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차 세계대전은 각지고 넓은 어깨와 견장 등 군복 형태의 디테일을 패션에 덧입혔고,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은 산업계에서 일하는 여성을 가정으로 되돌려 보내자는 분위기에 힘입어 전통적이고 우아한 심플 드레스를 유행시켰다.
그리고 2021년, 일 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는 우리의 패션을 바꿔 놓았다. 외출이 줄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편안한 옷이 유행하게 된 것. 신발 역시 편안한 옷에 어울리는 캐주얼한 신발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지니킴’으로 알려진 구두 디자이너 김효진이 올해 여름 주목해야 할 구두 디자인 5가지를 꼽았다.
1. 라탄 등나무를 뜻하는 라탄은 가볍고 수작업으로 쉽게 모양을 잡을 수 있어 오래 전부터 의자 등받이나 좌판, 바구니 소재로 애용되었다. 최근은 가방, 귀걸이, 신발 등 내추럴 무드를 보여주는 다양한 패션 아이템으로 발전했다. 라탄으로 만든 신발은 통기성이 뛰어나 특히 여름에 신기 좋다. 샌들이나 블로퍼, 뮬 스타일이 많으며 린넨 원피스나 바지에 잘 어울린다.
라탄과 비슷한 소재로는 라비아가 있는데 야자수 잎에서 나온 섬유로 부드럽고 촘촘한 짜임을 만드는 것이 특징. 올 시즌 보테가베네타에서는 인조 라피아로 만든 뮬 슬리퍼를 선보였고, 디올은 2021 SS 런웨이에서 라피아 샌들을 출시했다. 펜디 또한 라탄을 특유의 로고모양으로 역은 슬라이드 샌들을 공개했다.
2. 피셔맨 샌들
피셔맨 샌들은 지중해 어부들이물이 신발에 고이지 않고 쉽게 빠지도록 가죽 스트랩을 성기게 엮어 만든 오래된 전통 슈즈에서 유래했다. 전체적으로 발을 감싸고 있어 블러퍼 또는 로퍼처럼 투박한 느낌을 준다. 하늘거리는 롱 드레스나 데님에 매치해 반전 매력을 주는 것이 공식 스타일링. 더로우, 헤레우에 이어 구찌가 세련된 피셔맨 샌들을 출시했다.
3. 스키니 스트랩 샌들 90년대 패션이 돌아왔다. 당시 모던한 스트랩 샌들이 인기였는데, 2년여 전부터 3mm~5mm에 해당하는 아주 얇은 끈이 달린 스키니 스트랩 샌들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에메랄드, 파스텔 옐로우 등 독특한 색상이 많다. 모던한 롱 저지 드레스나 수트에 유니크한 꼬임의 스트랩 샌들을 매치하면 모던한 미니멀 룩을 완성할 수 있다.
4. 청키 스트랩 샌들 두툼한 스트랩이 매력적인 청키 샌들은 버켄 스탁, 테바샌들, 닥터마틴 샌들 등으로 여름마다 인기를 끌고 있다. ‘아빠 신발’이라는 애칭처럼 양말 위에 신어 귀엽고 캐주얼한 느낌을 내는 것이 포인트. 소피아 그레이스는 스타일리스트 서정은과 함께 미국의 개념주의 예술가 제니홀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Protect me from what I want” 라는 문구를 프린팅한 스포티 샌들을 선보였다. 제이슨 우, 안나수이 역시 고급 리조트에 신고 가도 손색없는 스포티한 청키 스트랩 샌들을 출시했다.
5. 뮬 뮬은 슬리퍼 형태의 구두다. 올 여름에는 앞과 뒤가 ‘사각’ 형태인 중창에 쿠션을 두툼하게 깐 심플한 디자인이 대세. 보테가 베네타가 처음 선보인 이 디자인은 사각 중창을 볼륨 있게 바꾸고, 건축적인 느낌의 힐을 장착해 쿨하고, 매니시한 느낌을 준다. 여성스러운 모던 드레스나 수트에 매치해도 잘 어룰린다. 심플한 가죽이나 라탄 소재를 사용한 뮬도 덩달아 인기.
CURATED BY 유제이
디자인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분야를 취재한다. 농담처럼 쓴 필명으로 글을 쓴지 수년 째. 자연을 동경하지만 매번 도시에서 휴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