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0

이야기를 들려주는 쇼룸의 근사한 예, 보블릭 플랫-홈 ①

: file no.1 : 미적 경험을 통한 취향 발견의 공간

Briefing

보블릭 플랫-홈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을 배경으로, 빨간 철제 계단과 테라스가 눈길을 끄는 건물에 보블릭의 세 번째 쇼룸 ‘보블릭 플랫-홈’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보블릭은 이곳의 3층부터 5층으로 쇼룸을 이전했다. 원오원아키텍츠의 최욱 건축가가 설계한 이 건물의 내부는 스킵 플로어(Skip Floor) 형식으로, 각 층이 서로 다른 높이로 배치되어 있다. 보블릭은 이 독특한 구조를 활용해, 층마다 다른 분위기의 가구와 디자인을 전시해 고객들이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판교, 세곡동에 이어 새로운 장소로의 쇼룸 이전을 계획하고 있던 박래원 대표는 이 장소를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우리가 엄선한 디자인이 더 많은 고객을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이곳이라는 것을요.” 

쇼룸은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자신들의 철학과 미적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이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빈티지 가구 시장까지 활성화되었고, 해외 유명 가구의 구매 경로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으며, 업체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보블릭의 쇼룸은 어떠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을까? 이들의 전략과 강점은 무엇일까? 보블릭이 ‘플랫-홈’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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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 아름다움을 일상에 담다 

보블릭(Vorblick, VBLK)은 독일어로 선견지명을 의미한다.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독일과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박래원 대표는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는 아니지만 특별한 의미를 담아 이 이름을 붙였다.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과 독창적인 안목을 가진 가구를 소개하겠다”라는 의지를 담았다. 

아르떼미데알리아스카시나플로스마지스 등 누구나 들어봤음직 한 전통 있는 글로벌 디자인 가구 브랜드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프리미엄 디자인 가구를 한국에 소개해 온 보블릭이지만, ‘고가’의 가구를 ‘많이’ 판매하는 것을 우선하는 곳은 아니다. 이는 저마다의 특성과 매력을 지닌 수백 개의 브랜드, 수만 가지에 이르는 옵션을 알려온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보블릭은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그것을 삶 속에 반영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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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발견하고 안목을 키우는 공간

“아름다운 것이 가장 유용하다”는 보블릭의 슬로건은 일상 속 미적 경험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어주는지를 강조한다. 기능적으로 뛰어난 디자인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지만, 실용성 이상의 미적 경험이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에 온라인을 넘어 고객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쇼룸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해 왔다. 보블릭에 있어서 쇼룸은 단순한 가구 판매 공간이 아니라, 고객과 소통을 이루는 장소이며, 이곳에서 고객은 다양한 가구와 조명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보블릭은 고객이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지향한다. 카시나(Cassina)와 같이 잘 알려진 브랜드부터 보스니아의 전통 목각 예술을 담은 자나(ZANAT)처럼 국내에 덜 소개되었지만 가치 있는 브랜드까지, 보블릭의 라인업은 방대하다. 이를 통해 고객은 더 폭넓은 디자인 경험을 쌓고,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보블릭이 독점으로 선보이는 해외 브랜드들은 이 큐레이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미적 경험이 쌓일수록 취향이 점점 더 확실해진다는 확신 아래, 보블릭은 맞춤형 상담과 세심한 컨설팅을 통해 고객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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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 플로어를 활용한 입체적인 공간 구성 

각 층이 반 층씩 연결된 플랫-홈의 스킵플로어는 색다른 시각적 경험으로 이끈다. 층마다 각기 다른 소품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다른 분위기와 마주하게 되는 것. 이 구조는 공간을 더 집중적으로 관람하고, 각 층의 다양한 미적 감각을 경험하게 해준다. 따뜻한 나무 소재와 차분한 색감이 있는 층에서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모던한 금속 소재와 현대적인 디자인이 있는 층에서는 세련됨과 날카로운 미감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이렇게 저마다 다른 콘셉트로 구성된 공간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스타일과 디자인을 접하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안목을 넓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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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허무는 공간 

플랫-홈은 가구 디자인 이상의 미적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적 장소다. 보블릭은 다양한 디자이너, 아티스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플랫-홈을 문화적 공간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5층 외부 테라스는 도심 속에서 열린 하늘을 배경으로 예술적 경험을 더욱 깊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진행한 무용 공연이나 오프닝 파티 등은 플랫-홈이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장소임을 강조한다. 

쇼룸은 평소 300여 점의 가구와 조명이 전시되지만, 때때로 특정 브랜드만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한다. 지난 9월 열린 구비 홈(GUBI HOME) 전시에서는 구비의 가구와 조명 100여 점으로 플랫-홈 전체를 꾸미기도 했다. 특정 브랜드만을 선보이는 행사를 여는 이유는 해당 브랜드의 미학과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매력적인 문화 공간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하는 것은 자신만의 취향을 찾고 안목을 키워가는 과정에 필요하고, 이 즐거운 여정을 함께할 수 있기를 보블릭은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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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부터 대형 프로젝트까지, 협업으로 완성하는 공간

보블릭을 온오프라인에서 인기 제품을 파는 브랜드로 알고 있다면, 그동안 어떤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왔는지 몰라서일 것. 지금까지 보블릭은 주거 공간, 호텔, 리조트, 대형 브랜드들과 협업하면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계속 쌓아오고 있다. 박래원 대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기 자리에서 최고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걸 중요시 여긴다. 건축가나 디자이너들과 손잡고, 보블릭만의 강점을 더해 멋진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블릭은 다양한 디자인 브랜드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제품 발주부터 수입, 통관, 배송,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한 공간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한다. 가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공간을 풍부하게 만드는 걸 몸소 보여주는 브랜드가 보블릭이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보블릭 플랫-홈 한남

 

장소 보블릭 플랫-홈 한남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26길 6, 3-5F 

운영 시간 화-토 11:00 – 19:00, 월요일 휴무  

오픈일 2023년 11월 3일 

공간 기획 보블릭 

 주리아 객원 기자

사진 강현욱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보블릭

 

프로젝트 캐비닛은 참신한 기획과 브랜딩, 디자인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헤이팝 오리지널 시리즈 입니다. 격주 목요일,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들을 꺼내 보세요.

 

[Project Cabinet] 이야기를 들려주는 쇼룸의 근사한 예, 보블릭 플랫-홈

▶ : file no.1 : 미적 경험을 통한 취향 발견의 공간

      : file no.2 : 삶을 노래하는 또 다른 방법

      : file no.3 : 보블릭 이모저모

프로젝트
[Post-It] 보블릭 플랫-홈 한남
장소
보블릭 플랫-홈 한남
주소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26길 6, 3-5F
시간
화-토 11:00 - 19:00, 월요일 휴무 
기획자/디렉터
공간 기획 | 보블릭
헤이팝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헤이팝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과 그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와 브랜드에 주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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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려주는 쇼룸의 근사한 예, 보블릭 플랫-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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