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바니에미 호텔, 어디에 머물까?
여행에 앞서 숙소 선택이 관건이다. 오로라 뷰를 강조한 인스타그래머블한 호텔과 리조트가 인기지만, 실내가 다소 협소하고 개방된 구조라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로바니에미 공항에서의 접근성을 비롯한 편리한 위치, 숲과 오로라 전망, 청결하고 프라이빗한 공간,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24시간 친절한 서비스, 마지막으로 다양한 후기까지 두루 살피니 아틱 트리하우스 호텔(Arctic TreeHouse Hotel)이 제격이다.
2016년 오픈한 아틱 트리하우스 호텔은 핀란드의 전통적인 장난감인 솔방울 소(Käpylehmäs)를 닮은 모습으로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지역의 목재를 활용한 객실과 유출수 관리를 위해 식물을 심은 녹색 지붕과 같이 건물을 짓고 운영하기까지 전 과정에서 자연 보호를 위한 노력을 잊지 않았다. 전면부는 통유리로 마감하고 전 객실을 북향으로 구성해 낮에는 숲 전망을 충분히 누리고, 야간에는 오로라를 보는 황홀한 경험도 가능하다. 완벽한 몰입감을 위해 인공조명은 최소화했다. 모닥불을 피운 아늑한 분위기 속 수상 경력의 셰프가 요리하는 라카스 레스토랑 앤 바(RAKAS Restaurant & Bar)는 식전 빵부터 입맛을 돋우고, 각종 베리류, 연어, 순록을 포함한 제철 음식은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고조시킨다.
호텔의 설립자 일카 란키넨(Ilkka Länkinen)은 “어릴 적 숲에서 솔방울 소를 만들며 자랐다. 이러한 추억을 되새기며, 호텔은 자연과의 특별한 연결은 물론 소중한 유산에 대한 깊은 존중을 담았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고자 우리는 매년 주변 숲에 묘목을 심고, 폐기물을 철저히 관리하며 지열, 풍력 및 태양열에너지를 적극 사용한다.”라고 소개한다. 그 결과, 2019년 프라이빗 호텔로는 라플란드 지역 최초로 그린키(GreenKey) 에코 라벨을 획득했으며 현재까지 4년 연속 지속가능성에 헌신하는 5성급 호텔로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핀란드 베스트 럭셔리 호텔 브랜드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산타와 함께 동심의 세계로
희망, 사랑, 나눔의 상징인 산타클로스는 꼬르바뚠뚜리(Korvatunturi)라는 비밀스러운 언덕에 산다고 전해지지만, 1985년 로바니에미 한복판에 산타클로스 빌리지를 공식 개장하고 일 년 내내 더 많은 이들과 교류하고 있다. 겨울맞이에 분주한 엘프들과 인사를 하고 산타 할아버지와 사진도 찍고 간단한 대화도 나눌 수 있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비해 대기 없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산타 우체국에는 전 세계에서 보내온 편지가 배달되는데, 게임기를 사달라고 조르는 귀여운 편지부터 눈물이 날 만큼 안타까운 사연도 들어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스트레스 가득한 입시생들의 편지를 종종 받는단다. 또, 산타 우체국에 원하는 주소를 남기면 산타의 편지를 받아볼 수 있는데, 일상으로의 복귀 후 여행을 추억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된다.
이곳에선 북극권 경계선(북위 66도 33분 45.9초)을 건너며 인증샷을 찍는 일도 필수인데, 북극권에 직접 근접한 도시는 세계에서 로바니에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산타클로스 하면 순록도 빼놓을 수 없다. 로바니에미의 인구수는 약 6만 5천 명인데, 인구보다 순록의 수가 훨씬 더 많다. 때문에 도로를 운전하거나 숲을 거닐 때마다 순록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다. 순록 썰매는 겨울에만 운영하지만, 산타마을 내의 순록 농장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연두색 이끼를 직접 주며 교감해 보는 경험도 흥미롭다. 이외에도 마리메꼬, 이딸라, 핀란드의 리빙 브랜드 펜틱(Pentik)과 기념품 숍도 방문 코스인데, 아웃렛에서는 빈티지 제품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본격 대자연 속으로
여유를 만끽하며 호텔 주변 숲을 거닐고 언덕을 오르면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은 완벽한 힐링 그 자체다. 숲을 걷다 보면 빌베리, 링곤베리, 블루베리 등 베리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누구나 베리와 버섯을 따고 낚시와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라플란드의 문화는 자연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한다. 또,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핀란드의 대기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오래된 나무에 실 뭉치처럼 자라는 수염이끼가 바로 그 증표다. 산소 가득한 울창한 숲속에서 심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한껏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누구나 걷기 좋은 아우티콘게스(Auttiköngäs) 폭포나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인 퓌하-루오스토(Pyhä-Luosto)도 가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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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바니에미 여행 ② 로바니에미에서 꼭 찾아야 하는 이름들
글 유승주 해외 통신원
자료 제공 Visit Rovanie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