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인플루언서들의 피드에 일제히 등장한 진녹색 스프레이 보틀이 있다. 바로 라이프에티켓 브랜드 ‘희녹’의 탈취제다. 인사이더들의 SNS에서 시작된 매력적인 입소문은 가로수길의 오래된 빌라를 개조한 ‘탈로 서울’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를 통해 세를 넓혔다. 갓 출시된 리빙 소품이 이토록 명확한 존재감을 얻은 현상의 뒤에는 로레알과 아모레퍼시픽에서의 상품 개발을 맡았던 희녹의 박소희 대표, 그리고 마케팅 총괄을 맡은 ‘쿨리쉬동coolishdong’이 있다.
서울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마켓을 주목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이름 ‘쿨리쉬동’. 묘하게 입에 붙는 이 캐치프레이즈는 제일모직과 패션 매거진, 에스티 로더 등을 차례로 거친 베테랑 PR맨 한석동의 별명이다. 그는 패션과 뷰티를 두루 섭렵한 끝에 최근 독립해 동명의 마케팅 컴퍼니를 이끌며 희녹의 마케팅을 맡고 있다. 그의 SNS 피드는 장르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현장으로 가득하다. 서울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가장 기민한 발신자이자 소비자 중 한 명인 그에게 ‘팝업’의 향방과 원스리스트를 물었다.
성수동 박국이샵에서 열린 팝업 현장.
쿨리쉬동의 피드엔 지금 당장 주목받는 장소와 사람, 브랜드가 총망라되어 있다. 멋진 것을 먼저 알아보고 널리 알리는 일, 패션 PR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패션, 패션 잡지에 관심이 많았다. 지방에서 나고 자랐는데, 그곳에서 패션을 한다는 것은 글쎄. 남사스러운 일이었다고 해야 할까, 겉으로 많이 드러내지 못했다. 그래서 혼자 책을 사서 A부터 Z까지 달달달 외우다시피 했다. 이 때의 시간들이 이후 패션 회사에서 실제로 일을 시작한 후에도 큰 도움이 됐다.
‘쿨리쉬동’의 의미는. 큰 의미는 없다. 사실 무척 유치한데, 쿨해지고 싶어서. 옛날부터 쓰던 이름이었고 독립해서 운영하는 회사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 이름을 들고 관공서에 가서 업체 등록을 하면서 조금 낯이 뜨겁긴 했지만. (웃음)
한석동의 원스리스트를 꼽는다면.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당장 100개라도 말할 수 있어서. (웃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취향이 없는 사람같다. 모든 것을 쉽게 좋아하고 별 것 아닌 것에서도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역으로 백만 가지 취향을 가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