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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1

베를린 아트 & 디자인 스팟 4

팝업 플랫폼부터 바우하우스까지
앤데믹에 다다른 오늘 조심스럽게 하나 둘 해외로 가는 길이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2022 iF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베를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아트 & 디자인 스팟 네 곳을 소개한다. 베를린 10년 차 경력자가 엄선한 공간을 만나보자.

베를린 신국립미술관(Neue Nationalgaleire)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heypop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heypop

바우하우스 교장을 역임한 현대 건축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가 설계한 베를린 신국립미술관은 베를린에서 놓쳐서는 안 될 건축 스팟이다. 1968년 완공한 신국립미술관은 분단 이후 주요 미술관이 동베를린으로 흡수되며 부족해진 서베를린의 문화예술 인프라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했다. 미술관 건물은 유리와 철제만을 사용했으며 수평과 수직의 구조가 전부이다. 가로, 세로 약 65m에 길이에 이르는 철제 지붕은 오직 8개의 기둥으로만 지탱한다. 내부에는 기둥이 없고 유리로 된 사면의 창은 내외부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동베를린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20세기 모더니즘 건축 미학과 기술의 집약체인 셈이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걸작이자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작인 신국립미술관은 지난 2016년부터 약 6년간 볼 수 없었다. 노후화로 인해 보수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 이 세기의 건축물은 동시대 최고 건축가로 손꼽히는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총 감독을 맡아 실내외 보수 공사를 진행해왔다. 지난 2021년 8월 새롭게 개장한 신국립미술관에서는 지금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특별전을 비롯해 컬렉션 상설전을 만날 수 있다.

팝 쿠담(POP KUDAMM)

팝 쿠담 전경 ⓒheypop
팝 쿠담 전경 ⓒheypop

올해 5회째를 맞이한 베를린 디자인 위크(Berlin Design Week) 기간에 만날 수 있는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팝 쿠담(POP KUDAMM)은 서베를린 번화가인 쿠르퓌르스텐담(kurfürstendamm), 일명 쿠담 거리에 자리한다. 베를린 예술대학교, 베를린 공과대학교 그리고 도시 패러다임 실험 플랫폼인 슈타트매뉴팩토가 주축으로 만든 팝업 형식의 공동 플랫폼이다. 예술부터 디자인, 과학, 건축, 도시농업, 사회 이슈, NFT 등 다양한 이슈가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컨테이너를 활용한 건축물. 현재 팝 쿠담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 컨테이너들은 이전에 서브 컬처 행사가 열렸던 플래툰 쿤스트할레(Platoon Kunsthalle)로 사용하고 버려진 것을 재활용했다. 팝 쿠담은 이동성이 뛰어나고, 원하는 형태로 조립할 수 있는 컨테이너의 특징을 십분 활용했다.

 

본관 격인 중앙 건물을 메인 전시 및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하며 동시에 그 앞에는 ‘파빌리온’이라는 이름의 개별 컨테이너가 자리한다. 이곳에서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및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를 펼치는데 양옆으로 백화점 카르슈타트(KARSTADT)와 SPA 브랜드 C&A가 자리해 길거리를 오가는 쇼퍼(shopper)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양 옆 맨 위에 놓인 컨테이너에서는 한국의 비주얼 아티스트 빠키(VAKKI)의 작품이 전시되어 흥미를 유발하기도.

베를리니쉬 갤러리(Berlinische Galerie)

베를리니쉬 갤러리 외부 전경 © Noshe
베를리니쉬 갤러리 외부 설치 작업 © Noshe

1975년에 설립된 베를리니쉬 갤러리는 베를린에 자리한 공공미술관 중에서 가장 젊은 편에 속한다. 베를리니쉬라는 말은 독일어 ‘Berlinisch-‘로 베를린의 혹은 베를린스러운이라는 뜻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기서는 베를린을 배경으로 활동한 베를린 다다이즘 등 베를린 기반의 미술 사조와 그들의 예술 작품을 주로 소개한다.

 

‘베를린’이라는 키워드에 방점을 둔 컬렉션과 더불어 이곳에선 미술관에 들어서기도 전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미술관 입구 앞바닥을 장식하는 그래픽 설치 작업 ‘유리 공장 표시(Markierung Glaslager)'(2003/2004)가 그것. 미술관이 들어서기 전 유리 공장이었던 공간의 역사를 활용해 제목으로 차용했다.

 

노란색 배경 위에 검은색 알파벳을 나열한 그래픽 설치 작업은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퀸 말베치(KUEHN MALVEZZI) 건축 사무소의 작품이다. 혹시나 무슨 규칙이라도 있나 싶어서 한참을 들여다보지만 아무런 관계를 찾을 수 없다. 당연한 말이다. 여기에 적힌 알파벳에는 특별한 규칙은 없다. 베를리니쉬 갤러리와 인연이 깊은 혹은 소장품 중에서도 손에 꼽는 대표 작가 160여 명의 이름을 띄어쓰기 없이 나열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베를리니쉬 갤러리는 베를린 내 미술관 중에서도 훌륭한 숍을 지니고 있으니 놓치지 말자.

베를린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Berlin Bauhaus-Archiv)

공사 중인 바우하우스 아카이브의 모습 ⓒheypop
공모에 선정된 건축가 폴커 스타브가 제안한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신관 설계안 ⓒheypop

베를린 바우하우스 아카이브는 베를린 안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바우하우스 박물관이다. 바우하우스 박물관은 바우하우스가 자리한 데사우(Dessau), 바이마르(Weimar) 그리고 베를린에 각각 하나씩 존재한다. 2019년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맞이해 데사우와 바이마르의 바우하우스 미술관은 리노베이션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개관했고, 베를린 바우하우스 아카이브는 오는 2023년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바우하우스 아카이브는 바우하우스 초대 설립자인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설계한 것으로 그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여러 번 수정을 거쳐 1979년 완공했다. 아쉽게도 처음 건축물을 설계한 발터 그로피우스는 완성된 베를린 바우하우스 아카이브를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지만.

 

1919년부터 1933년까지 바우하우스의 전시, 작품, 문서, 자료를 보관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바우하우스 아카이브는 지난 2015년 공간을 확충하고 보수하기 위해 국제 공모전을 개최. 독일 건축가 폴커 스타브(Volker Stab)가 제안한 유리 타워(glass tower) 설계안이 최종 채택되었다. 바우하우스 정신이 깃든 아카이브가 내년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지 놓치지 말길.

이정훈 기자

사진 우정민 PD

이정훈
독일 베를린에서 20대를 보냈다. 낯선 것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쉽게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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