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떠오르는 골목 상권
신사동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이태원 ‘경리단길’, 성수동 ‘연무장길’ 등 비교적 한적했던 동네 골목이 상권 발달과 함께 새로운 이름을 달고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팝업과 행사로 북적이는 거리들에 비해 ‘용마루길’은 아직 낯선 이가 많을 터. 용산구와 마포구, 더 자세히는 경의선숲길과 용문전통시장을 잇는 길은 주민들 사이에서 ‘용마루길’이라 불려왔으나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었다. 그러다 최근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로컬 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에 선정되며 본격적인 브랜드화를 진행 중에 있다.
신용보증재단이 후원하고 공간 기획 플랫폼 ‘프로젝트 렌트’가 기획한 팝업 <소소한 아지트> 역시 어떻게 하면 용마루길을 따라 자리한 상권이 더욱 활기를 띨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했다. 사람 냄새나는 다정한 동네 용문동에 공간을 마련하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한 끝에 첫 번째 프로젝트 ‘누들 그로서리 스토어’를 오픈했다.
아지트에서 라면 먹고 갈까?
지난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무려 77개에 달한다. 라면만큼이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친숙한 아이템이 또 있을까. <소소한 아지트>에서 운영되는 누들 그로서리 스토어는 많은 이들이 라면을 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국내 라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라면을 가득 채웠다. 싱가포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바다 건너온 라면들 중엔 언젠가 해외여행에서 만났던 제품도 여럿이다.
공간 한편에 마련된 셀프 바에서 취향 따라 라면을 끓여 맛볼 수도 있다. 추가 소스와 토핑, 여러 나라의 음료와 맥주도 구비되어 있어 함께 즐기면 좋다. 취식 공간 역시 넉넉하다. 1인 좌석부터 여럿이 둘러 앉을 수 있는 대형 테이블, 테라스 좌석 등 선택지가 다양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색 굿즈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라면과 짝으로 여겨지는 양은 냄비, 옛 감성 물씬 풍기는 분식 그릇, 크록스에 부착해 개성을 더할 수 있는 라면사리 지비츠 등 아기자기한 굿즈들이 눈길을 끈다.
공간에 로컬 문화 더하기
공간 속 담긴 로컬 문화를 발견하고 직접 체험하는 경험도 놓치지 말자. 프로젝트 렌트는 용산 일대에 남아 있는 적산가옥에서 얻은 모티프를 창살 문으로 구현하고, 내부를 우드톤으로 통일해 방문객이 공간에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지역의 풍경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용마루길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작지만 개성 있는 로컬 브랜드와 다양한 클래스도 오픈 예정이다. 다도, 베이커리, 사진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문화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클래스를 기획 중이라고 하니 추후 업로드 될 공지를 기다려볼 것. 10월 6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는 ‘용산 금요일 맥주(용금맥)’ 축제 기간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이색 안주와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갖춘 셀렉숍을 한시적으로 선보인다.
첫 번째 프로젝트를 마친 후 11월 경 팝업 공간은 또 다른 콘텐츠로 채워진다. 볕 좋은 가을, 즐길 거리가 가득한 용문동 사랑방 <소소한 아지트>에서 새로운 일상을 만나 보면 어떨까?
글 김가인 기자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프로젝트 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