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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작가들의 이야기가 옹기종기 모인 상점, 키오스크키오스크

민진아 디자이너가 제안하는 연말 선물 5
코로나가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2021년이 열흘조차 남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올 한 해는 별일 없었던 것 같은데 유독 더 힘들었다. 앞서 말한 코로나 때문일 것이다. 괜히 주변 사람들이 더 생각난다. 나만큼 그들도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감사, 위로, 축하 등 여러 가지 마음을 담아 지인들에게 연말 선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키오스크키오스크가 떠올랐다. 로컬 디자인과 예술품을 소개하는 편집숍인 키오스크키오스크는 일상과 작업에 영감을 주는 오브제와 도서, 그리고 그 영감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키오스크키오스크가 제안하는 작가의 노력이 담긴 작품들은 팍팍한 일상에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그들처럼 열심히 해보자는 결심을 다지게 만든다.

Interview with 민진아

그래픽 디자이너 & 키오스크키오스크 대표

공예주간 2021, 사진 : 서동신 | 이미지 제공 : 키오스크키오스크

2021년이 보름 채 남지 않았어요. 디자이너님은 올해 어떻게 보내셨어요?

2021년에는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새로운 분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공예진흥원 지원사업으로 ‘일상의 예술’이라는 두 번째 기획전과 여러 작가들과의 팝업 기획전도 진행하며 디자이너로서 스스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모색했습니다.

 

 

키오스크키오스크의 전신은 2015년에 진행한 ‘연필 키오스크’라고 들었어요. 디자이너님의 연필에 대한 사랑은 유명한데, 연필에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당시 헨리 페트로스키의 책 ‘연필’을 읽고 연필의 사용이 귀하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어요. 평소 저에게 익숙한 도구였던 연필을 점점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사람들이 연필을 사용하는 감각을 되찾고, 연필을 창작의 도구로 다시 소개하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 최용준 | 이미지 제공 : 키오스크키오스크

연필은 나에게 어떤 도구이며,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봤어요. 구매가 가능한 시판 중인 연필, 현재는 생산되지 않는 단종된 구형 연필 등 다양한 연필을 모으며 여러 연필의 감각을 경험하면서 몇 년 간 나에게 꼭 맞는 연필을 찾는 과정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도 저처럼 다양한 연필을 사용해 보고 자신만의 연필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 연필 키오스크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모았던 연필을 판매하고, 여러 번의 필사 모임과 드로잉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이외에도 연필과 관련된 잡지와 책을 출판했어요.

 

 

입에 기분 좋게 감기는 키오스크키오스크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키오스크는 간이, 가변 매대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예요. 일본과 유럽에서는 작은 편의점이나 길의 가판대를 지칭하죠. 연필키오스크를 연필이라는 주제를 유연하게 해석하고 움직이는, 가변적인 프로젝트로 완성하고 싶었던 것처럼 작가와 디자이너가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작업과 상품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하나의 ‘키오스크’ 안에 여러 가지 키오스크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형태인 거죠. 키오스크 속 다양한 키오스크라는 의미(Kiosk in Kiosk)에서 KioskKiosk(키오스크키오스크)가 되었습니다.

사진 : 최용준 | 이미지 제공 : 키오스크키오스크

그래픽 디자이너가 독립 상점을 열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모든 일은 디자인과 같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니즈를 찾고, 방안을 모색하고 계획하면서 해결할 방법을 찾지요. 그래서 상점 운영도 디자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소통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이야기와 가치를 위한 일을 모색하고 싶었어요.

 

 

키오스크키오스크에 들어서면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어서 눈이 즐거워요. 혹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따로 있나요?

1인이 운영하는 상점은 개인의 취향과 가치가 담기게 돼요. 키오스크키오스크는 로컬 작가의 작업과 상품 사이의 것을 판매합니다. 그러므로 키오스크키오스크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작가와 창작자의 다음 작업을 위해 판매되는 상품이자, 누군가의 생각과 깊이가 담긴 ‘작업’입니다. 초창기에는 개인의 취향과 가치를 언어로 정리하며 상점의 성격을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일상적인·비전형적인(Typical·Atypical), 평범한·특별한(ordinary·extraordinary), 유용한·비유용적인(useful·useless), 의미 있는 방해(meaningful distraction)가 그것이에요.

공예주간2021, 사진 : 서동신 | 이미지 제공 : 키오스크키오스크

디자이너님의 디자인 스타일이 키오스크키오스크의 큐레이션에 반영되기도 하나요?

키오스크키오스크는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한다기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자 해요.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노력과 숙련도, 고유성이 큐레이션의 가장 큰 기준이 됩니다.

 

 

디자이너 에디션 문구 시리즈, 아트 온 카드 프로젝트 등 여러 창작자들과 협업 프로젝트도 진행하시죠. 창작자와 협업을 할 때, 무엇에 초점을 맞추나요?

창작자와 협업을 할 때는 스스로 한 명의 디자이너로서 유연하고 부드럽게, 협업을 위한 접점을 찾습니다. 작업을 할 때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서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서로 가능한 역할을 이해하고, 적당한 틀 안에서 서로의 상호작용을 찾습니다.

선과 선분과의 협업 기획전, 사진 : 서동신 | 이미지 제공 : 키오스크키오스크

키오스크키오스크의 자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창작의 결과물과 형식은 창작자의 생각과 작업의 확장에서 오기 때문에 특정 물건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작업’을 중심으로 무엇을 제작할지 고민합니다.

 

 

지난해, 성수동에 새로운 공간을 오픈했어요. 준비하시면서 어떤 공간이 되기를 꿈꾸셨나요?

두 번째 공간은 어느 정도 노력은 필요하지만, 방문이 너무 어렵지 않은 위치를 찾았습니다. 내부에는 팝업을 위한 섹션과 공예 상품을 위한 섹션을 구성하려고 했어요.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도록 넓은 매대와 테이블을 두었고요. 사실, 조금 더 정돈된 공간을 바랐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창작의 에너지와 밀도도 가득 차 버렸어요.

 

 

그게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나와 맞는 물건을 찾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런가요?(웃음)

heyPOP PICK!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연말 선물 아이템 5

© kioskkiosk

1. 키오스크키오스크 월간/연간 달력

달력과 저널은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계획하는 이들을 위한 상징적인 선물이에요. 올해도 출시한 키오스크키오스크의 월간 달력과 연간 달력은 키오스크키오스크 고유 서체와 레터링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 kioskkiosk

2. AP SHOP 패브릭

최경주 작가님의 다양한 드로잉 패턴이 여러 개의 레이어로 인쇄된 패브릭 제품입니다. 원하는 길이로 재단해서 판매되며, AP SHOP과 키오스크키오스크에서만 판매하고 있어요.

백경원 작가의 오발컵(좌) & f.print의 라인컵(우) © kioskkiosk

3. 백경원 작가님의 오발컵 & f.print의 라인컵 시리즈

유연하고 다채로운 형태를 지닌 세라믹 컵과 브랜드가 많아요. 독특하지만 아름다운 형태의 세라믹 컵은 특별하고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 CARAN D'ACHE

4. 카렌다쉬 스위스 우드 연필

발이 편한 신발처럼, 나에게 꼭 맞는 연필을 새해 계획과 시작을 위해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키오스크키오스크 x 브라이트룸 리소 프린트 엽서(좌) & 리틀룸 카드 © kioskkiosk

의미가 담긴 엽서와 카드

고마운 이와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작은 엽서와 카드를 꼭 구매하여, 손편지를 적어서 전달하기를 바랍니다. 대구 고스트북스의 브랜드 ‘리틀룸’의 류은지 작가님의 그림이 담긴 엽서와 카드, 키오스크키오스크와 세라믹 공방 ‘브라이트룸’이 협업으로 제작한 리소 프린트 엽서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허영은 객원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키오스크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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