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문화재단이 2026년 2월 14일까지 〈제25회 송은미술대상전〉을 개최한다. 송은미술대상은 국내 젊은 작가들의 안정적인 창작 환경 조성과 장기적인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어 온 송은문화재단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한국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꾸준히 비춰온 미술상이다.
올해로 25회를 맞은 공모에는 총 556명의 작가가 지원했으며,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작가 20인이 선정됐다. 고영찬, 고요손, 권현빈, 김무영, 김민정, 김주원, 김한샘, 봄로야, 비고, 신민, 요이, 우정수, 윤미류, 윤정의, 이수지, 이승재, 이아람, 이진형, 정가희, 최태훈 등 참여 작가들은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신작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매체와 방법론을 통해 각자의 문제의식과 시선을 드러내는 이번 전시는 동시대 한국 미술의 현재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송은미술대상은?
송은미술대상은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 설립자 故 송은 유성연 명예회장이 생전에 추진했던 한국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한 공익사업의 뜻을 기리고자, 현 송은문화재단 이사장인 ㈜에스티인터내셔널 유상덕 회장이 2001년 제정한 미술상이다. 제정 이후 신진 작가들의 가능성을 조명하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 운영돼 왔다.
특히 2021년에는 제정 20주년과 신사옥 개관을 계기로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지원 자격을 완화하고 본선 전시 참여를 제도화했으며, 수상 이후까지 이어지는 혜택을 강화해 보다 실질적인 작가 지원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송은미술대상은 단순한 공모전 형식을 넘어, 작가의 작업 과정과 이후 활동을 함께 고려하는 미술상으로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이 과정에서 송은문화재단은 서울시립미술관, 까르띠에와 협력해 지원 체계를 확장했다. 까르띠에는 동시대 문화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 철학을 바탕으로 대상 수상 작가의 작품 매입을 후원하며, 해당 작품이 공공 미술관 소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수상 이후 작가의 작업이 제도적 맥락 안에서 축적되고, 장기적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참여 작가는 무슨 혜택을?
제25회 송은미술대상 대상 수상자는 전시 기간 중 최종 심사를 통해 선정되며, 2026년 1월 발표될 예정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 원이 수여되며, 3년 이내 송은에서의 개인전 개최를 지원받는다. 또한 송은문화재단과 까르띠에의 후원으로 수상 작가의 작품을 매입해 송은문화재단과 서울시립미술관에 각각 1점씩 소장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1년간 입주할 기회가 제공돼, 수상 이후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단발성 수상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중장기적인 활동을 염두에 둔 지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선에 오른 20인의 작가에게는 런던 델피나 재단과 국내 단독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송은문화재단–델피나 재단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이 가운데 선정된 1인은 12주간 델피나 재단 레지던시에 참여하며, 국제적인 예술 네트워크 안에서 작업을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된다. 델피나 재단은 매년 40여 명의 작가를 초청하는 국제 레지던시를 운영하며, 동시대 예술을 둘러싼 교류의 장을 만들어온 비영리 기관이다.
그래서 무슨 전시를 볼 수 있을까?
〈제25회 송은미술대상전〉은 서로 다른 문제의식과 작업 방식을 지닌 작가들의 작업을 병치하며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결을 드러낸다. 회화적 언어를 기반으로 한 작업부터 공간 전체를 감각적으로 점유하는 설치, 시간성과 소리를 다루는 영상·사운드 작업까지, 매체의 스펙트럼 또한 넓다. 이를 통해 전시는 동시대 작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전시와 함께 송은 웰컴룸에서는 디자인 프로젝트 ‘On Weight’가 진행된다. 런던 Royal College of Art와 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 of Architecture 출신 한국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무게’라는 개념을 출발점으로, 감각적 경험에서 시간과 사유, 기록의 층위로 확장해 해석한다. 디자인 오브제를 매개로 일상의 사물을 다시 바라보게 하며, 디자인이 지닌 또 다른 가능성을 제안하는 자리다.
전시 기간 중 일부 참여 작가들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전시는 고정된 결과물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장 곳곳에서 진행형의 장면으로 확장된다. 25회를 맞은 송은미술대상전은 동시대 한국 미술의 현재를 한 자리에서 조망하는 동시에, 작가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함께 던진다.
글 김기수 기자
자료 제공 송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