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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1

서울 속 단풍이 멋진 장소 3

헤이팝 레터 Editor's pick
이번 주말 단풍이 절정일 거라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서울에서 만나는 단풍 명소 세 곳을 소개합니다.
1. 살곶이길
ⓒ 한국관광공사

살곶이길은 성동구 광나루길에서 시작해 뚝섬길에 이르는 길입니다. 현존하는 조선시대 다리 중 가장 긴 것으로 알려진 살곶이다리가 있는 길이어서 살곶이길이라 불린다고 해요. 저는 주로 뚝섬역에서 한양대역 사이를 산책했는데, 언제나 살곶이다리를 건너곤 했어요. 다리 위에 서면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나 높다란 빌딩들과 멀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리 주변으로 무심히 물이 흐르고 식물은 무성하기만 하거든요. 물길 따라 단풍을 즐기려면 이 길을 걸어 보세요.

주소 서울성동구 광나루로 200 일대

ⓒ 한국관광공사
2. 장충단공원
ⓒ yuyoung kim

헤이팝 사무실은 장충동에 있습니다. 장충동이 좋은 이유로 장충단공원을 꼽고 싶어요. 공원의 이름은 명성황후 시해사건 당시 목숨을 잃은 장병들을 기리려 고종이 지은 사당 장충단에서 비롯했다고 합니다. 언제 가도 좋은 공원이지만 가을엔 더욱 아름답습니다. 특히 공원 한편 게이트볼장의 풍경을 좋아합니다. 키 큰 나무가 우거진 게이트볼장 뒤로는 동국대 건물이 절벽처럼 서 있습니다. 캠퍼스 벽을 타고 자라는 덩굴 식물에도 단풍이 들더군요. 

주소 서울 중구 동호로 257-10 

ⓒ yuyoung kim
3. 길상사
ⓒ yuyoung kim

길상사는 시인 백석과 자야의 이야기로 처음 알았습니다. 백석이 ‘자야’라 불렀던 연인 김영한은,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동하여 제 공간인 대원각을 시주할 테니 절로 만들어 달라 스님께 수없이 청했다고 해요. 10여 년의 간청 끝에 스님이 그 뜻을 받아들였고, 1997년 대원각은 길상사가 됩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길상사에 갈 때면 감상에 빠지고 맙니다. 시인을 사랑한 사람, 누군가의 글을 읽고 생이 향해야 할 곳을 헤아린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지요. 가을 길상사 곳곳엔 단풍이 흐드러집니다. 이맘때 그곳에 가면 쓸쓸함과 낭만은 어딘가 닮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주소 서울 성북구 선잠로5길 68 

ⓒ yuyoung kim

글 김유영 기자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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