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4

책밭에서 나만의 한 줄을 수확하자

무신사테라스 X 소소문구 ‘옥상책밭’
쓰는 사람을 위한 문구 브랜드 소소문구가 무신사테라스에서 6개의 출판사와 함께 <옥상책밭> 팝업 전시를 진행한다.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 무신사테라스의 공간에서 6개의 출판사가 큐레이션한 다양한 책들을 만나 보며, 마음에 드는 ‘나만의 한 줄’을 수확할 수 있다. 책 한 권을 다 읽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좋은 한 구절은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소소문구가 또 한 번 ‘쓰기로운 생활’을 제안한다. 각각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35권의 ‘책밭’ 속에서 나만의 한 줄을 수확해 보자.

 

Interview 소소문구

 

이번 팝업은 ‘옥상책밭’이라는 테마예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지난 모베러웍스의 501 노동절 팝업스토어을 통해 무신사 테라스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공간이 넓고 고층이라 앞이 확 트여서 좋았어요. “우리도 나중에 여기서 팝업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몇 달 뒤 무신사테라스에서 팝업 제안을 받아, 그 어느 때보다 기대에 부풀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MZ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자아 탐구에 열정적인 세대입니다. 매순간 자신을 알고 싶어하고, 시간을 내어 스스로를 탐구하죠. “나는 뭘 좋아하지?”, “언제 행복하지?” 같은 물음과 대답을 던지고, 그만큼 “드러내기”도 좋아해요. 저희는 MZ 세대가 스스로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대답을 얻는 시간을, “읽고, 쓰는 경험”으로 제안하고자 했습니다.

 

 

“한 구절/한 줄”의 아이디어는 소소문구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하고 있는 “#소소쪽지”라는 해시태그 프로젝트에서 시작했습니다. 저는 가끔 to do list를 쓰는 것 마저 귀찮고 피곤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누군가 써 놓은 한 줄로 피곤함을 다독입니다. #소소쪽지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 게시글이 아닌 한 입 맛보기 좋은 밑반찬(?)같은 게시글이에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저장해 주시더라고요. 손으로 쓰인 “한 줄”이 담긴 이미지가 취향과 스타일, 나아가 ‘취미’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웹 상에서 이루어지는 이 손글씨 문화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소소문구의 콘텐츠로 펼쳐보았습니다. 정리하자면, 스스로에 대한 물음과 대답을, 읽고 쓰는 경험을 통해 제안할 것. 아날로그 활동을 MZ의 문화중 하나로 구축할 것. 이 두 가지 목표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옥상책밭, 어떻게 즐기면 되나요?

이번 옥상책밭에는 6개의 출판사가 함께 참여해 각 5-6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원형 테이블 위에 자유롭게 놓인 35권의 책들은 비유하자면 나만의 한 줄을 캐내는 토지입니다.

 

 

마음에 드는 토지를 골라 “나만의 한 줄”을 뒤적입니다. 중간부터 펼쳐도 좋고, 맨 마지막 챕터만 봐도 괜찮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밑줄을 긋고, 책갈피도 꽂아 놓습니다. 그리고 종이 위에 써요. 이 7x7cm 크기의 종이에서 밭일도 할 수 있는데요. 바로 ‘한 줄 심기’와 ‘한 줄 수확’입니다. 한 줄 심기는 #취미생활, #따로또같이, #나답게, #딴짓 등 크게 네 개의 주제로 나누어진 밭에 문장을 “심는” 체험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한 줄도 읽어 보면서, 내가 고른 한 줄에 어울리는 주제의 밭을 고르면 됩니다.

 

 

한 줄 수확은, 내가 심은 한 줄들을 여러 장 엮어, 말그대로 수확해 가는 경험입니다. 책 제목과 내 이름을 적어갈 수 있는 표지를 함께 엮을 수 있습니다. 어렵게 찾고 써 내려간 이 수확물을 집으로 가져가 이것저것 해 보면 좋을 거예요.

 

 

어떤 책을 큐레이션했나요?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내 이야기”를 하는 책이요. 그 중에서도 새로운 삶의 방식을 권하는 자기 계발서나 남의 ‘넘사벽’ 삶을 다룬 이야기가 아닌, 지금 이곳에 있는 나의 이야기를 조용히 써 내려간 책들을 준비했습니다.

 

 

소소문구에서 수확한 구절들이 궁금해요.

1. 자기 연민은 실패를 다루는 유용한 기술이자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태도랍니다.

김지언, 노영은  <마음도 운동이 필요해> 휴머니스트, 2021, P.69

 

2.”나는 나의 최대 가능성을 원해.”

정세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위즈덤하우스, 2021, P.123

 

3. 좋아하는 마음은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까?

이미화, <수어: 손으로 만든 표정의 말들>, 인디고

 

4. 감동과 감격과 감명

안상순, <우리말 어감 사전>, 유유출판사, 2021, P.32

 

5. 오해는 흔하고 이해는 희귀하니까요.

이슬아, 남궁인,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문학동네, 2021, p.215

 

6. 내가 매일매일 생활에서 거두어들이는 참다운 수확은 아침이나 저녁의 빛깔처럼 만질 수도없고 표현할 수도 없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 <월든>, 은행나무, P.325

 

 

‘쓰기로운 생활’을 위해 앞으로 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쓰는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습니다. 질문도 이미 생각 해 놓았는데요. “당신은 어떤/어떻게 쓰는 사람인가요?”예요.
스스로 정의내려 보는 거죠. 나는 “심심하게 쓰는 사람”, “웃기게 쓰는 사람”, “진지하게 쓰는 사람” 등. 쓰는 사람 앞에 무언가 수식어를 하나 덧붙어, 스스로를 조금 더 구체화하고 묘사해 보는 경험이 될 거예요.

 

 

소소문구의 원스리스트!

옥상책밭에서 만나볼 수 있는 소소문구 제품 top 3

 

저희가 문구 덕후 참새, ‘참문덕’이라는 캐릭터를 소개한 지도 벌써 2개월이 지나가네요. 문덕이 제품군은 ‘이루다’, ‘채우다’, ‘기르다’라는 세 개의 목적을 지닌 상품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기주도적으로 쓰는 사람을 위한 제품이에요. 문덕이 체크리스트에 내가 읽은 마지막 한 줄을 마치 인덱스처럼 써 놓을 수 있어요. 저도 책을 읽을 때 책갈피만 꽂아놓고, 어느 줄에서 끝났는지는 기억을 바로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문덕이 체크리스트에 마지막 줄을 적어놓고, 독서를 이어가는 거죠.

 

그동안 받았던 리뷰를 반영해 기존 단면 책갈피를 리뉴얼 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컬러 옵션에 대한 의견이 많았는데요. 자작나무숲, 달그림자, 해질녘 바닷가, 새벽 서리, 단풍잎, 겨울 햇살, 에메랄드 호수, 올리브나무 풍경을 담은 책갈피를 준비했습니다.

 

저는 정말 정리를 못 합니다. 책상, 방, 옷 아주 난리도 아닌데요.(웃음) 이 A홀더로 조금이나마 정리를 시작해보려고요. 이 제품을 만든 디자이너 분도 제품을 소개하는 상세페이지도 아닌, 사용해 본 어느 분께서 남겨주신 리뷰에 영업 당했어요. “책상이 훨씬 깨끗해졌어요!”라는 한 마디에요.

 

 

 

소원

사진 무신사

자료 협조 소소문구

장소
무신사 테라스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88 17F)
일자
2021.07.27 -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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