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주년을 맞이한 양말 편집숍 브랜드 삭스타즈(SOCKSTAZ)가 지난 4월 9일 서울 경복궁역 근방에 문을 열었다. 1층에 자리한 청담 1호점과 달리, 2층 단독 주택을 개조한 형태로 선보인 서촌점에서는 작은 서점과 함께 전시나 클래스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새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지향하는 삭스타즈의 두 번째 공간은 아트 디렉터 김지은과 듀오 김찬석이 이끄는 아뜰리에앤프로젝트에서 디자인했다.
타일 바닥과 흰색 파벽돌이 어우러진 실내로 들어서면, 원목으로 제작된 가구들이 싱그러운 식물과 함께 공간을 따스하게 채운다. 아이헤이트먼데이, 키티버니포니, 세컨팔레트 등 각양각색의 패턴과 다채로운 양말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2층에는 큐레이션 된 책과 함께 앉아 쉬어갈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4월에는 삭스타즈의 자체 콘텐츠 필진이기도 한 김해서의 큐레이션으로 책장이 채워졌다. 서촌점 오픈을 기념하여 제품 구매자에게는 양말 컬러링 북과 매장의 향이 고스란히 담긴 티 라이트 캔들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매장에서는 그동안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양말 브랜드를 차례대로 소개할 예정이다.
Interview with 성태민 삭스타즈 CEO
— 삭스타즈의 두 번째 공간이 자리 잡을 곳으로 서촌을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고려해 봤을 때, ‘힙’한 느낌의 성수동보다는 고즈넉하고 예스러운 분위기가 흐르는 서촌과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항상 ‘양말 장수’라고 소개하거든요.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경복궁 옆 역사가 깊은 시장의 자리에서 영업하는 건 의미 있다고 생각했죠.
— 책과 함께 큐레이션 한 2층 공간이 인상적입니다. 책과 양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책을 고르는 태도와 양말을 고르는 마음이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취향과 추구하는 가치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말이죠. 또, 저희가 취급하는 양말 중에는 서사가 담긴 제품들이 많아요. 그래서 매장 곳곳에 양말에 관한 안내문을 비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양말을 책과 같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어요. 한편으로는 패션 시장에서 양말은 비주류에 속하기 때문에 사양산업이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디지털이 주류가 된 세상에서 출판 산업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하곤 해요. 응원하는 마음으로 큐레이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삭스타즈의 마스코트 캐릭터 ‘까뮤’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까마귀의 습성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까마귀는 소신 있게 좋아하는 물건을 수집합니다. 금은 주화가 될 수도 있고, 병뚜껑일 수도 있죠. 어떤 것이든 본인에게는 그것이 가장 근사한 물건이라고 여기는 태도가 삭스타즈를 아끼는 이들의 마음과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소한 양말 한 켤레라도 좋아하는 패턴과 색상으로 가득한 것을 고르는 사람처럼요.
— 건물을 통틀어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카펫이 깔린 바닥 위로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홀이 마음에 들어요. 2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공간이기도 하죠. 책장 뒤 공간에는 갤러리처럼 기다란 벤치가 놓여 있어서 편히 쉬기 좋고요.
— 방문객들이 삭스타즈 서촌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길 바라나요?
편안한 마음으로 쉬었다 가길 바라요. 양말 한 켤레에도 고심할 줄 아는 분들에게 위안을 주는 공간이었으면 가장 좋겠어요. 다만, 한순간의 화젯거리로 소모되는 공간은 아니길 바랍니다.
글 성채은 기자
취재 협조 삭스타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