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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기
2023-03-08

영화를 팝업으로 만들면? <소울메이트> 팝업 스토어

실제 캐릭터가 사용했던 90년대 소품부터 사진전까지

(메인 이미지) 영화 '소울메이트' 포스터 공식 포스터 | (위)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 이형기

콘텐츠 마케터가 다녀온
영화 <소울메이트> 팝업 스토어

재미있는 팝업스토어가 끊임없이 열리는 성수동. 팝업스토어라는 것이 예전에는 브랜드와 제품을 콘텐츠로 전개가 되었다면 요즘에는 성역 없이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된다. 대표적인 것이 ‘셀럽, 인플루언서, 영화’와 같은 콘텐츠이다. 상품화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에게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고, 홍보를 하기도 하는 것.

 

이날 다녀온 성수동 팝업스토어는 영화 <소울메이트>의 팝업스토어였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사전 정보를 알고 간 것은 아니었고, LCDC를 갔다가 옆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길래 우연히 들어갔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디테일 완성도가 높아서 기록을 하기로 하였다. 청춘 남녀들의 러브스토리가 포함된 영화라서 그런지 서울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도 꽤 많았다.

영화 소울메이트 팝업스토어 내부 전경. 사진: 이형기

소울메이트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곳은 성수동의 LES601 성수. 하얀 외벽에 영화 타이틀을 붙이니 팝업스토어라고 얘기를 안 하면 실제 소울메이트의 정식 매장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싱크로율이 훌륭했다. 팝업스토어의 기간은 2월 23일부터 3월 22일까지 한 달간 진행이 된다. 네이버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하지만 사람이 없을 때에는 워크인 방문으로도 입장이 가능하다. 나는 워크인으로 방문했다.

입장하면 팝업스토어에 대한 맵을 나눠준다. 1층과 2층으로 규모감 있게 전개가 되었다.
시작은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서 영화 예고편 영상을 감상한다. 대략적인 영화 줄거리를 확인한 후 나머지 팝업스토어를 경험하면 된다.

영화 줄거리는 유년 시절 서로 소울메이트로 각별한 사이였던 88년생 두 여성 사이에 동급생 남성이 한 명이 들어오게 되면서 균열이 생기고, 세월이 흐르면서 서먹해지고 회복하는 그런 내용이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청소년기가 전개되는데, 영상미가 뛰어나 보였다. 젊은 날의 우정과 추억, 사회에 진출하면서 멀어진 친구를 가진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소울메이트 팝업스토어는 한 편의 영화를 갤러리 전시처럼 풀어냈다. 벽면에는 메이킹 다이어리를 통해 인물 간의 관계 등을 포함한 세계관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형기
영화에 나온 캐릭터들의 사진을 걸어 놓았다. 등장인물 소개이지만 사진을 인화해서 걸어놓으니까 전시를 보는 느낌. 사진: 이형기

“90년대 소환한 공간 디자인

입구 쪽을 보고 갤러리 전시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사진전 코너가 있었다.

영화 촬영을 하면 스냅 포토그래퍼들이 스케치 사진을 찍는데, 그것을 가지고 사진전을 연 것이다.

이 사진들은 모든 영화에서 다 촬영을 하지만, 이렇게 2차 활용까지 확장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영리한 기획이다. 1990년대가 배경인 영화라서 그런지 사진이라는 미디어가 더 잘 어울리는 부분도 있었다.

영화 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아닌 사진 속에 정지된 모습으로 만나는 캐릭터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영화 속의 명대사를 감성적인 명조체 폰트로 심플하게 표현한 커튼도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이런 감성 멘트가 주는 무드가 요즘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있다.
영화의 등장인물인 미소가 그렸던 실제 그림도 전시를 해놨다. 사진만 전시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영화 속 캐릭터의 작업을 전시함으로써 실제 존재하는 인물로 느끼게끔 하였다. 사진: 이형기
영화 속에서 사용되었던 소품들도 전시가 되어 있다. 추억의 싸이언 휴대폰과 다마고치는 나의 학창 시절을 다시 돌아보는 느낌이었고,
주인공인 미소와 하은의 교환일기도 실물을 전시했다. 표지에 보면 두 주인공이 찍은 스티커 사진이 붙어 있는데 이런 디테일은 소름 돋는다.
영화의 팬아트는 물론, 헤드폰으로 OST를 들을 수 있게까지 해서 영화에 대한 몰입을 할 수 있게 하였다.
2층에는 연습장, 사진첩, 포토존이 있다.
연습장 아래에 비치된 크레파스를 이용해서 벽면에 자유롭게 낙서를 하면 된다. 추억의 아이템이라서 2030 사람들은 옛 추억에 잠길 수 있을 듯.
영화 속 장면을 담은 엽서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었고, 직접 엽서를 쓰는 코너도 있었다. 이런 아날로그적인 경험으로 우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것은 영화의 주제와 잘 맞았다.
마무리는 옥상의 포토존. 제주도의 시원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영화에서 사용된 스쿠터를 소품으로 촬영을 할 수 있다.

“볼거리 많은 소울메이트 성수동 팝업스토어

팝업스토어의 축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성수동. 그만큼 팝업스토어들끼리도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 한다. 영화 소울메이트의 팝업스토어는 영화라는 콘텐츠만이 전개할 수 있는 스냅 사진 전시나 영화 속 장면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들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전시회는 실제 캐릭터들이 사용했던 소품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나 팬아트까지 전시한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디테일이라 유독 기억에 남는다.

 

다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일까? 2층 몇몇 아이템은 안 해도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진행을 하니까 우리도 해야지? 이런 것까지 있으면 멋있겠지?라는 욕심은 어쩔 수 없지만 이미 1층에서 보여준 것들로 충분했으니까 말이다. 오히려 안 했을 때 더 멋져 보이는 것도 있다.

Information

영화 <소울메이트> 팝업스토어

장소: LES601성수 (서울특별시 성동구 연무장17길 4)

일정 : 2023년 2월 23일 ~ 3월 22일
전시 시간 : 오전 11:00 ~ 오후 9:00

글 · 사진  이형기

진행 이소진 수석 에디터

에디터
CURATED BY 이형기
사진찍는 마케터. (@instant_curation) 국내 대기업 SNS 셋업 및 IMC 캠페인 실무자를 거쳐 콘텐츠 디렉팅을 담당하고 있다. VIP와 대중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의 높낮이뿐만 아니라 식품, 리빙,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기 위해 직접 경험한 시간들을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고, 기존 업계가 다루지 않던 영역을 콘텐츠화 중이다. 현재 네이버 인플루언서, 밑미 리추얼 메이커, 소니코리아 에세이 작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중이며 공동저서로 <리:티핑 포인트>(학지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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