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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구례로 떠나는 촌캉스 3

헤이팝 레터 Editor's pick
한결 온화해진 기온에 겉옷이 얇아지는 계절. 파릇파릇한 싹이 움트기 시작한 남쪽의 구례는 위엄 있는 자태의 지리산 자락과 평화롭게 흐르는 섬진강의 물줄기 속에서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지역이지요. 구례 곳곳에 숨겨진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합니다.

1.캄다운파티

ⓒ헤이팝
ⓒ캄다운파티
ⓒ헤이팝

비건 카페 겸 책방인 캄다운파티에서 하루를 가볍게 시작해 볼까요? 2층에 자리한 캄다운파티로 향하는 계단에서는 프리 사이클 클로젯(Free Cycle Closet)이라고 불리는 행거를 마주하게 됩니다. 아름답고 유용한 옷을 무료로 나누는 옷장인데요, 캄다운파티를 운영하는 이들의 환경을 염려하는 태도와 선한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철학이 느껴집니다. 오전 9시, 이른 시간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캄다운파티에 들어서면 따뜻한 아침 햇살로 가득한 온기가 느껴져요. 한쪽 벽에 진열된 책장이 책방의 역할을 하고, 안락한 소파 석과 창밖을 감상하기에 좋은 바 자리 등의 다양한 좌석이 있습니다.

 

아직 비몽사몽하다면, 신선함이 입안 가득 느껴지는 구운 채소 파니니 그리고 꾸덕꾸덕한 질감의 두유 요거트 보울을 한입 머금으며 몸의 감각을 일깨우세요. 특히, 두유 요거트 보울에 사용된 비건 그래놀라는 8종의 견과류, 씨앗, 건과일을 듬뿍 넣어 직접 구운 ‘구례놀라’라고 하니 기념으로 한 봉지를 사와도 좋겠어요. 햇볕이 잘 느껴지는 창가 자리에 앉으면 푸르른 봉성산이 내다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핸드폰 속 화면보다는 책과 창밖의 마을 풍경을 유심히 보게 돼요. 도심보다 느리게 흐르는 속도를 캄다운파티에서 만끽해 봅시다.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중앙로 25 2층

인스타그램 @cdp.gurye

2.소식다료

ⓒ헤이팝
ⓒ산들
ⓒ산들

소식다료는 70년대 중반에 지어진 한옥을 재생하여 완성한 차실과 민박입니다. 중정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민박이, 우측에는 차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5년 전, 교토 여행 중 비 내리는 은각사에서 밟은 촉촉한 이끼와 흙냄새의 기억을 구현하고자 꽃과 잔디 대신 이끼와 모래, 돌로 구성한 정원이 한옥과 의외의 조합을 선사합니다. 현대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의 회색 차실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책가도와 그래픽 포스터가 눈에 띄었는데요. 책가도는 조아라, 향신료를 주제로 작업한 시리즈 중 펜넬에 해당하는 그래픽 포스터는 남해를 기반으로 하는 카카카의 작품입니다.

 

차실의 메뉴 또한 정성이 돋보이는 차와 다식으로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꽃들이 만개하는 봄을 맞이해 동경에서 사 온 찻잎으로 일본의 차 네 종류(사쿠라센차, 생딸기와코차, 교쿠로농차, 맛차) 그리고 이에 곁들일 팥모나카를 한정 세트로 선보입니다. 안정감을 주는 소식다료의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잠시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선물하세요.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북교뒷길 16-1

인스타그램 @sosik_daryo

3.풋콩

ⓒ풋콩
ⓒ풋콩

구례의 소품 숍 ‘나기의 방’ 주인장이 지난 3월 8일 정식 오픈한 아기자기한 술집입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언제나 풋풋하길 바란다는 이름의 ‘풋콩’. 발랄한 노란색 벽을 장식한 귀여운 소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요. 1인을 위한 좌석에는 DVD 플레이어가 마련되어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며 ‘혼술’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공간 한편에 자리한 추억의 과자들로 채워진 진열장을 구경하며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금세 메뉴가 준비되지요.

 

풋콩을 마늘과 함께 볶은 대표메뉴를 안주 삼아 유자 하이볼을 들이켜며 구례에서의 소소한 해방감을 맛봅니다. 이외에도 우롱차와 매실장아찌를 밥과 함께 먹는 오차즈케, 연잎삼겹과 두부김치처럼 술과 함께 술술 먹기에 좋은 메뉴들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알코올에 취약한 이들을 위한 피치 소다, 메론 소다와 같은 논알코올 메뉴도 준비되어 있으니, 구례에서의 아쉬운 밤을 달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마시길.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7

인스타그램 @putkkong

성채은 기자

자료 제공 캄다운파티, 소식다료, 풋콩

성채은
희망과 다정함이 세상을 구할 거라고 믿는 낙천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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