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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22-06-16

한 편의 동화 같은 페이퍼아트

전시〈Paper Tale〉

기간 2022.05.19 - 07.08
장소파티클 (서울시 선릉로 838 후지필름, B1)

페이퍼아트 작가 박종이는 종이로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던 다양한 사물과 풍경을 기록한다. 첫 개인전〈Paper Tale〉에서 작가는 종이를 정성스럽게 오리고 붙여서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한 편의 동화처럼 재현했다.

바닷속에서 본 듯한 이상한 모양의 생물들이 우뚝 솟은 공간에 빨간색 티코가 날아다닌다. 요정 모자처럼 삼각뿔 형태의 나무들 사이로는 귀여운 오두막이 숨어있다. 이처럼 페이퍼아트 작가 박종이(박혜윤)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동화처럼 구현했다. 색색의 종이로 정성스럽게 만든 작품에서 어린 시절을 소중하게 여기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박종이는 종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와 상상을 전달하는 페이퍼아트 작가다. 오랫동안 고민한 이야기를 종이 입체물로 표현하기 위해 스케치하고, 전개도를 그린 후, 종이를 자르고 붙인다. 얼핏 보면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겼던 종이접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와 똑같이 표현한 작은 디테일을 발견하면 페이퍼아트가 얼마나 고되고 정교한 작업인지를 알 수 있다.

지난 5년간, 개인 작업과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병행해온 박종이 작가는 후지필름코리아의 갤러리 ‘파티클’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Paper Tale〉이라는 귀엽고 몽글거리는 제목처럼 갤러리 안을 꼼꼼하게 채운 작품들은 정말로 종이로 빚은 동화책을 읽은 것 같다. 어렸을 때 가족, 친구들과 뛰어놀던 바다와 산 풍경은 물론, 아빠가 사준 망원경과 엄마의 화병까지 종이로 만든 어릴 적 추억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다. 여기에 벽 한 면을 종이 잎과 꽃으로 가득 채운 작품과 바닷가 영상과 하나가 되어 벽에 떠 있는 거대한 종이 해파리까지. 〈Paper Tale〉은 페이퍼아트의 즐거움과 사랑스러움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전시다.

Interview with 박종이(박혜윤) 작가

언제 페이퍼아트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나요?

페이퍼아트를 처음 알게 된 건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었어요. 학교 선배가 하는 팝업아트연구소에 아르바이트하러 갔는데, 종이로 구조적인 오브제를 만든다는 것이 신기하면서 종이를 만지는 게 좋았어요. 이후 잊고 있다가 졸업이 다가오면서 앞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면서 페이퍼아트가 떠올랐어요. 치열한 고민 끝에, 좋아하는 걸 할 때 200%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거든요. 그 후로 더 치열하게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고민하다가 예전에 했던 아르바이트가 생각난 거죠. 무엇보다 손으로 만드는 건 자신이 있었거든요.

 

 

긴 고민 끝에 찾아낸 페이퍼아트의 매력은 뭐였나요?

흙을 밟거나 모래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듯이 전 종이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져요. 작업에 집중하면 차분해지면서 모든 게 다 괜찮다고, 위로받는 느낌이에요. 혼자 작업을 해서 그런지 가끔은 시간이 멈췄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반면, 작품을 선보였을 때는 굉장히 생동감이 넘쳐요. 제 작품을 보면 대부분 놀이공원에 온 아이처럼 미소를 띠며 ‘이게 다 종이로 만든 거예요?’라고 물어보거든요. 종이라는 친숙한 소재의 변신에 놀라면서도 마음의 문을 열고 봐주는 것 같아요. 이처럼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종이라는 소재를 새롭고 신선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페이퍼아트의 매력인 것 같아요.

작업 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이야기에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요. 제 이야기나 상상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거기에 관객이 자신만의 기억을 담으면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니까요. 그 과정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그리고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그려지면 자연스럽게 형태와 색상, 전개도가 떠올라요. 이번 전시 작품들의 이야기도 완성하는데 4개월 정도 걸렸어요.

 

 

〈Paper Tale〉에서는 어린 시절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췄더라고요.

페이퍼아트 작가로 활동한 지 5년이 되었는데,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제 작가 활동의 첫 페이지가 된 개인전을 어떤 이야기로 채워야 할지 고민했고, 제일 저 다운 이야기를 담자는 생각이 들었죠. 서울에서 살다 보니 어렸을 때를 추억하는 경우가 많아요. 여름에 집 앞 바닷가에서 성게를 따먹고, 옥상에 올라가 아빠가 사준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찾으며 자랐거든요. 특이하지 않지만, 저에게는 특별한 이야기라 ‘작가 생활의 첫 페이지로 딱이다!’ 싶었어요.

 

그래서 바다와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았군요.

아버지 직장이 바다 부근에 있어서 20년간 바닷가 마을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항상 바다와 별 가득한 밤하늘, 뒷산이 있는 곳에서 살았죠. 그 모든 자연 풍경이 저와 친구들의 놀이터였어요. 그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살 수 있게 해준 부모님께 정말 감사해요.

어린 시절 추억을 동화처럼 구현한 작품이 인상에 남아요. 전시 제목도Paper Tale〉이고요.

전시를 보고 동화책 한 권을 읽은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전시 제목은 제가 지은 건 아니에요. 하하. 전시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후지필름코리아 식구들에게 도움을 청했거든요. 제 작품을 보시고 금방 생각해주신 제목이 바로 〈Paper Tale〉이었어요. 저도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죠. 사실, 도심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보면 ‘에이, 거짓말!’하고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제가 실제로 다 겪은 이야기니까요.

 

 

미디어아트와 결합한 작품도 있어요. 종이와 영상을 결합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요?

종이와 어떤 재료를 결합하면 재미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연구해요. 대부분 종이가 약하다고 생각하지만, 종이 한 장이 지닌 힘은 엄청나고, 구조에 따라 생각 이상으로 강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종이와 돌, 쇠, 미디어아트 등 여러 조합을 고민하고 상상해요.

거대한 해파리 위에 바다 영상이 펼쳐지니 진짜 바다에 온 것 같았어요.

입체 종이 해파리들 위에 이야기를 담아 미디어를 상영하면 바닷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페이퍼아트에서 부족한 청각을 영상으로 표현한 덕분에 공간을 완벽하게 채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겠지만 특히 기억에 남은 한 작품만 꼽는다면요?

티코 자동차가 등장하는 <가족여행>이라는 작품을 제일 아껴요. 어릴 적 아버지의 첫 차가 티코였는데, 그 차를 타고 네 식구가 온 해안가를 누볐어요. 지금 티코를 보면 어떻게 저 작은 차로 다녔을까 싶지만, 그때의 기억은 정말 잊히지 않아요. 심지어 티코는 새빨갛잖아요. 그래서 행복했던 기억이 더 강렬하게 남은 것 같아요. 너무 어렸을 적이라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그 차를 타면 언제나 좋은 곳으로 갔던 기분도 들고요. 빨간 차 색깔처럼 매일이 크리스마스 같았어요.

이번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나요?

작업할 때는 메시지보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를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도 메시지보다는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한국에 종이로 작업하는 사람이 있는데, 박종이라고 해요. 박종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이런 느낌으로요. 바라는 점이 있다면 관객들이 마음 가득 무언가를 느끼고 가셨으면 해요.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나요?

오래오래 종이로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그동안 해왔던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도 계속 할 예정이지만,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제 개인 작업을 책, 영상, 전시 등 더 많은 매체를 통해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그리고 노래와 영화처럼 사람들이 보면서 웃고 울 수 있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작업을 오랫동안 보여 드리고 싶어요.

허영은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박종이 작가, 후지필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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