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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진
2021-05-27

팝업 현장을 누비는 쿨리쉬동, 한석동

백만 가지 취향을 지닌 그의 원스리스트는?

최근 서울 인플루언서들의 피드에 일제히 등장한 진녹색 스프레이 보틀이 있다. 바로 라이프에티켓 브랜드 ‘희녹’의 탈취제다. 인사이더들의 SNS에서 시작된 매력적인 입소문은 가로수길의 오래된 빌라를 개조한 ‘탈로 서울’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를 통해 세를 넓혔다. 갓 출시된 리빙 소품이 이토록 명확한 존재감을 얻은 현상의 뒤에는 로레알과 아모레퍼시픽에서의 상품 개발을 맡았던 희녹의 박소희 대표, 그리고 마케팅 총괄을 맡은 ‘쿨리쉬동coolishdong’이 있다.

 

서울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마켓을 주목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이름 ‘쿨리쉬동’. 묘하게 입에 붙는 이 캐치프레이즈는 제일모직과 패션 매거진, 에스티 로더 등을 차례로 거친 베테랑 PR맨 한석동의 별명이다. 그는 패션과 뷰티를 두루 섭렵한 끝에 최근 독립해 동명의 마케팅 컴퍼니를 이끌며 희녹의 마케팅을 맡고 있다. 그의 SNS 피드는 장르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현장으로 가득하다. 서울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가장 기민한 발신자이자 소비자 중 한 명인 그에게 ‘팝업’의 향방과 원스리스트를 물었다.

성수동 박국이샵에서 열린 팝업 현장.

쿨리쉬동의 피드엔 지금 당장 주목받는 장소와 사람, 브랜드가 총망라되어 있다. 멋진 것을 먼저 알아보고 널리 알리는 일, 패션 PR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패션, 패션 잡지에 관심이 많았다. 지방에서 나고 자랐는데, 그곳에서 패션을 한다는 것은 글쎄. 남사스러운 일이었다고 해야 할까, 겉으로 많이 드러내지 못했다. 그래서 혼자 책을 사서 A부터 Z까지 달달달 외우다시피 했다. 이 때의 시간들이 이후 패션 회사에서 실제로 일을 시작한 후에도 큰 도움이 됐다.


‘쿨리쉬동’의 의미는.
큰 의미는 없다. 사실 무척 유치한데, 쿨해지고 싶어서. 옛날부터 쓰던 이름이었고 독립해서 운영하는 회사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 이름을 들고 관공서에 가서 업체 등록을 하면서 조금 낯이 뜨겁긴 했지만. (웃음)

과감한 컬러 활용이 인상적인 한석동의 집.

한석동의 원스리스트를 꼽는다면.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당장 100개라도 말할 수 있어서. (웃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취향이 없는 사람같다. 모든 것을 쉽게 좋아하고 별 것 아닌 것에서도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역으로 백만 가지 취향을 가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

 

지방에서 꿈을 키우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전한 매거진 키드.

한석동의 원스리스트,
올해 구입한 가장 만족스러운 물건 4

스텔톤의 보온병과 숍 피크닉의 물뿌리개.

“스텔톤은 덴마크의 유서 깊은 디자인 브랜드예요. 최근 생수병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이야길 듣고 직접 물을 끓여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디자인도 아름다운 데다 보온력이 우수한 스텔톤 보온병 덕분에 차를 더 많이 마시게 됐습니다.”

“집에 꽃을 두고는 싶은데 손재주가 별로 없어요. 이 화병은 여러 개의 좁은 화병이 있는 형태라서 여기 맞추어 아무렇게나 꽂아도 예쁜 수형을 만들어 줍니다.”

“반신욕을 무척 좋아해서 손꼽히는 브랜드의 입욕제들을 모두 써 보았는데요. 너무 좋지만 가격이 비싸죠. 이 제품은 미국 판매 1위라는 말을 듣고 사 보았는데, 향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모든 향을 구매해 기분에 따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시 공간 피크닉이 ‘정원 만들기’ 전시를 시작하면서 숍 피크닉을 리뉴얼해 오픈했는데요. 그곳에서 물뿌리개가 눈에 띄어 구입했습니다. 예쁜 데다 가벼워서 물뿌리기가 무척 즐거워졌어요.”

사진 범경

에디터
CURATED BY 유미진
타임라인을 훑으며 멋진 것들을 좇는다. 17년 된 자동차를 타고 오늘의 팝업스토어로 향하고, 19세기 의자에 앉아 BTS의 싱글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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