을 가진 큰 가벽 겸 가구가 나온 것 같아요.
— SAA와 함께하지 않았으면 이런 형태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겠네요.
황다진: 맞아요. SAA에서도 제작된 전시대를 직접 보시고는 처음에 셀렉해 두신 작품들에서 전시대와 더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바꿔서 채워주셨어요. 서로 예상치 못했던 부분들이 긍정적으로 더해져서 지금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 리뉴얼 진행 담당자로서 더 자세히 보거나 즐겨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황다진: 1층부터 4층까지 각 층을 자유롭게 올라가 주시기를 바라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오르는 것은 상당한 정성이 드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 공간을 깊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지나치기가 쉬워요. 특히나 4층의 스크리닝 룸은 많은 분들이 놀라는 공간이에요. 다른 층과 대비되는 어두운 공간이 아늑함을 주고, 좌식 구조라서 조금 더 편안히 계실 수 있어요. 각 층의 매력을 각자의 방식대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희주: 보통 리뉴얼이라고 하면 예전의 느낌을 없애려는 시도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게 손님들에게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니까요. 저희의 리뉴얼 프로젝트는 그런 의미에서 핸디캡이 있었어요. 이전의 것을 가지고 가면서 새로운 것과 조화시키는 게 미션이었죠. 그것을 성공했다는 것에 약간의 뿌듯함이 있어요. 원래 있던 가구를 보고 새로 산 책상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어요. 기존의 것이 새롭게 보인다는 평이 저에게는 재밌는 요소였어요.
글 김혜원 기자
사진 Hae Ran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명필름아트센터 MFAC
프로젝트 캐비닛은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격주 목요일,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들을 꺼내 보세요.
[Project Cabinet] 영화 위에 쌓아 올린 복합문화공간, 명필름아트센터 MFAC
: file no.1 : 파주출판도시 속 시네마 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