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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5

레고로 꾸민 동네 빨래방의 변신

어린이를 위한 알록달록 코인세탁소.
어른들이 모아온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결제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주위에서 이것저것 만지거나 말을 건다. 지루하게 발끝을 쳐다보거나, 좁은 공간을 뛰어다니다 제지를 받기도 한다. 직접 돈을 내고 이용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의외로 많은 어린이들이 다녀가고 시간을 보내는 곳. 바로 코인세탁소다.
밖에서 본 ‘꿈의 빨래방’. 이미지|LEGO

 

컬러풀한 공간 작업을 해온 영국의 아티스트 겸 디자이너 인카 일로리(Yinka Ilori)는 어린이들이 지루함을 달래고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코인세탁소 모델 ‘꿈의 빨래방(Launderette of Dreams)을 디자인했다. 실제로 운영되는 가게는 아니고, 완구기업 레고 그룹이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증진시키자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한 설치 전시다. 보호자들이 코인세탁소에 와서 기계를 만지고 기다리는 동안 옆에서 어린아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은 데서 착안했다.

 

컬러풀하게 꾸민 놀이 공간. 이미지|LEGO

 

‘꿈의 빨래방’은 아이들이 직접 그 공간에서 놀이를 하다 갈 수 있는 인터랙티브 전시다. 아이들은 어디서나 배우고 꿈꾸고 성장한다.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그 한 시간도 마찬가지다. ‘꿈의 빨래방’은 그 시간을 아이들도, 보호자들도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제 공간에 구현했다.

 

런던에서 자란 디자이너 일로리는 어린 시절 가족이 함께 동네 코인세탁소에 가던 추억을 되살리며 놀이 공간을 꾸몄다. 늦은 저녁, 혹은 주말 아침 빨래 더미를 든 사람들이 모여드는 코인세탁소는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이기도 했다. 그에게는 어른들이 볼일을 보는 동안 다른 집 아이들과 어울리며 코인세탁소 안팎을 뛰어다니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는 “나 역시 어릴 때 빨래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 동안 미래를 꿈꾸기도 했다”고 말한다.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한 데 모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그 지역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평범한 공간’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이미지|LEGO

 

‘꿈의 빨래방’에는 코인세탁소의 평소 모습에서 차용한 구조물과 놀이 시설들이 있다. 마치 드럼 세탁기처럼 생긴 장난감 자판기, 자유롭게 레고를 조립할 수 있는 테이블, 레고로 벽화를 만드는 코너 등에 레고 블록 20만 개가 사용됐다. 바닥에는 놀이터처럼 아이들이 오르내릴 수 있는 경사면이 있고, 사방치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선과 숫자가 그려져 있다. 일로리는 자기 모교인 초등학교를 찾아가 그곳 아이들을 인터뷰하며 ‘꿈의 빨래방’을 꾸밀 아이디어를 얻었다. 레고 그룹은 “아이들은 평범한 일상을 마법 같은 경험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있다”고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미지|LEGO 유튜브

 

다채로운 색과 디자인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아이들은 눈높이가 맞춰진 알록달록한 코인세탁소에서 환영받는 기분을 느끼고, 배우고 교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꿈의 빨래방’은 지난 11월 런던에서 열흘간 설치 전시로만 소개됐지만, 현실의 공유 서비스나 지역 커뮤니티 공간에서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로 이루어져 여러 영감을 준다.

 

 

박수진

자료 협조 LEGO, Yinka Il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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