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크(Vunque)는 디자이너 석정혜가 2018년 론칭한 국내 패션 브랜드다. 석정혜는 핸드백 브랜드 쿠론(Couronne)를 통해 입지를 다진 인물로, 분크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전개한 또 다른 브랜드다. 매주 수요일 신제품을 선보이는 ‘Vunque Wednesday Drop(VWD)’ 시스템은 론칭 초기부터 이어온 분크의 시그니처다. 통상적인 컬렉션 대신 주 단위로 흐름을 나누어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축적해 가는 방식이다. 2018년 4월 서울 한남동에서 첫 팝업스토어를 연 이후, 분크는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다.
봄이 시작되는 3월, 26SS 캠페인을 소개하는 팝업을 서울 성수동에 마련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에서 영감을 받아, 꿈과 현실의 경계에 머무는 듯한 몽환적이고 아련한 정서를 컬렉션 전반에 녹였다. 그 무드를 보다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손잡은 파트너가 바로 이터널로그(Eternalog)다. 이터널로그는 빈티지 카메라로 촬영하는 아날로그 포토부스로, 사진을 찍기 전후의 시간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하는 공간이다.
이곳의 특징은 결과물만이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에도 있다. 인화를 기다리는 5분 남짓의 짧은 순간마저 아날로그를 감각하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공간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홍대점에 이어 지난해 2월 문을 연 성수점에는 50년대 진공관 라디오가 놓여 있고, 벽면에는 빈티지 필름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을 남기고 끝나는 포토부스가 아니라, 아날로그를 향유하고 그 취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로 꾸린 것이다.
이러한 이터널로그의 공간적 성격 위에 분크의 시즌 무드를 덧입혔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되는 흑백 사진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고, 관람자는 그 안에서 26SS 컬렉션이 지닌 분위기를 체감하게 된다.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지를 남기는 행위 자체를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한 셈이다.
팝업 기간 포토부스는 유료로 운영된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되어 흑백 프레임으로 제공되며, 분크의 무드를 담은 포토 프레임도 함께 증정된다. 인스타그램 팔로우 및 인증샷 이벤트도 마련되어, 추첨을 통해 26SS 액세서리와 촬영권 등을 증정한다. 이번 팝업 이벤트는 3월 13일부터 26일까지 14일간 이터널로그 성수점에서 진행된다.
글·사진 김기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