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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2

영화를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전국의 특별한 극장 4

강릉, 대전, 광주, 대구의 극장들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처럼 생긴 여유에 영화관을 찾으려 했다면 전국 곳곳에 자리 잡은 보석 같은 영화관에 들러봐도 좋겠다. 방문할 가치와 이유가 충분한 지역의 영화관 네 곳을 소개한다. 곱씹고 싶은 이야기나 들여다볼수록 아름다운 장면, 혹은 작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목소리를 담은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극장으로 추렸다. 아트시네마를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역에 다채로운 예술을 성실하게 안내해 온 공간들이다. 

1. 강릉|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비영리민간단체 ‘강릉씨네마떼끄’가 운영하는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이곳의 역사는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영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한 영화관은 오랜 세월 강릉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고전하다 2009년 폐관한다. 그 후 재개관과 휴관 등 여러 부침을 겪은 후 2017년 3월 강릉씨네마떼끄의 주최로 다시 개관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강릉씨네마떼끄 회원의 날:클래식 나이트’가 진행 중인 현장. 출처: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공식 인스타그램

‘독립예술극장’이라는 명칭에서 드러나듯, 현재 이 극장은 다양한 세상의 모습과 관점을 품은 국내외 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명감독 회고전, 시즌 맞춤 특별전, 명작의 배리어프리 버전 상영 등 영화를 더 깊고 넓게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운영하는 점이 눈에 띈다. 111석 규모(일반좌석 107석, 휠체어석 4석)의 극장은 가죽 시트 좌석, 4K 레이저 영사기 등의 시설을 알맞게 갖추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독립영화의 즐거움 - 인디플레저 2024’ 포스터. 출처: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공식 인스타그램

특히 극장의 로비에는 강릉씨네마떼끄가 수집한 블루레이와 DVD, 영화 잡지 등이 비치돼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강릉 시민뿐 아니라 영화를 아끼는 여행자에게도 입소문이 난 공간이다.

주소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2100 신영빌딩2 4층

인스타그램 @indiesy

2. 대전|소소아트시네마

2023년 5월 개관한 소소아트시네마는 대전 아트시네마, 씨네인디U에 이은 대전의 세 번째 독립예술영화관이다. OTT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시대에도 극장에서 보는 영화를 아끼는 이들의 성원으로 문을 열었다. 민간이 만든 이 극장의 설립 기금은 대전의 협동조합 ‘소소필름협동조합’의 조합원과 시민 펀딩을 통해 마련했다. 총 58석(일반좌석 54석, 장애인석 4석)의 아담한 규모지만, 2K 디지털 영사기를 비롯해 스피커, 스크린 등 시설을 준수하게 갖춰 관람 편의를 높였다.

소소아트시네마 상영관 내부. 출처: 소소아트시네마 공식 홈페이지

또한 소소아트시네마는 그간 영화관이 부재했던 대덕구에 오픈해 지역의 문화 허브로도 기능한다. 사진, 회화, 미디어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로비와 홀, 다양한 전시와 행사, 야외 상영이 가능한 테라스 구역을 조성한 것은 그래서다. 

소소아트시네마 테라스. 출처: 소소아트시네마 공식 홈페이지

소소아트시네마가 매거진 「한국영화」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앞으로 영화관을 찾을 새로운 관객, 즉 ‘청년 모델’을 탐색하고 있다고. 극장은 관객이 있어야 완성되므로 미래의 관객에게 집중하는 일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그 일환으로 소소아트시네마는 아이와 보호자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를 큐레이션해 상영하는 ‘패밀리데이’, 여름밤 화채를 먹으며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1999)을 보는 ‘워터멜론 씨네파티’ 등 다양한 연령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기획해 진행한다.

주소 대전광역시 대덕구 한남로 61 3층

인스타그램 @sosoartcinema

3. 광주|광주극장

광주 충장로에 자리 잡은 광주극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다. 1935년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선진이 세우고 문을 열었다. 역사가 긴 만큼 이 극장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순간에 늘 존재했고, 자연스레 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광주극장 외관. 출처: 광주극장 공식 X(구 트위터) @cine_gwangju

상영관을 여럿 갖춰 여러 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복합상영관과 달리 단관극장은 오로지 하나의 상영관을 운영한다. 특정 시간대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영화를 보기 위해 모인 셈이다. 단관극장의 상영작 선정과 큐레이션이 극장과 관객의 성격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할 텐데, 이런 면에서 광주극장은 긴 세월 섬세하고 깊이 있는 큐레이션을 선보여 왔다. 극장이 자리를 지킨 세월이 길기에 이곳에서 상영한 영화들로 취향을 만들어 온 관객도 적지 않다고.

광주극장 복도. 출처: 광주극장 공식 인스타그램

극장은 영화 상영관을 넘어 전시장과 공연장, 박물관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극장 뒤편 관사를 개조해 ‘영화의 집’을 만들고 시대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기록물을 전시하는 것. 그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GV, 전시, 영화제 등을 개최하며 영화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중요한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광주극장 100년 관객아카이브’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흥미롭다. 광주극장에서 100편의 영화를 본 관객을 인터뷰해 기록하는 프로젝트로, 공간이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가늠케 한다.

주소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46번길 10

인스타그램 @cinema_gwangju_1933

4. 대구|오오극장

2015년 개관해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는 오오극장은 대구 최초이자 서울 외 지역에서 처음 설립된 독립영화전용관이다. ‘오오극장’이라는 귀여운 이름은 상영관의 좌석 수가 55석(일반좌석 51석, 휠체어석 4석)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오오극장의 기치는 ‘커뮤니티 시네마’로, 관객은 물론 다양한 사회 구성원과 함께 상영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영화 공동체를 지향한다.

오오극장 상영관. 출처: 오오극장 공식 홈페이지

이 기치에 따라 세상 구석구석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을 골고루 상영하는 큐레이션과 부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수많은 관객과 호흡하려는 노력이 드러나는 프로그램 중에서도, 매년 진행하는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영화제’가 인상적이다. 영화를 깊이 사랑하는 관객들이 영화제의 프로그래머가 되어 영화제를 꾸리는 행사다. 또한 극장은 대구에 거주하는 영화인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도록, 이들을 지원하는 한편 참여 작품을 소개하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오극장 2024 관객프로그래머 영화제 포스터. 출처: 오오극장 공식 인스타그램

공간 한편에 자리한 카페 ‘삼삼다방’은 극장의 문턱을 낮춘다. 커피와 다과를 즐기며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삼삼다방에서는 시나리오 공유 모임, 영화 토크 등이 열리기도 한다. 2월이면 정확히 개관 10주년을 맞는 오오극장의 2025년 슬로건은 ‘극장에 관객이 산다’. 10년 동안 이곳을 찾은 관객과 영화, 지역에서 살아가는 창작자를 존중하는 의미로 지은 슬로건이다. 다가오는 2월에는 개관 10주년 특별전을 열어 대구의 독립영화들을 상영한다고 하니, 관심이 간다면 오오극장의 인스타그램을 지켜보자.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537

인스타그램 @55cine

글 김유영 기자

장소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소소아트시네마, 광주극장, 오오극장
김유영
에디터.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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