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9

300개 오브제로 구현한 앨리스 세계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기획전.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고전’은 무엇일까? 토끼굴에 떨어진 7세 소녀가 겪는 모험담을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는 15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양한 버전으로 재탄생하며 많은 이들에게 창작의 영감이 되고 있다. 런던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 Victoria and Albert Museum(이하 V&A)에서 펼쳐질 ‘앨리스 기획전’ 'Alice: curiouser and curiouser'는 듣기만 해도 기대를 모은다.
Alice Curiouser and Curiouser, May 2021, Installation Image © 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일러스트레이션, 영화, 퍼포먼스, 패션, 아트, 음악과 사진 등 300여 개 오브제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총 4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전시회의 첫 번째 섹션인 ‘크리에이팅 앨리스 Creating Alice’는 작가 루이스 캐럴이 책을 집필한 빅토리아 시대 옥스퍼드로의 여행을 담았다. 루이스 캐럴에게 영감을 준 인물들, 당시 정치 상황과 책의 실제 모델이었던 ‘진짜’ 앨리스 및 그녀의 가족을 소개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본 일러스트도 만날 수 있다.

 

Alice Curiouser and Curiouser, May 2021, Installation Image © 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Filming Alice’에서는 1903년 최초의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스크립트, 의상 등을 통해 주인공 앨리스의 삶을 다각도에서 들여다본다. 월트 디즈니가 제작한 1951년 만화는 물론 2010년 팀 버튼이 새롭게 선보인 영화까지 총망라했다. 독특한 실루엣으로 유명했던 1947년 크리스찬 디올의 컬렉션, 살바도르 달리와 막스 에른스트, 피터 블레이크 등이 원작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그림들도 소개한다. 실물 크기의 미친 모자 장수의 티 파티를 재현한 애프터눈 티 세트도 흥미롭다.

 

Alice at the Mad Hatter's Tea Party, Illustration for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by John Tenniel, 1865 © 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일러스트 원화’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앨리스 인 원더랜드>는 시대별 거장들이 그린 다양한 일러스트로도 유명한데, 쉽게 접할 수 없던 희귀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존 테니엘 John Tenniel이 1866년 그린 초판 일러스트레이션은 물론, 영국의 일러스트 거장 랄프 스테드만 Ralph Steadman이 1967년도에 그린 ‘흰토끼’ 오리지널 드로잉도 공개한다. 일반에 익히 잘 알려진, 가장 대중적인 디즈니 삽화도 만날 수 있다. 메리 블레어 Mary Blair가 1951년 그린 월트 디즈니의 콘셉트 스케치 원본은 영원한 아이들의 친구 ‘소녀 앨리스’의 탄생 비화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Salvador Dali, A Mad Tea Party, 1969, © Salvador Dali,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DACS 2019. Dallas Museum of Art, gift of Lynne B. and Roy G. Sheldon
Print by Peter Blake from a suite illustrating 'Through the Looking 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 1970. © Peter Blake. All rights reserved, DACS 2019

 

<앨리스 인 원더랜드>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창작물을 선보인 대가들의 작품도 빼놓을 수 없다. 거장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이 대표적이다. 살바도르 달리가 1969년에 그린 ‘A Mad Tea Party, Salvador Dali, 1969’는 이글거리듯 타오르는 오렌지빛색 나무, 나비가 열매처럼 가지 끝에 매달린 환상적인 추상화가 인상적. <앨리스 인 원더랜드>에서 가장 많이 재해석된 미친 모자 장수의 ‘티 파티’를 달리 특유의 초현실주의 화풍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영국 팝 아티스트 창시자 ‘피터 블레이크Peter Blake’가 그린 앨리스 초상화 그림도 소개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후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 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를 모티프 삼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무표정한 얼굴로 거울을 응시하는 듯한 소녀 앨리스의 표정이 강렬하다. 이 밖에도 로열 오페라 하우스 무대 의상, 네덜란드 출신 패션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 Iris van Herpen의 컬렉션 등을 아우른다.

 

Still from Curious Alice, a VR experience created by the V&A and HTC Vive Arts. Featuring original artwork by Kristjana S Williams, 2020
Still from Curious Alice, a VR experience created by the V&A and HTC Vive Arts. Featuring original artwork by Kristjana S Williams, 2020

 

팬데믹 시대를 맞아 V&A 뮤지엄 역사상 처음으로 HTC VIVE arts와 함께 AR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소녀 앨리스의 시선으로 전시를 둘러보도록 설계된 이 프로그램은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 공연 등을 AR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디자이너 톰 파이퍼 Tom Piper가 맡았다. 토끼굴에 불시착한 앨리스처럼, 관객들은 전시장으로 미끄러지듯 낙하하며 마법 같은 경험을 시작하게 된다. 5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8월 말까지 입장권이 매진되며 순항 중이다.

 

 

박나리

자료 협조 런던 V&A 뮤지엄

장소
런던 V&A 뮤지엄
일자
2021.05.22 - 2021.12.31

콘텐츠가 유용하셨나요?

0.0

Discover More
300개 오브제로 구현한 앨리스 세계관

SHARE

공유 창 닫기
주소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