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8

기업가의 감각, 전시 <회사 만들기>

전시공간 피크닉의 새 전시
누구나 회사를 만들 수 있는 시대, 우리가 가져야할 기업가의 감각은 무엇일까?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리더의 지식과 태도, 일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전시 <회사 만들기>에서 살펴보자.

며칠 전,  트렌드 세미나를 들으러 갔다가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고등학생들이 가장 해보고 싶어하는 것 중 하나가 다름 아닌, ‘나만의 브랜드 만들기’라는 것이다. MBTI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도 나라는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몇몇 젊은 CEO들의 성공 사례만 보더라도, 좋아하는 일과 적절한 경영 감각이 갖춰진다면, 세상에 새로운 일과 기회를 만들어내기란 그리 먼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기업가란 한정된 소수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경영의 감각에 더 가까운게 아닐까. 

전시 기간동안 오픈하는 겨울책방 : 기업가의 서재

본관에서 전시를 보기 전, 피크닉 별관에서 마주한 ‘겨울책방 : 기업가의 서재’에서는 경영가의 감각을 기르는 도서를 소개한다. 전 배달의민족 김봉진 의장이 추천하는 도서들로, 경제 경영서뿐만 아니라 인문학, 철학 등 삶을 구체적으로 사는데 도움이 되는 서적 37권으로 꾸렸다.  

가장 위대한 실패

전시는 가장 위대한 실패로 손꼽히는 어니스트 섀클턴의 남극 탐험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가 싶겠지만, 전시된 순서대로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들의 남극 탐험이 왜 ‘가장 위대한 실패’로 기록됐는지 알 수 있다. 리더의 덕목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부분이다. 전시물이 작더라도 시간이 된다면 하나하나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레벨나인 REBEL9, 옵티컬 미 포텐셜 미 (Optical Me, Potential Me), 2023, 웹사이트, 디지털 패널

나를 탐구하는 일 

장소를 바꿔 2층으로 올라가면, 분위기를 전환해 기업가가 아닌, 일(work)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등장한다. 아까 나를 알고 싶다는 욕망이 나만의 회사나 브랜드를 만드는데 단초가 된다고 했는데, 전시장에서도 나의 성향을 알 수 있는 테스트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레벨나인의 ‘옵티컬 미 포텐셜 미’는 QR코드를 통해 간단한 성향 테스트에 답을 하고 나면, 신전에서 나에 대한 계시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랜덤 인터내셔널의 작품, ‘파편들’에서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서 약 200여 개의 작은 거울들이 움직이면서 나 자신을 탐구하도록 만든다. 

아키타입 (archetypes), 유동하는 세계 (Liquid World), 2023, 벽면에 커팅 시공, 단채널 비디오. 아키타입은 직업적 불확실성을 마주한 대한민국 경제활동인구 1천 명에게 직업, 직장, 노동, 일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으로 인포그래픽과 영상을 제작했다.
랜덤 인터내셔널 (Random International, 파편들 (Fragments), 2016, 스테인리스 스틸 미러, 알루미늄, 고밀도 섬유 보드, 모터, 카메라, 컴퓨터
민구홍 매뉴팩처링 (Min Guhong Manufacturing), 소크라테스 셋 (Three Socrates), 2023, 웹 사이트, 컴퓨터, 모니터, 키보드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능동적 전시 

<회사 만들기>는 공간 곳곳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민구홍 메뉴팩처링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인공지능 기반 웹 애플리케이션이 던지는 질문을 통해 문제 해결에 다가간다. 소목장 세미는 여럿이서 함께 줄을 당겨 공을 최종 지점에 골인 시키는 작품 ‘동심 협력 게임’을, 마음스튜디오는 관람객의 제스처를 유도하는 참여형 설치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선보인다. 전시를 보면서 하나씩 체험하다 보면 질문, 협력, 소통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분이 든다. 

소목장세미 (smallstudiosemi), 동심 협력 게임 (WALKING THE PATH TOGETHER), 2023, 무늬목 합판, 아연 갈바 철판, 철판에 도장, 센서, 플라스틱 공, 로프, 스피커

전시는 기업가의 이야기를 담는 것과 동시에 도전 정신과 실패도 함께 이야기한다. 전시의 맨 마지막인 루프탑에서는 세계 굴지 기업들의 맨 처음 사무실 혹은 매장을 전시했다. 누구나에게 출발은 있기 마련이다. <회사 만들기> 전시에서는 미약하지만 도전과 협동을 통해 조금씩 견고해지고 단단해지는 기업과 기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소진 수석 기자 · 콘텐츠 리드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피크닉

프로젝트
<회사 만들기: Entrepreneurship>
장소
피크닉
주소
서울시 중구 퇴계로6가길 30
일자
2023.10.28 - 2024.02.18
시간
10:00 - 18:00
(월요일 휴관)
기획자/디렉터
목목문화재단, (주)글린트 / 후원: 아산나눔재단
이소진
헤이팝 콘텐츠&브랜딩팀 리드.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라이프스타일, 미술, 디자인 분야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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