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1

현대미술로 풀어낸 불가리의 컬러

불가리 X 국내 미술가 7인.
불가리 BVLGARI가 주얼리와 현대 미술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을 선사할 전시를 연다. 럭셔리 브랜드의 전시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전시는 이례적으로 두 달 간의 긴 기간 동안 공개된다. 전시 수익금의 일부는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후원된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과 함께 컬러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불가리의 컬러에 대한 열정과 실험 정신을 들여다 볼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 188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선을 보인 불가리는 컬러 젬스톤 gemstone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다. 불가리는 지난 130여 년간 컬러 스톤을 찾아다니며 탐구하고, 독창적 컬러 조합과 커팅 방식을 적용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다.
한가람미술관 외부 전경

 

“아름다운 도시 로마를 수놓은 컬러와 역사적 보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불가리 마스터피스는 한국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주얼리를 예술로 바라보는 불가리의 가치관을 반영해 국내외 예술가의 작품과 주얼리를 접목했습니다.” – 불가리 CEO 장 크리스토프 바뱅Jean-Christophe Babin

 

RED
BLUE
GREEN

 

보석에 담겨 있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영화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Elizabeth Taylor, 지나 롤로브리지다Gina Lollobrigida, 안나 마냐니Anna Magnani가 소장했던 아름다운 보석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리처드 버튼Richard Burton에게 선물 받았던 블루 컬러 목걸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플래티넘 소재에 65캐럿의 스리랑카산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962년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했고, 그때 불가리와 리처드 버튼에게 매료되었다. 리처드 버튼은 이 목걸이뿐 아니라 수십 여 개의 불가리 주얼리를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선물했고, 두 사람의 사랑은 불가리와 함께 화려하게 반짝였다.

 

MULTI COLOR

 

불가리가 이처럼 독창적 디자인과 컬러로 우뚝 서게 된 시기는 1950년대부터다. 불가리는 오직 한 가지 컬러의 젬스톤만을 다이아몬드와 결합해야 한다는 하이 주얼리의 불문율을 깨고, 화려한 컬러와 대담한 크기의 젬스톤이 돋보이는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다. 더불어 불가리의 컬러가 극대화된 것은 카보숑 컷cabochon cut 덕분이다. 카보숑 컷은 잘라내지 않고 동그랗게 산 모양으로 연마하는 보석 커팅 방식이다. 1930년대부터 사용한 원형의 카보숑 컷은 다른 커팅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사하며, 젬스톤의 고유한 컬러를 극대화한다.

전시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불가리 주얼리의 컬러에서 영감을 받은 우리나라 아티스트 7인의 현대 미술 작품도 함께 공개된다. 김종원, 노상균, 이세현, 이수경, 오순경, 최정화, 빠키의 작품을 레드, 블루, 그린 등 190여 점의 주얼리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환상적이다.

 

 

RED

 

음 만나게 되는 컬러는 레드다. 미술가 이세현, 김종원의 강렬한 레드 컬러 작품과 함께 새빨간 루비와 골드,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 주얼리를 감상할 수 있다. 이세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레드와 골드가 어우러진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이전에 선보였던 붉은 산수와 푸른 산수가 군대 시절 야간 투시경으로 보았던 비무장지대의 긴장감을 상징한다면, 골드 컬러는 작가로서의 또 다른 도전을 의미하고 있다. 서예가 김종원의 작품은 붉은 물감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믿는 동아시아의 전통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가 표현하는 붉은 색은 절대적 권위이자, 심신에 좋은 에너지를 주는 색이다.

 

 

BLUE

 

이어지는 컬러는 블루다. 사파이어와 터콰이즈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주얼리는 레드와는 완전히 다른 매혹을 선사한다. 블루 섹션에 참여한 미술가는 노상균과 이수경이다. 노상균 작가의 블루 컬러 시퀸 작품은 입체적 회화를 만드는 그만의 조형 언어다. 이수경 작가의 신작은 불가리의 모티프인 뱀과 제주도 신화에 등장하는 뱀의 접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 예로부터 블루 사파이어는 서로에 대한 충실한 마음을 상징하며, 결혼을 맹세할 때 사용되었다. 그래서 1950년대 불가리는 사파이어를 가장 선호했을 정도다. 레드가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보여준다면,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블루는 영원함과 사랑을 의미한다.

 

 

GREEN

 

세 번째 컬러는 에메랄드의 그린. 오순경 작가는 동서남북과 중앙의 다섯 수호신을 담은 ‘신이 당신과 함께 하길(한국의 오방신도)’를 선보였다. 작가가 표현한 그린은 오방색 중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깔이다. 신이 필요한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그림을 통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는 것. 고대에서 그린 컬러의 제이드는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며, 에메랄드는 기억과 시력을 향상시킨다고 믿었다. 불가리의 상징적 동물인 뱀은 대부분 그린 컬러로 묘사되는데, 이는 뱀은 울창한 나무와 마찬가지로 하늘을 바라볼 수 있으며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난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부터 불가리는 사파이어, 루비와 에메랄드의 세 가지 젬스톤을 중심으로 대담한 컬러 조합을 선보였다. 다양한 컬러의 조화를 실험하면서 젬스톤의 아름다운 가치를 상승시킨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다양한 컬러의 젬스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여러 색깔의 보석들이 어우러진 멀티 컬러 전시 공간에서는 미술가 최정화, 빠키 Vakki, 프란체스코 베졸리 Francesco Vezzoli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최정화 작가는 형형색색의 일상용품을 아름다운 미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또한 불가리의 컬러와 디자인이 로마의 랜드마크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도 흥미롭다. 콜로세움, 포폴로 광장의 트리덴트, 산타마리아 성당, 로마 산탄젤로 성, 아피아 가도 등 로마의 명소가 주얼리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소영

자료 협조 불가리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2406)
일자
2021.07.20 -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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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로 풀어낸 불가리의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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